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희·이순선씨 부부는 "소박하게 농사도 지으면서 여생을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진=이승철기자
이해와 배려로 상대방 존중 애정 지난해 여성주간 평등부부상 수상 농사일 등 하며 소박한 여생 꿈꿔
5월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궈 가자는 취지로 제정됐다. 어떤 이들은 부부 관계를 한 곳이 아닌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가는 동반자 관계로 표현한다. 그만큼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강문희(56)·이순선(55)씨 부부는 지난해 여성주간을 맞아 '평등부부상'을 받을 만큼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살아가고 있다. 서로 힘들 때 의지할 수 있는 인생의 반쪽이었기에, 긴 시간을 함께해 왔고 앞으로도 소박하지만 행복한 시간을 꿈꾸고 있다.
30대 초반 강씨는 척추에 문제가 생겨 2년을 앓아 누웠었다. 양약과 한약을 중복으로 복용한 것이 탈이나 간염까지 걸렸다. 회사일도 집중하지 못하고 심한 고통 때문에 나쁜 생각까지 했던 강씨. 이런 남편을 위해 이씨는 안해본 민간요법이 없다. 병원 치료에도 차도를 보이지 않이 직접 물리치료에 나섰고, 남편을 부여잡고 2년을 병마와 싸운 끝에 강씨는 건강을 되찾았다.
50대 초반 이씨는 심한 갱년기 우울증을 겪는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너무 힘들어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편은 힘든 이씨에게 짜증 한번 내지 않고 3개월여 동안 매일 퇴근하고 집으로 향했다. 각종 회식자리도 마다하고 군소리 없이 아내와 함께하며 생활체육으로 배운 배드민턴을 치며 묵묵히 옆을 지켰던 강씨. 이렇게 이씨는 갑자기 찾아온 갱년기 우울증을 남편의 도움으로 아무 탈없이 떨칠 수 있었다.
이들 부부가 일생을 함께 하며 서로의 고마움과 소중함을 절실히 느낀, 각 자가 간직한 추억의 한 페이지다. "제가 많이 아팠을 때 받은 사랑을 아내가 힘들 때 보답한 거죠." "저는 남편이 아플 때 제가 고생한 것에 대한 보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남편이 저를 사랑하니까. 당연히 힘든 제 손을 잡아준 거예요. 감사하죠."
현재 강씨는 농협중앙회 광장지점장으로, 이씨는 생활개선 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 회장직을 맡는 등 부부 각자가 열심히 살고 있다.
이씨는 자신의 활동으로 인해 불편을 감수하는 남편에게 고마워한다. "저녁약속도 있고, 각종 회의도 있어 저도 무척이나 바빠요. 그래서 집안일을 챙기지 못할 때가 많아요. 남편에게 미안하죠."
그러나 강씨의 외조에는 나름 이유가 있다. 사내 커플이었던 이들이 결혼을 하면서 이씨가 회사를 관두고 전업주부로 들어섰던 것. 당시에는 사내 커플일 경우 이런 일이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여졌지만, 강씨는 지금까지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지 않다.
몇 년 후면 각자의 삶의 무게가 어느 정도 가벼워질 것 같다. "우리 부부가 지금까지 많은 일을 해보고 겪어왔지만, 남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요즘들어 새삼 깨닫게 되네요. 제가 회사를 관두고 아내도 덜 바빠지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일을 찾을까 해요. 또 소박하게나마 농사도 지으면서 남은 여생을 보낼 생각이에요."
결혼식을 세 번이나 했다는 이들 부부. 어떻게 해야 잘사는 부부, 행복한 부부가 될 수 있을지 정답은 없겠지만, 이들 부부처럼 서로 아끼고 사랑하고 또 주변 이웃들까지 생각하며 살면 행복하고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