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25)노형동 '청어림'

[당찬 맛집을 찾아서](25)노형동 '청어림'
어머니의 깊은 장맛에 더 맛깔스런 제주의 맛
  • 입력 : 2012. 03.03(토)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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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 가득 차려진 음식들

돔배고기·생선조림·구이·회 등 제주 음식 선봬
콩·야채류 무농약으로 직접 재배해 차별화 나서


제주시 노형동 하와이오피스텔 뒤쪽에 있는 제주향토음식점 '청어림(淸魚林)'. 식당문을 열고 들어서려는 순간 문쪽에 대기하고 있던 직원이 "어서 오세요"라며 먼저 열어준다.

그렇게 식당을 찾은 손님을 기분좋게 맞아준 이는 다름아닌 청어림의 신영숙 대표였다.

청어림은 한자가 말해주듯 신선한 생선을 주재료로 각종 조림, 구이, 회를 선보이는 식당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여느 식당과 다른 점은 청어림 자연농장에서 무농약으로 직접 재배한 친환경 채소로 음식을 만든다는 점이다. 2010년 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친환경 인증도 받았다.

무농약으로 재배한 콩으로 해마다 된장·간장을 담가 음식맛을 내고, 무농약으로 키운 배추로 올 겨울에만 4000포기의 김치를 담갔다. 해마다 수천 포기를 담그는 김치는 항아리에서 3년간 잘 숙성시켜 손님상에 올린다.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청어림'은 농장에서 무농약으로 직접 재배한 친환경 채소와 콩으로 음식을 만들어 선보이며 타 식당과 차별화를 두고 있다. 청어림의 신영숙 대표가 넉넉하게 차려진 상 앞에서 웃고 있다. /사진=강경민기자

식당을 꾸려나가는 것만도 만만찮은데 힘들게, 그것도 친환경농사를 고집하는 이유가 뭘까? 신 대표와 고혁수 점장의 대답은 간단 명료했다. "우리 모두가 먹을 음식이잖아요."

고 점장은 "무농약으로 콩과 야채를 재배하기가 쉽지 않지만 직접 키운 콩을 가마솥에 삶아 담근 된장·간장·고추장과 갖은 야채를 손님상에 내면, 그 맛을 알아주고 주변에 입소문을 퍼뜨리는 분들이 많아 행복하다"고 했다.

이 쯤 되면 살아있는 생선과 무농약 야채로 만든다는 음식맛이 더 궁금해진다. 신 대표가 자신있게 추천한 음식은 삶은 돼지고기를 도마위에 얹어내는 '돔배고기'다. 제주산 오겹살을 쓰는 돔배고기는 레몬·양파·생강·구아바잎·대파를 함께 넣어 40분정도를 삶으면 옅은 갈색빛의 먹음직스런 수육이 완성된다. 도톰하게 썰어낸 돼지고기를 도마 위에 얹어내는 과정을 지켜보자니 얼른 한 점 집어먹고 싶은 유혹에 침이 '꼴깍' 넘어간다. 돔배고기는 잘 익은 김치에 한 입 싸먹어야 역시 제맛이다. 중간크기가 3만원, 큰 것은 4만원이다.

▲돔배고기

▲우럭조림과 해삼물회

수족관에서 갓 꺼낸 거무스름한 우럭(조피볼락)으로 만든 '우럭조림'엔 갖가지 채소가 곁들여진다. 내장을 빼내 잘 손질한 우럭을 큼지막한 냄비에 넣고 직접 말린 시래기를 비롯해 무말랭이, 감자, 무, 마늘종, 메주콩을 넉넉하게 얹는다. 그리고 청어림의 모든 조림에 공통적으로 사용한다는 자체 개발한 육수와 함께 끓여낸다. 담백한 우럭살과 시래기를 밥에 얹어 먹으니 입맛이 확 살아난다. 푹 익은 감자를 베어먹고, 콩을 집어먹는 재미까지 그야말로 밥도둑이다. 4명정도가 먹을 수 있는 우럭조림 가격은 4만5000원.

제주산 홍해삼으로 만든 '해삼물회'도 사철 인기가 좋다. 채썬 오이·당근·무·부추에 식초와 설탕, 된장·고추장을 넣고 얇게 썬 홍해삼과 고루 섞은 후 얼음과 배, 김가루를 뿌려낸다. 취향대로 곁들일 수 있게 향이 독특한 제피(초피)잎와 계란 노른자를 함께 내는데, 걸쭉한 국물맛과 해삼의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1인분에 1만5000원.

제주점이 본점인 청어림은 작년에는 수원점도 열어 제주의 맛을 선보이고 있다. 수원점에서 사용하는 돼지고기, 해산물, 야채 등 모든 식재료 역시 제주 청어림 본점에서 쓰는 것과 똑같은 것으로 매일 공수한다. 신 대표는 앞으로 수도권 등에도 직영점을 열 계획을 차근차근 세워가고 있다.

식당은 연중무휴로 오전 9시30분부터 밤 10시까지 문을 연다. 문의 757-3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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