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떵살암수과]제주시오일장 용담식당 김수옥 씨

[어떵살암수과]제주시오일장 용담식당 김수옥 씨
"장이 붐벼야 서민 삶도 편안"
  • 입력 : 2011. 01.08(토) 00:00
  • 위영석 기자 yswi@hallailbo.co.kr
  • 글자크기
  • 글자크기

▲김수옥 씨는 제주시오일장에서 국밥집을 15년째 운영중이다.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7일에도 국밥집을 연 김 씨는 "겨울철에는 재료값을 감당하기 힘들때도 있지만 그래도 단골이 있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이승철기자

오일장서 15년째 국밥장사 '한 길'
"겨울에는 이문 적지만 그래도 행복"
단골손님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제주시 오일장은 2일·7일에 선다. 서귀포 오일장이 4일·9일, 한림오일장도 4일·9일, 세화오일장 5일·10일, 함덕오일장은 1일·6일에 서는데 그래도 성안 오일장이 예전부터 가장 성황을 이뤘다. 이 곳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이나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이 곳을 찾은 도민들은 지난해 제주지역 경기가 어려웠지만 올해는 정상을 찾아가는 한 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새해를 맞고 있었다.

소한인 6일부터 다시 시작된 추위가 기승을 부린 7일, 제주시 오일장 뒤편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김수옥(59)씨를 만났다. 올들어 두번째 장날이다. 제주시 오일장에서 국밥을 판지 벌써 15년째다. 오일장이 신제주에 설 때부터 국밥집을 시작해 사라봉 입구를 거쳐 현재까지도 서민들의 음식인 순대와 내장, 그리고 막걸리를 곁들인 국밥을 팔고 있다.

옛날 오일장 풍경을 묻는 질문에 김씨는 "예전엔 허허벌판에 천막치고 장사했지만 지금은 장옥이 지어져 그 만큼 편해졌지"라면서 "15년을 돌아보면 사라봉 입구에 있을 때가 가장 장사가 됐다. 그때는 대형 마트도 없었고 제주시 주변 마을 사람까지 오일장을 찾아 지금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라는 말에서 예전에 정(情)때문이라도 장사인심은 후했을 것이란 걸 짐작케 했다.

인심이 야박해진 요즈음, 그래도 김씨는 "오일장을 찾는 사람도 단골들만 찾는다. 봄날 꽃 모종을 사기 좋을 때는 오일장 대목이다. 특히 일요일 오일장은 평일보다는 괜찮은 편"이라면서 "예전보다는 못하지만 국밥 50그릇을 너끈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씨가 운영하는 용담식당의 대부분 음식 가격은 4000원 안팎. 국수는 3000원이다. 15년 전 3000원 하던 국밥 한 그릇이 그동안 고작 1000원 올랐다. 봄철 일요일에는 매상이 오르지만 겨울철에는 재료값 대기도 힘들다. 장날마다 함께 일을 도와주는 주위 분들에게 일삯 주고 나면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김씨는 하소연보다 손님들을 먼저 생각했다. "물가가 너무 올라 어렵지만 오일장 들렀다가 요기거리로 찾는 국밥집이 시내 식당과 가격이 비슷하면 찾아오지 않는다. 모두가 우리네 같은 서민들이 찾아오는데 마음 아파 많이 받을 수도 없다."

좋아진 장옥에서 예전보다 편하게 장사를 하지만 그래도 아쉬운 점은 있다. 국밥집들이 오일장 뒤쪽에 위치해 있어 고객들의 동선을 고려할 때 쉽게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제주시에서 오일장 활성화를 위해 시내버스 노선을 오일장 뒤편으로 설치해준다고 했는데 아직도 깜깜 무소식이다.

딸 셋과 아들 등을 둔 김씨의 신묘년 소망을 묻는 질문에 단도직입적으로 "손자들이 무럭무럭 잘 자라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일장이 없는 땐 대부분 손주들과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덤으로 오일장엔 서민들의 삶이 베어있는 만큼 오일장을 찾는 단골손님이 더욱 많아졌으면 한다고도 말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298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