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道 제주 위기인가 기회인가]<br>(下)기상제주 기후재난 방재대책 곳곳 취약점

[기후변화 대응道 제주 위기인가 기회인가]<br>(下)기상제주 기후재난 방재대책 곳곳 취약점
(6)기후변화실태/따뜻한 겨울·집중호우·태풍·황사 등 기상이변 가속화
  • 입력 : 2008. 02.20(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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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지역환경기술개발센터가 주관한 기후대책 전문가 워크숍이 지난 15일 각계 전문가와 관련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사진=강경민기자 gmkang@hallailbo.co.kr

서귀포 열대야 한달간 지속… 황사 최근 6년새 3배 증가
사회 전부문 기후변화 영향평가 단계·부문별 대책 시급


제주지역이 이미 일부 산간지역과 한라산을 제외하고 아열대기후대로 진입했으며 금세기내에 겨울이 완전히 완전히 없어지고 3계절화가 예상되고 있다. 또 황사와 열대야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집중호우, 대설, 폭염, 태풍 등 '극한기후'의 강도도 갈수록 커지고 있어 기후변화에 대한 체감도를 높여주고 있다.

본보 기후취재팀의 전문위원으로 활동중인 제주지방기상청의 한경훈씨(기후정보과)는 최근 기후변화대응시범도인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지역환경기술개발센터가 주관한 기후대책 전문가 워크숍에서 20세기 전지구, 지난 1백년간의 한반도 및 제주도의 기후변화 경향과 미래전망에 대한 자료를 제시해 주목을 끌었다.

특히 제주지역 자연계절의 변화를 비롯해 생활기온지수, 황사·열대야 등 기상현상 일수의 변화, 아열대기후의 확장,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자연재해의 실태는 제주가 기후변화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제주 기온변화=겨울철과 봄철 최저기온 상승이 여름철에 비해 두드러지고 있다. 봄철 기온의 경우 꾸준히 상승해 1930년대 대비 약 2도 올랐다. 여름철은 도시화가 점차 가속화되기 시작한 1960년대에 약 1도 상승해 정체곡선을 유지하고 있다. 가을철 역시 60년대에 급상승해 그 후 완만한 상승세이며 1990년대에는 30년대 대비 약 1.5도 상승했다. 겨울철은 굴곡이 있기 하지만 전반적으로 기온이 상승하고 있으며 1990년대에는 30년대 대비 약 1.8도 상승했다.

▶강수량, 강수일수, 강수강도=제주의 연평균 강수량은 1930년대 약 1,360mm에서 1990년대 들어서는 1,500mm를 넘어서고 있다. 강수 일수는 최근 20년이 가장 적었다. 연간 1930년대 1백41.3일에서 1990년대 들어서는 1백23.3일로 18일 가량 줄었다.

이에비해 강수강도는 1930년대 1일 평균 10mm에서 11.8mm로 늘었다. 강수일수가 줄어든데 비해 강수강도는 증가하면서 그만큼 집중오후 발생빈도가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기상현상 일수의 변화=황사는 제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주의 평년 황사일수는 연간 3.8일이지만 1990년대에는 연간 4.4일로 평년보다 0.6일 증가했다. 2001~2006년간 최근 6년은 황사일수가 9.8일로 평년에 비해 무려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열대야 일수는 서귀포의 경우 연간 한달 가량 지속되는 등 가속화되고 있다. 제주지역의 평균 열대야 일수는 연간 16.2일로 집계된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는 열대야 일수가 크게 증가했다. 서귀포의 경우 연간 29.3일, 제주시는 22.5일로 늘었다.

강설일수는 관측소에서 눈 현상이 관측된 일수를 말하며, 적설일수는 적설량이 0.1㎝ 이상 일수를 의미한다. 제주와 서귀포는 기온상승으로 강설일수와 적설일수 모두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근 기후극값 갱신현황=평균기온 최고값, 최고기온 최고값, 1일 최다강수량, 1일 최대 순간풍속 등 각종 기후극값이 최근들어 대부분 갱신되고 있을 정도로 기후변화가 요동치고 있다. 평균기온 최고값 1위는 98년 8월15일 기록된 32.5도다. 최고기온 최고값 1위는 지난 1942년 7월25일의 37.5도로 기록되고 있지만 2위에서 5위까지가 모두 90년대 들어 발생했다. 이에비해 최저기온 최저값은 2위에서 5위까지가 모두 80년대 이전 발생했다. 그만큼 제주지방이 더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1일 최다 강수량 1위는 지난해 9월16일 제주를 강타한 태풍 '나리' 때의 420mm로 기록된다. 4위(제주 301.2mm, 1927.9.11)를 제외하면 1위에서 5위까지가 90년대 이후 발생해 최근들어 집중호우 발생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1일 최대 순간풍속은 지난 2003년 9월12일 제주와 고산지역에서 관측된 60.0m로 1위를 기록했다. 5위(제주 46.9m, 1959.9.17)를 제외하면 1위에서 5위까지 2002년 이후 발생했다.

