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주이씨세적'에 수록된 '남유록'.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공
[한라일보] 18세기 조선시대에 표류민으로 대만과 중국 땅을 밟았던 제주인 이방익(李邦翼·1757~1801). 그의 표류 관련 기록인 '남유록(南遊錄)'이 수록된 고문헌이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 기증됐다.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은 이방익의 삼촌인 이광수(李光秀·생몰년 미상)의 7대손인 이태석(93) 씨가 이방익 집안 관련 자료 90여 점을 최근 박물관에 기증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방익은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출신 무관으로, 1796년 대만으로 표류했다가 9개월 만에 돌아온 인물이다. 그는 대만 팽호도에 표착한 뒤 대만부로 이송됐으며 복건성, 절강성(항주·소주), 강소성, 산동성, 북경을 거쳐 1797년 조선으로 송환됐다.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기증자료.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공
당시 정조의 명을 받은 연암 박지원(朴趾源·1737~1805)이 이방익을 만나 표류 내용을 정리해 '남유록'을 남겼다. 이번에 기증된 '성주이씨세적(星州李氏世蹟)'에 이 '남유록'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방익의 조부 이정무(李廷茂·1701~?)가 쓴 제주 가사 '달고사(達告辭)'가 실린 고문헌 '이씨세계행장(李氏世繼行狀)'도 함께 기증됐다. 달고사는 이정무가 영조 승하 후 제주 사람들을 이끌고 왕릉 축조에 참여한 경험을 담은 국·한문 가사다.
또 무과 급제 증서인 '홍패', 관리 임명장인 '고신' 등 무반 가문이었던 이방익 집안의 면모를 보여주는 자료들도 다수 포함됐다. 이 중 '책봉경용호방(冊封慶龍乕榜)'은 1784년(정조 8년)에 문효세자의 책봉을 기념해 시행된 과거의 무과 급제자 명단으로, 이방익을 비롯한 여러 제주인의 이름을 싣고 있다. 이 밖에도 성주이씨 문중 관련 고문헌, 근현대 문서, 목가구 등 집안 관련 자료들도 함께 기증했다.

김병립 전 제주시장이 기증한 '화암시집'.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공
이와더불어 박물관은 김병립 전 제주시장으로부터 일제강점기 제주 문사 화암 신홍석(愼鴻錫·1850~1920)의 시문이 담긴 '화암시집(禾庵詩集)'을 기증받았다. 신홍석은 제주시 화북동 출신으로 제주의 여러 선비들과 교유하며 후학을 가르쳐 온 인물로, '화암시집'은 그의 사후 시 일부와 행장을 수록해 펴낸 자료다.
기증자료들은 오는 4월까지 박물관 본관 내 기증전시 코너에 전시된다. 박물관 측은 "제주 역사·문화 분야 연구 및 전시 자산이 될 자료를 다수 기증받았다. 앞으로 연구와 전시에 잘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기증자료들은 민속자연사박물관 부지 내에 건립 계획 중인 (가칭)제주역사관의 밑바탕이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라일보 기사제보▷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