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代를잇는사람들](32)미용업 이복자·문정원 모녀

[代를잇는사람들](32)미용업 이복자·문정원 모녀
"엄마는 스승이면서 지원군"
  • 입력 : 2008. 10.04(토) 00:00
  • 문미숙 기자 msmoo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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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은 살아가면서 닮는다 했다. 30여년을 미용의 길을 걸어온 이복자씨와 딸 문정원씨가 미용을 소재로 얘기꽃을 피우고 있다. /사진=이승철기자

손끝으로 미용예술 빚는 닮은꼴…초빙교수·교사로 후배 가르침도
"한 우물 파면 누구에게나 길 열려"


아름다워지길 원하는 건 누구나의 바람이다. 그런 바람을 손끝에서 창조하며 미용 지식의 체계화를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는 모녀가 있다. 이복자씨(55·이경은 헤어팜 대표)와 딸 문정원씨(25·한국뷰티고등학교 교사)가 그 주인공이다.

19살 때 미용보조로 시작한 이씨는 4년만에 제주시 시민회관 근처에 개인 미용실을 차린 후 36년간 미용 한길을 걷고 있다. 30여년이란 미용경력만큼이나 이씨의 이력은 다채롭다. 1994년 IBS 뉴욕세계미용대회에 국가대표로 참가해 2위에 입상하고, 1998년엔 헤어 월드챔피언십 서울대회 한국대표선수로 참가해 단체 5위·개인 8위에 입상하면서 최고수준의 기량을 인정받았다. 또 2000년엔 대만에서 뉴 헤어 트렌드 발표 및 세미나를 열었고, 같은해 한국미용장협의회의 미용기능장 운영업소로 지정받기도 했다.

배움에 대한 도전도 끝이 없어 2004년엔 용인대 경영대학원 미용산업경영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지난해엔 'Up-Style'(업 스타일·올림머리)이란 미용책자도 펴냈다.

현재는 숙명여대 미용경영대학원 초빙교수와 제주한라대학 뷰티아트과 외래교수로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씨의 이런 멈추지 않는 열정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글쎄요? 현실에 안주하며 편안하게만 지낼 수도 있지만 더 나이 들기 전에 후배들에게 그동안 쌓아온 지식을 전달하고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3년에 한 가지씩은 뭔가 이뤄낼 생각으로 계획을 세워서 노력했어요." 새로운 지식을 쌓고 경험하는 일은 마치 낯선 곳을 찾아다니는 것처럼 설레는 일이었다는 이씨이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는지 모른다.

그런 엄마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정원씨는 임용고시를 거쳐 올해 3월부터 토탈뷰티 특성화학교인 한국뷰티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당초 대학에서 해양학부를 전공하다 1년만에 진로를 바꿔 광주여대 미용학과를 졸업한 정원씨에게 엄마는 엄한 스승인 동시에 최고의 지원군이었다.

그리고 딸은 어느새 그런 엄마를 닮아가고 있다. "인생의 목표를 정하고 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학한 학생들이라 매사에 적극적이에요. 그런 학생들에게 가르침을 줄 수 있으려면 앞으로 차근차근 관련공부를 더해서 부족함을 채워나가야겠죠."

미용 선배로서 딸 정원씨에 대한 이씨의 평가가 궁금했다. "아직 배워야 할 게 많다"면서도 "어려서부터 언니들과는 달리 정원이는 가위를 갖고 놀길 좋아하더니 손재주가 있다. 하나를 가르치면 응용력이 뛰어나다"고 딸의 발전 가능성을 기대하는 이씨다.

대학강의를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서울을 오가는 바쁜 생활 속에서도 미용실을 찾는 고객의 머리는 직접 손질하는 등 미용인으로서 이씨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돈을 벌기 위한 직업의 개념에서 나아가 예술이라는 차원의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면 기능인으로 성공할 수 있을 거예요. 남들이 잘 때 자고, 놀 때 놀았다면 아마 오늘의 저는 없었겠죠."

36년 미용 외길을 걸으며 기능인으로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씨. 그리고 어려서부터 '우상'과 같은 존재였던 엄마처럼 새로운 지식을 채워 학생들에게 가르쳐주고 싶다는 정원씨. 이들 모녀가 더욱 아름다운 건 한 우물만을 파온 끈기와 장인정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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