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하의 건강&생활] 거울 앞에서 시작된 고민, 탈모를 묻다

[이은하의 건강&생활] 거울 앞에서 시작된 고민, 탈모를 묻다
  • 입력 : 2026. 10.28(수) 03:00
  • 이은하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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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가을이 깊어지면서 앞두고 거울 속 가르마가 넓어 보이거나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모발이 늘면 덜컥 겁이 난다. 그러나 빠지는 머리카락이 늘었다고 모두 진행성 탈모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계절 탓으로 넘기지도, 곧바로 탈모약부터 찾지도 않는 것이다.

모발은 성장기, 퇴행기, 휴지기를 거치며 교체된다. 탈모를 호소한 여성 823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여름철 휴지기 모발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휴지기에 접어든 모발이 수개월 뒤 빠지는 특성은, 늦여름과 가을에 모발의 탈락량이 늘어나는 현상을 설명하는 단서다. 하지만 환절기 탈모를 휴지기 탈모로, 혹은 가을철 남성호르몬 증가로 인한 것으로 원인을 단정할 수는 없다.

계절보다 먼저 살펴야 할 것은 탈모의 양상이다. 두피 전반에서 갑자기 많이 빠진다면 휴지기 탈모를 의심한다. 휴지기 탈모는 고열을 동반한 질환, 수술, 출산, 급격한 체중 감량이나 심한 스트레스 이후 약 3개월의 시차를 두고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앞머리선이 뒤로 물러나거나 정수리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고 가르마가 넓어진다면 안드로겐성 탈모를 살펴야 한다. 남성형 탈모에서는 유전적으로 민감한 모낭에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 작용해 성장기가 짧아지고 모낭이 소형화된다. 단순히 남성호르몬이 많아서 생기는 병은 아니다. 두 유형은 함께 나타나기도 하므로, 갑자기 빠지기 시작했다는 이유만으로 기존의 진행성 탈모 가능성을 배제해서도 안 된다.

진료에서는 발생 시점과 가족력, 복용약, 최근의 질병·체중 변화를 확인하고 모발 굵기와 두피 상태를 살핀다. 필요하면 혈액검사로 철 결핍이나 갑상선 이상을 확인한다. 동전 모양으로 비거나 두피에 붉음, 통증, 각질이 동반되면 원형탈모나 염증성 질환 등을 감별해야 하므로 진료를 미루지 않는 것이 좋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휴지기 탈모는 유발 요인을 교정하면 대개 회복되지만, 빠짐이 줄고 모발의 밀도가 돌아오기까지 수개월이 필요하다. 안드로겐성 탈모에는 바르는 미녹시딜을 사용하며, 남성에서는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등으로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의 생성을 억제할 수 있다. 약제 선택은 성별, 임신 가능성, 동반 질환과 부작용을 고려해 결정한다. 미녹시딜은 초기 일시적 탈락 증가나 두피 자극이,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는 1~2% 내외에서 성기능 관련 이상 생길 수 있어 처방·사용 전 상담이 필요하다. 효과는 며칠이 아니라 수개월 단위로 평가하며, 치료를 중단하면 얻었던 효과가 사라질 수도 있다.

관리는 특별한 비법보다 꾸준함이 중요하다. 무리한 다이어트를 피하고 단백질과 철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사를 한다. 모발을 세게 당기는 묶음과 잦은 탈색, 뜨거운 기구 사용은 줄인다. 영양제는 결핍 여부를 확인한 뒤 선택하고, 샴푸만으로 진행성 탈모를 치료하려 해서는 안 된다. 거울 앞의 불안을 줄이는 첫걸음은 빠진 모발을 세는 일이 아니라, 원인을 정확히 알고 자신에게 맞는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는 일이다. <이은하 리젠필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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