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이 사는 법](16) '헤겔좌파' 자처 오승태 할아버지

조총련학교 교사 퇴직 후 고향 제주 정착칠순 넘어서도 정보기관 제집 드나들 듯90 바라보는 나이에 삶·사상 정리 준비중 '이지메'를 견디지 못해 결석하는 일이 잦아졌다. 학교에 간다고 거짓말해 몸을 숨긴 창고에서 접한 대중잡지 '킹구(キング·King)'는 식민지 안에 머물던 어린 오승태의 의식과 사유를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

[이 사람이 사는 법](15)최인호 제주시청 수영부 감독

무명선수들 조련 국가대표로 키워내"제주토박이 전성시대 만드는게 소원" 얼굴은 잘 생겼으나 조금은 독해 보였다. 덩치가 커서 그런가? 그를 처음 보았을 때는 그랬다. 그와 만나서 한 두마디 이야기를 나눌 때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런 느낌은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다만 독하다는 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

[이 사람이 사는 법](14)제주면허시험장 의사 장운삼 박사

6·25 당시 군의관… 대통령주치의 지내1979년 나사로병원 근무하며 제주 정착 제주시 애월읍 소길리에 병원이 있다. 굳이 번지를 따지자면 제주운전면허시험장내에 있다. 이 곳 소길의원의 원장이 바로 장운삼 박사(85). 적성검사를 받으러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눈·귀에 이상이 있나 없나를 통해 운전여부를 판단하는 역할을 하고 …

[이 사람이 사는 법](13)한라산 놀이패 윤미란씨

20년간 마당극 통해 4·3의 아픔 풀어내"부끄럽지 않은 역사 다음세대 물려줄 것" "아프다. 여전히 아프다. 4·3은 죽을 때까지 짊어지고 가야할 숙명이다." 윤미란(43) 놀이패 한라산 사무국장은 매년 이맘 때면 신열이 난다. 지…

[이 사람이 사는 법](12)결혼이민여성 한국어교사 송근실씨

이주여성 자녀 방문 양육지도 역할도우리사회 적응에 도움줄 수 있어 보람 "레티리에우씨, 오늘도 시아버지가 오토바이로 태워다 주셨어요?" "유해파씨는 조카랑 같이 왔네요." 지난 25일 오후 6시 제주시 조천읍 주민센터 교실. 이 곳에서 결혼이민여성들에게 3년째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송근실씨(68)가 베트남, 중국인 여성들…

[이 사람이 사는 법](11)숲 해설가 안미영씨

5년전 본보 오름탐사팀 참여 숲과 인연전문 숲해설·산악구조대 등 '인생 반전' 5년 전, 2004년 겨울 어느날이다. 한라일보 편집국에는 낯선 한 여성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본지 '한라대맥' 탐사팀에 의해 조천읍 선흘2리에 있는 거문오름 조사가 몇주째 계속되고 진가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을 때였다. 그래서 이 여성의 호기심이 발…

[이 사람이 사는 법](10)양언보 카멜리아 힐 대표

지난해 황무지에 테마공원 개원"죽어서도 동백과 함께 하고싶어" 지극한 동백사랑의 열정을 가진 양언보씨가 희귀한 동백나무에서 꽃을 활짝 피운 모습을 애정어린 눈빛으로 지켜보고 있다. "역경 이겨내는 동백꽃 통해 많은 이들이 희망 찾았으면…." 지난 11일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에 위치한 제주 카멜리아힐(Camellia Hill·동…

[이 사람이 사는 법](9)'119의 맥가이버' 장희철 부대장

소방차·대형농기계 수리 전문가 수준"생명 구하는 일 가장 큰 자부심 느껴" 주민의 생명을 지키는 소방관 모두가 다재다능한 '멀티 플레이어'다. 이 가운데 '119의 맥가이버'인 만능 재주꾼이 있다. 제주소방서 119구조대 장희철…

[이 사람이 사는 법](8)'태극기 할아버지' 한규북 옹

30代부터 지금까지 2만여장 보급자비 들이며 한평생 '태극기 사랑'"남은 소원은 대신할 사람 찾는 것" 30대때부터 우리나라 국기인 태극기에 미쳐 한 평생을 태극기와 동고동락해온 태극기 할아버지 한규북 옹(73·서귀포시 중앙동). 서귀포시내에서 국경일이면 태극기를 양손에 들고 태극기를 게양하자며 가가호호를 방문하는 한 …

[이 사람이 사는 법](7)고물수집 허재군 전옥순씨 부부

건강과 부지런함 재산으로 '스리잡'생활떳떳하게 살라던 어르신 가르침 늘 새겨 아침 8시부터 이튿날까지 24시간 근무를 선다고 했다. 이틀에 한번 꼴로 말이다. 오전 9시30분. 그 시간쯤엔 집에서 지친 몸을 쉬고 있겠구나 싶었다. 예상이 틀렸다. 그들은 '일터'에 있었다. 남편이 퇴근해 아침밥을 챙겨먹자마자 집 부근의 농장으로 …

[이 사람이 사는 법](6)이주여성 상담 조옥란씨

같은 처지 이주여성들 맏언니 노릇통역대학원 진학 '문화전도사' 꿈도 "이주여성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밤이고 낮이고 달려가요. 이들에겐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거든요." 국제결혼이라는 쉽지 않은 결정에다 사랑하는 남편 하나만을 의지한 채 고향을 떠나온 수많은 이주여성들. 행복의 단상도 잠시, 모든 이들…

[이 사람이 사는 법](5)이용원 이웃 강창해·문응철씨

경력 50년에도 손님 한명에 1시간 할애한달 4일 휴일 중 3일을 봉사활동 다녀 예전 대목 때면 새벽 5시까지도 영업을 했다. 하지만 20여년 전을 전후해 손님 발길이 끊겨 이젠 대목이라야 하루 7~8명, 평소에는 4~5명이 고작이다. 그게 동네마다 이용원을 갖춘 사우나가 들어서고 미용실이 급증하면서부터다. 제주시 삼양동에 가면 이용…

[이 사람이 사는 법](4)유창남 산남새마을금고 이사장

14년전 사고로 아들 보내며 눈물의 다짐이 악물고 주경야독… 마침내 학업 성취 "14년전에 사고로 먼저 떠난 아들 앞에서 다짐한 약속을 이제야 지킨거지. 그동안 힘들었어."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30여년만에 다시 공부를 시작해 다음달 박사학위를 받게 되는 유창남(63) 산남새마을금고 이사장이 지난 28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담담…

[이 사람이 사는 법](3)태림조경 김승철 사장

"집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하천변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주의 자생수종이 일본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을 때 '바로 이거다' 했습니다. 일본 견학을 마치고 제주에 돌아온 그 다음날부터 붓순나무에만 매달렸죠." 태림조경 김승철(49·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사장은 8년전 조경수 재배 관련 견…

[이 사람이 사는 법](2)애향·애교심 실천 이종실 교사

큰 아들 입학때부터 졸업생들에게 선물올해로 12년째…"후배들 생각하면 기뻐" "청소년기의 영어공부는 일생을 좌우합니다. 이 사전으로 영어를 열심히 공부하여 모교와 지역사회의 명예를 높이고 나아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하는 훌륭한 사람이 되십시오." 제주 오라초등학교 졸업생들의 손에 쥐어지는 영어사전(영한) 속표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