[한라일보] 2024 파리 하계올림픽이 폐막한 지 한 달 가까이 지났다. 오예진(IBK기업은행)이 사격에서 사상 첫 제주 출신 개인종목 금메달을 따내며 이번 올림픽은 제주에서도 많은 관심이 있었다. 그리고 인간승리의 드라마인 제17회 파리 패럴림픽이 한창이다.
예나 지금이나 선수 대부분 자신이 뛰어나서 올림픽 등 각종 세계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탁월한 지도 능력을 갖춘 감독 코치들이 있어서 가능했다는 부분도 인지하고 있다. 거기에다 종목단체 및 후원기업, 선수 가족 등이 적극적인 지원이 가미되면서 가능한 일들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선수들 개인 능력인 원석(原石)의 중요성보다 연마하는 지도자와 프런트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이번 올림픽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파리 올림픽이 끝나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다. 다행히 예상보다 나은 성적으로 그나마 비판여론은 덜한 편이다. 그러나 정부와 대한체육회를 중심으로 한 체육계의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 양상이 이어지면서 잔칫집도, 초상집도 아닌 이상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다만 체육계 전체의 상황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메달 획득과 우승, 상위 입상이 전부는 아니다. 메달리스트들에겐 축하가, 메달을 획득하지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는 격려의 메시지가 전해지는 게 일반적이다. 정부와 대한체육회 중심의 체육계의 대결구도는 하루빨리 끝나야 한다. 내년 1월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있어서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왜 그들의 다툼에 애꿎은 선수와 지도자들, 종목단체 관계자들이 휩쓸려야 하나. 서로 힘을 합쳐 지원하고, 응원과 격려를 해도 모자란 게 현실인데. 정부는 우리나라 체육의 현주소를 직시하면서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대한체육회를 포함한 체육계는 관행이나 구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스포츠 환경이 조성되도록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 선수들이 기량향상을 통해 성적은 나아지고 있으나 체육행정은 퇴보하는 듯 해 아쉬울 따름이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도 적용될 부분이다. 어느 한쪽만 노력하고 잘해선 안되는 게 너무나도 많다. 지역의 발전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 나름 애쓴다는 우리 선량들의 현실은 어떤가. 2일 개원식을 연 22대 국회는 '87년 체제' 이후 가장 늦었던 21대 국회(7월 16일) 기록을 갈아치워 '최장 지각'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여야 간 치열한 정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스포츠는 경쟁을 통해 우열을 가리지만 정치권은 이전투구만이 있을 뿐이다.
올림픽과 대한민국 국회는 4년 주기로 개최되고, 개원한다. 올림픽은 보는 이들에게 감동과 기쁨을 준다. 우리 국회는 감동과 기쁨은커녕 좌절과 절망만 안겨주고 있다. 출발은 늦었지만 제대로 일을 해야 한다. 스타트가 좋지 않았지만 스퍼트를 내기 시작해야 한다.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막중한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조상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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