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5월 30일 제주도교육청 앞마당에서 열린 숨진 제주 교사 추모제. 한라일보DB
[한라일보] 지난해 5월 숨진 제주 모 중학교 교사에 대한 순직이 인정됐다. 사망 이후 8개월 만이다.
27일 좋은교사운동 등 교원단체에 따르면 사학연금공단은 전날 열린 순직심사회의에서 숨진 제주 교사에 대한 순직(업무상 재해) 인정 결정을 내렸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도 이날 숨진 제주 교사에 대한 순직 인정과 관련해 환영 입장을 전하면서 "유가족에 대한 지원을 검토해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지난 15일 사학연금공단을 찾아 사건의 특수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등 교사의 순직 인정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유가족을 위해 일부 지원은 집행을 완료했으나 향후 배우자와 자녀의 심리지원은 계속된다. 자녀 장기 치료를 위한 안정적인 지원체계를 추진하고 자녀 장학금과 교육 지원, 생활안전자금 지원 등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원단체들도 잇따라 성명을 내어 환영 입장을 전하면서 도교육청 진상조사에 대한 감사원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전교조 제주지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순직 인정은 끝이 아니라 책임과 회복의 출발선이어야 한다"며 "허위 경위서 작성과 국회법 위반 의혹에 대해 청구한 감사원 공익감사는 끝까지 진행돼야 하며 책임자는 반드시 가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주도교육청과 김광수 교육감은 교사의 죽음 앞에서 무엇을 외면했고, 무엇을 바로잡을 것인지에 대해 진심 어린 성찰과 답변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좋은교사운동은 전날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실패한 학교 민원 대응 시스템과 이를 방치한 교육청의 안일함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라며 "순직 인정이 이뤄진 만큼 제주도교육청은 유가족에 대한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진상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의혹에 대해 감사원의 철저한 조사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교사노동조합도 전날 환영 입장을 내고 "순직 인정은 고인이 제주 교육에 기여한 부분과 그간 헌신적인 교직 생활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며 "교육활동 중 발생하는 악성 민원을 철저히 근절하는 마침표가 돼야 한다"고 전했다.

강재훈 제주도교육청 감사관이 27일 도교육청 기자실에서 숨진 제주 교사 순직 인정과 관련해 교육청 입장을 전하고 있다. 박소정기자
앞서 지난해 5월 22일 오전 0시 46분쯤 제주 모 중학교 창고에서 40대 교사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학교 교무실에서 A씨의 유서가 발견됐고, 숨진 교사의 유족들은 "고인이 학생 가족으로부터 과도한 민원에 시달렸다"고 증언해왔다.
교원 단체들은 이 사안에 대한 교육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 등을 촉구했고 제주도교육청은 진상조사단을, 경찰은 전담팀을 꾸려 각각 조사를 진행했다.
제주시교육지원청 교권보호위원회는 학생 보호자의 행위를 '교육활동 침해'로 인정했고, 이에 학생 보호자에게 '특별 교육 8시간 이수'를 통보했다.
제주도교육청 진상조사단은 "학교 '민원 대응팀'이 민원 처리를 끝까지 책임지지 않으면서 고인이 결국 민원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했다"며 교육 활동 보호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해당 사립학교 법인에 학교장과 교감에 대한 경징계를 요구했다.
경찰도 수사에 나섰지만 "범죄 혐의점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입건 전 조사(내사)를 종결했다. 경찰은 "피혐의자(학생 보호자)의 민원 제기가 고인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한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민원 제기 내용이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범위 내에 있어 범죄 혐의점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사건과 관련해 유가족과 교원 단체들은 최근 감사원에 제주도교육청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이들은 진상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허위 경위서 제출과 부실조사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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