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지난 6·3 지방선거를 통해 제주는 민선 9기 새로운 도정의 시대를 맞이했다. 새로움에는 희망찬 미래에 대한 기대가 있다. 도시건축계도 장기간 침체해 있는 도시건축 분야에 어떠한 정책을 내놓을지 주요 관심사였다. 최근 타운홀 미팅에서 제시된 7대 전략 과제를 보면, 도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하고 그 수단으로서 재생 에너지와 AI 산업의 육성을 제안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2035 탄소중립 섬' 선언을 넘어서서, 제주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서 산업 구조 전반을 전환하겠다는 구상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이러한 거시적 목표에 대응하여 도민의 삶을 이루는 물리적 환경인 도시건축과의 연계 전략은 무엇인지 확연하지 않다. '기후 경제 수도'의 선언에 걸맞은 도시건축의 지향점이 아쉽다.
반면 전 도정이 내세웠던 '15분 도시' 정책을 폐기하고, '신경제 생활권'의 계획으로 축소 조정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여러 도시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행정 조직까지 개편하며 실험을 했던 실패한 정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상처투성이가 된 도시를 치유하고 미래로 끌어갈 도시건축의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 도시건축의 기존 산업 방식으로는 경제적 활동 주체로서 생존할 수 없음은 자명하 다. 기후 경제에 의한 산업 구조 개편이 도시환경 구축에 조화롭게 삼투할 수 없다면 생존의 골든타임마저 놓치게 된다. 이 절박함에 도정은 답을 해야 하며, 그 해법은 곧 제주 도시건축의 미래상이 될 것이다.
이 위기의 시간에 제주 도시의 모습을 바꿀 수 있는 커다란 변화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언론에 의하면 '고도지구의 전면 해제'로 인해, 도농 구분 없이 일반 상업지구인 경우 160m까지 건축할 수 있다고 한다. 경제적 차원에서 고도완화의 필요성은 있다 하나, 도시의 예민한 조건들을 세심히 고려하지 않고 전면적인 고도지구 해제는 과도한 정책이다. 과연 새로운 도정도 이에 대해 동의한 입장인지 자신의 철학을 밝혀야 할 때다. 도시의 고도관리는 도시경관과 도시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 또한 올해 말까지 시한을 둔 도시 정책의 골든타임에 놓여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건축계의 과제인 '제주건축의 정체성 정립'을 비롯하여 건축문화에 대한 정책과 비전 제시가 필수적이다. 지난해 우수 건축자산 후보로 관리해 온 '서귀포 관광극장'을 서귀포시가 기습적으로 철거한 사건은 건축문화에 대한 폭거였다. 그 이후에도 제주건축의 정체성을 이루는 건축 자산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관련 부서의 행정은 표류 중이다. 무관심한 이 순간에도 제주의 건축 자산들은 생존의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골든타임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처럼 지금 제주의 도시건축은 골든타임에 놓여 있다. 새로운 도정의 7대 전략과 도시건축 정책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민선 9기의 목표인 '도민과 함께하는 미래'에 도시건축이 함께 하길 기대한다. <양건 (사)제주미래건축공간연구원 이사장>
■기사제보▷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