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위성곤 제주도지사 당선인의 공공기관 냉방 기준 개선 공약은 방향이 옳다. 46년째인 ‘실내온도 28도 이상’ 규정은 아열대화한 지금의 기후와 맞지 않는다. 하지만 해법을 ‘온도 낮추기’에서 찾으면 반쪽 처방에 그친다. 에너지이용합리화법 등을 바꾸지 않고도, 에너지를 더 쓰지 않고도 공약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열대야의 기준은 25도다. 냉방 권장온도 26도보다 낮은데 왜 잠을 못 이루는가. 습도가 90%에 달하기 때문이다. 불쾌함의 본질은 온도가 아니라 습도, 즉 잠열이다. 실내온도를 24도로 낮춰도 습도가 70%면 여전히 불쾌하다. 반대로 온도 28도를 유지하되 습도를 50% 이하로 낮추면 쾌적성은 향상된다. 현행 온도 규정에 손댈 필요가 없다.
해법은 데시컨트(desiccant) 제습 기술이다. 온도를 낮추지 않고 습기만 제거하는 이 기술은 에너지 소비가 에어컨의 절반 이하다. 핵심은 제습제 재생에 필요한 열원인데, 아열대기후의 제주에는 이 열이 넘친다. 에어컨 실외기 폐열, 태양광 냉각열(PVT, 태양광열), 연료전지 발생열이 그것이다. 이러한 하절기 미활용에너지를 제습 재생열로 활용하면 부담 없이 냉방 전력을 대폭 줄이면서도 쾌적성을 높일 수 있다.
위 당선인은 “남는 재생에너지를 냉방 수요와 연결하겠다”고 했다. 규정 개정 논란 없이 에너지는 절약하면서 공무원 체감 쾌적성은 높이는 이 기술이 구체적 해법이다. 공공건물에 시범 적용을 제안한다. 우선 올여름 습도가 60%를 넘는 습한 날은 선풍기와 함께 제습기를 허용해 보자. <홍희기 경희대학교 기계공학과 명예교수>
■기사제보▷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