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만난 사람](59) 과학해설사 조재영씨

[토요일에 만난 사람](59) 과학해설사 조재영씨
과학의 눈으로 제주 알립니다
  • 입력 : 2007. 09.15(토) 00:00
  • 진선희 기자 ji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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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과학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는 조재영씨. 그는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그곳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제주섬의 탄생, 바닷 생물, 동·식물, 민속 등 제주의 참모습을 과학적 시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사진=강희만기자 hmkang@hallailbo.co.kr

7월부터 민속자연사박물관서 활동
자연·민속 등 분야 과학 통해 설명
"준비된 관람객 만나면 피곤함 잊어"


만장굴안의 거북바위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성산일출봉은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했을까. 수천년전의 사람 발자국이 지금껏 남아있는 이유는 뭘까. 제주 초가엔 왜 굴뚝이 없을까.

이런 물음에 조목조목 답하는 이가 있다. 과학해설사 조재영씨(59)다.

문화관광해설사란 이름은 꽤 알려졌지만 과학해설사는 아직 낯설다. 올해부터 시행됐으니 그럴 만하다. 조씨는 지난 6월 사단법인 전국과학관협회에서 실시하는 과학해설사 교육을 마치고 인증서를 받았다. 이곳을 거쳐간 과학해설사는 전국적으로 3백명이 넘는다. 그중 제주에는 6명이 있다.

그가 과학 관련 전시물이 있는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과학해설사로 배치된 것은 지난 7월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최근 3년동안 자연 해설가, 박물관 도슨트(전시 안내자)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과학과 연관지어 설명할 수 있다. '왜 저렇게 되었을까'란 물음을 던지고 그 답을 찾아가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게 과학해설사란 생각에 이 일에 도전했다."

서울에서 지내다 5년전쯤 제주에 정착한 그에게 과학해설사 활동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그는 박물관을 죽 돌아보며 제주섬의 탄생, 바닷 생물, 동식물, 민속 등을 과학의 눈으로 설명하는 데 맨 마지막에 빼놓지 않는 말이 있다. 돌아가서 딱 10명에게만 제주의 참 모습을 알려달라는 것이다. 10년뒤 그 10명이 1백명의 관람객으로 불어나 제주를 찾지 말란 법은 없다.

"제주에 와서 무엇을 먼저 봐야 할 지 모르는 사람들이 예상보다 많더라. 방문객들에게 제주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는 게 그만큼 중요하다. 더욱이 제주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만큼 이를 과학해설사의 시선으로 맛깔나게 풀어내는 일도 필요할 것이다."

그는 1주일에 5일은 박물관으로 향하고 있다. 하루에 많게는 1백명, 적게는 50여명을 대상으로 해설한다. 해설사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있는 관람객들에게 늘 고맙다고 했다. 그가 만난 일행중에는 3시간 넘게 박물관에 머물며 구석구석을 탐색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런 관람객들과 함께 할 때는 피곤함도 잊는다.

이제 막 과학해설사 제도가 기지개를 켠 만큼 그는 관람객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서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중 제주의 아이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박물관을 찾았던 아이들이 과학자의 꿈을 품을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다른 몇몇 지역처럼 제주에도 과학 전문관이 들어서길 바라는 것도 그 아이들의 미래와 무관하지 않다.

과학해설사란 이름을 단 지 두달 남짓. 제주의 바람에 홀려 이곳에 둥지를 틀었을 때 마음처럼 이즈막이 설렌다는 그다. 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과학해설사를 요청하면 그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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