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떵살암수과]강용필 하원마을회장

[어떵살암수과]강용필 하원마을회장
"인재 키우라고 헐값에 팔아줬는데…"
  • 입력 : 2011. 07.16(토)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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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필 하원마을회장이 옛 마을공동목장이었던 탐라대 캠퍼스 매각의 부당성을 열변하고 있다. /사진=강희만기자 photo@ihalla.com

탐라대 캠퍼스 부지 매각 소식에 동분서주
영실 잇는 한라산 수로길 정비복원도 애착

'이제 보섭코지엔 탐라대학이 서고 법화사도 법정사도 존자암도 되살아나 숨을 고르는도다'(조명철 시 '하원예찬')

최근 가장 뜨거운(?) 마을 중 한곳을 들라면 서귀포시 하원마을이다. 그 중심에 강용필(49)마을회장이 있다. 그는 탐라대와 제주산업정보대가 통합해 탐라대 캠퍼스를 매각한다는 말을 듣고 이를 막기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다. 그가 이렇게 앞장서는 이유는 누구보다 허탈감이 크기 때문이다. 50년 가까이 하원을 떠난 적이 없고 16년 전인 1995년에는 청년회장을 맡았기에 하원 마을공동목장에 탐라대가 들어서는 과정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기자와 만난 날, 그는 서울에 다녀오고 서귀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학교법인 관계자와 만난 날이었다. 밤에는 임시 마을 반상회가 있다고 했다. 만나자마자 강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마을 어르신들이 마소대신 사람을 키우라고 목장 부지를 헐값에 팔아줬는데 이럴 순 없습니다. 학교가 이곳에서 사람을 키우지 않겠다면 우리는 다시 소와 말을 풀어놓겠습니다."

그의 말은 이어졌다. "탐라대가 들어설 때 하원사람들이 취직을 시켜달라고 했습니까? 마을발전기금을 요구하기라도 했나요? 학교내 어떤 이권에 개입한 적이 있습니까? 사람을 키우는 학교였기에 묵묵히 발전하기를 바라면서 모든 도움을 줬습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마을과 전혀 소통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땅장사하라고 학교에 삶의 터전을 양보한 것은 절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가 마을회관에 걸려있는 '하원예찬'액자를 조용히 가리켰다. 그 내용에는 탐라대에 대한 마을주민들의 각별함이 묻어 있다. 그는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탐라대 발전 컨설팅'이 이뤄지고 중문관광단지와 연계한 유망학과 유치 바람을 내비쳤다.

지금은 탐라대 매각 문제로 더없이 바쁘지만 그는 지난해 3월 취임후 굵직굵직한 일을 해왔다. 가장 먼저 그는 한달에 한번 '봉사의날'을 운영했다. 또 출향인사들을 중심으로 마을발전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하고 '하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인터넷 카페를 개설했다. 그곳에 그는 하원마을에 대한 다양한 자료와 소식 등을 올리고 있다.

그가 임기중 가장 애정을 갖고 추진하는 일은 조상들이 이용했던 한라산 수로길을 찾아 정비하고 복원하는 일이다. 그 길을 통해 하원주변에 있는 법화사, 법정사, 존자암, 원만사 등 불교유적과 연계하는 불교 탐방로를 만든다는 생각이다. 영실은 하원동 산1번지이다.

마을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그의 직업은 파이프를 제작납품하는 사업가. 하지만 마을회장직을 맡으면서는 거의 매출이 없다. 농사일도 아내에게 맡겨놓은 상태다. "아내에게 고맙고 미안하죠. 하지만 맡은 만큼 고생되더라도 마무리를 잘 하고 싶습니다."

그의 바람은 뭘까. "뭐든지 같이 해야죠. 혼자 하는 것 보다 같이하는 게 힘이 납니다. 지금 탐라대 문제도 서귀포시민들이 함께 하고 있기에 더 희망이 있고 힘이 납니다. 그리고 마을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함께 해결하도록 노력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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