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농·귀농인의 이야기](11)노지감귤 재배 박대성씨

[부농·귀농인의 이야기](11)노지감귤 재배 박대성씨
타이벡 농법으로 고품질 '차별화'
  • 입력 : 2011. 06.29(수)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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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사랑하는  남자

땅을 사랑하는 남자

▲아내 고향인 제주에 정착, 타이벡 농법으로 노지감귤을 재배하고 있는 박대성씨는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진=이승철기자

2006년 아내 고향 제주에 정착 '농사 공부'
1주일에 5일 밭 출근… "땅은 거짓말 안해"

"처가와 화장실은 멀수록 좋다는 말은 틀린 말이죠. 아내의 고향에서 고품질 감귤에 대한 꿈이 점점 커져 갑니다."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에서 노지감귤을 재배하는 박대성(45)씨. 경상북도 포항이 고향이었던 그는 국내 중견 제철소에서 기계일을 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런던중 회사에 변화가 불었고 5년전이었던 2006년 명예퇴직을 감행했다. 그리고 아내 오순옥(44)씨와 당시 중 3이었던 아들 현이와 딸 아람이를 데리고 제주로 왔다.

그가 제주로 온 것은 아내의 고향이었기 때문. 틈틈히 제주를 찾았던 그는 감귤농사를 하는 장인어른과 장모님 덕분에 감귤과는 친숙해졌다. 퇴직금으로 마련한 과수원에서 첫 해에는 주변에서 알려준 관행적인 방법으로 감귤농사를 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07년 1년 동안 그는 감귤 관련 기술교육은 모두 쫓아다녔다. 기본교육을 시작으로 헤아리기도 어려울 정도. 그 중에서 그에게 고소득을 안겨준 타이벡 농법을 만나게 됐다. 2008년부터 타이벡 농법을 시작했고 그 해 감귤당도가 최하 12브릭스가 나오면서 생산품 중 70%가 불로초·귤림원 등 고품질 감귤로 인정받았다. 처음 타이벡농법을 시작할 당시 감귤농사를 오랫동안 했던 이들은 모두 말렸다. 굴삭기로 밭을 갈자 장모님까지 나서 말렸다.

"타이벡 농법을 통해 수확한 고품질 감귤의 차별성은 가격이 폭락했을 때 더 두드러집니다. 감귤값이 폭락했던 2009년 다른 농가의 10배가 넘는 가격을 받았습니다." 그때부터 그는 현재까지 '타이벡 예찬론자'가 됐다. 4000여평에 노지감귤만 재배하는 그는 연간 8000만원의 조수입을 올린다. 올해 목표는 1억원이다.

그는 지금도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농산물 수입개방과 국내 과일시장 다변화, 소비자의 까다로운 입맛 등 감귤 생산농가의 생존을 위한 변화는 필수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초보 농사꾼부터 베테랑 농사꾼, 유통전문가 등이 모여 감귤과 관련한 각종 정보를 교환하는 감귤사랑동호회(회장 김종우·http://www.gamgyul.net)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호회활동은 그에게 큰 도움이 됐다. 얼마전에도 농업진흥청 전문가를 초청해 '미생물 활용 친환경 농법'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15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아내는 지역사회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그의 철칙은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변을 보면 노지감귤 농사를 하는 이들의 경우 농약할 때와 수확철이 아니면 신경을 쓰지 않는 이들이 적지않죠. 저는 노지감귤을 하면서도 일주일에 5일은 밭에 출근(?)합니다."

그는 귀농을 하려는 이들에게 "계산하지 않고 달려들어 기본교육을 먼저 받고 몸으로 때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 슬슬 게을러지고 매너리즘에 빠지려는 자신을 볼 때마다 과수원을 찾는다. 그럼 부지런해지고 초심을 기억하게 된다.

"타이벡 만큼 단기간에 당도를 올리는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관리를 제대로 못하면 일반 노지감귤과 다른 감귤을 생산하지 못합니다. 관리를 못해 결국 포기하고 걷어내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쉽게 소득을 얻으려는 마음이 앞선 것이죠."

그는 마지막으로 부탁했다. "제주에서 귀농하려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배타적으로 대하는 제주사람들 때문에 상처를 받는 이들이 많습니다. 귀농자들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가르쳐주고 열린 마음을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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