▶자연재해의 급격한 증가=따뜻한 겨울, 집중호우, 슈퍼급 태풍, 황사 등 기상이변이 빈발하고 있다.

최근 20년간 제주에 영향을 주었던 태풍은 8월 23개, 7월 18개, 9월 16개 순으로 8월에 가장 많았다. 특히 8월 중순 이후 내습하는 태풍으로 인한 피해상황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9월 16일 제주를 강타한 태풍 '나리'다.

▶제주의 취약부문=우선 기후재난의 방재 측면이다. 해수온도 상승에 따라 태풍강도가 증가하고 해상 태풍발생 가능성이 있는 위치의 북상이다. 단시간, 국지적 집중호우 발생빈도와 강우강도, 지진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것도 제주지역의 취약한 부문이다. 해저지진 발생시 지진해일 발생 가능성도 상존해 있다.

해수면 상승에 따른 주민 안전대책도 발등의 불이다. 폭풍해일, 지진해일, 집중호우로 인한 해안저지대와 하천범람에 따른 침수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해안저지대와 하천주변 거주자를 대상으로 안전대책과 이주대책도 과제다.

기후변화는 제주 지하수 보전에도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한라산 적설량 감소로 물 부족 가능성이 있으며 해수면 상승으로 표층수와 지하수로 염분이 침투해 오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적응 및 대책방안=기후변화로 주민의 생명과 재산에 치명적 영향을 초래할 상황을 미리 분석하고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슈퍼급 태풍 등 초대형 자연재해에 대비한 대형프로젝트의 개발과 추진이 요구된다. 특히 제주사회 전 부문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영향평가를 실시하고 부문별·단계별 적응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위해 국가는 물론 제주도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시스템이 필요하며 기업은 물론 주민 각자가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생존전략이 요구된다.

/기후·세계유산 기획취재팀=강시영·고대로·강경민기자



[기후변화대응 전문가 워크숍] "기후변화 위기이자 기회"

생태·환경·에너지·교통·산업분야 '적응·완화' 모색

협력·정책지원 절실… 해양분야 보완대책 주문도



기후변화시범도인 제주특별자치도가 기후변화에 '적응'하고 '완화'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와 관련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5일 워크숍을 개최했다.

워크숍에는 국립 기상연구소와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 농촌진흥청 난지농업연구소, 제주지방기상청, ICLEI 한국사무소, 제주지역환경기술개발센터, 한라산연구소 외에도 교통, 에너지분야 전문가, 제주자치도 산하 관련 기관 책임자들도 참석했다. 제주지역 기후변화 문제가 특정분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육·해상 생태계는 물론 제주산업 전 부문에 망라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워크숍에서는 ▷선진지자체의 기후변화 대응사례를 비롯해 ▷제주지역 온실가스 배출현황 ▷육상생태 및 산림 ▷해양수산 ▷기상 및 기후변화 ▷농업 ▷교통 ▷에너지분야 연구과제에 대해 분야별 발표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워크숍에서 이구동성으로 제주지역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취약분야와 관련, 구체적 사례를 통해 우려를 나타냈다.

제주지역 기후변화 대응이 육상분야에 치우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한석중 소장은 "기후변화는 해양 변화에서 가장 두드러지고 있으며 그 범위도 매우 넓고 복잡한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도 해양수산분야에 대한 대처가 매우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보완대책을 주문했다.

또 제주지역 기후변화는 심각한'위기'이면서도 온난화 장점을 살릴 수 '기회'의 요인이라는 데에도 공감하는 자리였다. 특히 농업, 에너지, 교통 분야의 경우 빨리 대응하면 국내나 국제 경쟁력에 있어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국립기상연구소 권원태 기후연구팀장은 "제주지역에 적합한 적응방안을 도출하면 궁극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과 피해를 최소화하고 조기대응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지역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제주의 여건은 녹녹치가 않다. 기후변화 영향 예측 부문의 경험있는 인력자원이 매우 부족하다. 그나마 기상, 해양, 생태, 환경, 수자원, 농수산업, 산업, 경제, 정책 등 다양한 학제간 정보교류는 물론 연구와 정책의 연계를 위한 시스템의 부족은 제주지역 기후변화문제의 가장 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책결정자의 지속적인 지원은 물론 일반인의 인식이 낮다는 점도 기후변화 문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데 현실적인 한계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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