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떵살암수과]아라동에 상춘재 연 서인교 사장

[어떵살암수과]아라동에 상춘재 연 서인교 사장
"능력 닿는 한 후배양성에 힘쓰고 싶어"
  • 입력 : 2012. 02.11(토) 00:00
  • /강봄기자 spri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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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제주시 아라동에 식당 '상춘재(常春齋)'를 연 한식요리 전문가인 서인교 사장은 비록 제주출신은 아니지만 능력이 닿는 한 제주에서 후배양성에 힘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강경민기자 photo6n6@ihalla.com

청와대 상춘재 요리사로 세분 대통령 모셔
도민의 입맛에 맞도록 유감없이 실력 발휘

상춘재(常春齋), 서재에 앉아 봄을 즐긴다.

외빈 접견이나 비공식회의 장소로 이용되는 상춘재는 청와대 경내에 최초로 건립된 전통 한옥으로, 외국 손님에게 한국의 가옥 양식을 보여준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소재지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로 1번지.

그러나 그 특별한 봄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서울에만 있는 게 아니다. 제주시 아라1동 1804-7번지에 가면 또 하나의 특별한 봄이 우리를 기다린다.

한식요리 전문가인 서인교(48)씨. 그는 지난해 7월 제주시 아라동에 식당 '상춘재(常春齋)'를 열었다. 그가 제주에 또 하나의 상춘재를 열게 된 계기는 참 특이하다.

경북 경주 출신인 서씨는 조리학을 전공, 이후 호텔프로젝트팀 구성차 제주에 와 있었을 때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하면서 제주사람이 됐다.

그런 그가 오랜 해외 근무를 마치고 제주로 돌아와 제주시내 한 유명 호텔에서 근무하고 있을 무렵 새로운 삶이 찾아온다. 당시 청와대와 관련된 행사가 이 호텔에서 열렸고 그의 요리를 맛본 관계자들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기에 이른다.

"사실 처음에 그런 제의를 받고 마냥 기쁘진 않았어요. 물론 지방호텔 요리사가 청와대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일이긴 하죠. 그런데 오랜 동안 외국에 나가있다 왔기 때문에 또다시 가족을 남겨두고 가야해서 선뜻 승낙하기가 좀 그랬죠." 결국 서씨는 혼자 상경했다.

"그 시절이 어땠냐고요? 한마디로 긴장의 연속이었죠." 김대중 대통령을 모신 그는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 상춘재 근무를 그만두고 일반 직장에 다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자 추천을 받아 다시 상춘재로 돌아오게 된다. 모시던 대통령 출생지가 모두 다른 만큼 그 입맛 또한 제각각이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그렇게 흘러간 시간이 어느덧 7년이.

"다시 청와대로 돌아오면서 한가지 제의한 게 있어요. 제주 후배들에게 내가 밟아 왔던 길을 밟게 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관계자에게 고향 인재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더니 허락해주시더라고요."

그는 비록 태어난 곳은 타 지방이지만 '제주인'으로서 제주사회에 보람찬 일을 하고 싶단다. 기회가 된다면 상춘재에 더 많은 지역후배들이 갈 수 있게끔 해주고 그 후배들이 또다른 지역인재들을 키우거나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린다면 더할 나위 없다는 것. "제 능력이 닿는 한 후배양성에 힘쓰고 싶어요. 대신 그만큼 당사자들의 실력이 있어야죠."

대통령 입맛을 맞추던 그가 이제는 제주도민의 입맛에 맞도록 새롭게 그 실력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가끔 그 시절 인연을 맺었던 분들이 소식을 듣고서는 잊지 않고 찾아와 줘 너무나 고마워요. '상춘재'란 간판을 보고서는 많이들 웃더라고요."

이젠 겨우내 서재에 앉아 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상춘재 한 켠에 자리잡고 투박스럽지만 정성이 한아름 가득 담긴 그의 음식을 한 입 넣으면 찬 겨울이 저만치 달아나고 절로 봄이 찾아오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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