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떵살암수과]용두암관광안내소 김복희씨

[어떵살암수과]용두암관광안내소 김복희씨
"진짜 제주사람으로 뿌리내려야죠"
  • 입력 : 2012. 05.26(토)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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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출신으로 제주남자와 결혼한 후 제주에 정착한 김복희씨는 "제주만한 데가 없다"고 말한다. /사진=강희만기자

조선족으로 제주인과 결혼
제주생활 2년만에 귀화
제주관광 알리는 첨병 역할

우리말이 유창해 영락없는 제주사람으로 느껴지는 김복희(40)씨. 제주시 용두암종합관광안내소 통역안내원인 그녀는 제주시가 직영하는 3곳의 관광안내소에서 근무하는 통역안내원 9명 중 유일한 외국인 출신이다.

중국 지린(吉林)성 출신 조선족인 그녀는 중국에서 제주남자를 만나 결혼하면서 2005년 제주에 정착했고, 2007년 한국사람으로 살기 위해 귀화했다.

그녀가 중국어 통역안내원으로 일하기 시작한 건 2007년 4월이다. 당시만 해도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상당수는 일본인들이었는데 요즘은 상황이 확 달라졌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적잖고, 특히 중국인의 경우 2010년부터 눈에 띄게 늘었다. 중국은 춘절, 국경절 등 일주일 이상 쉬는 연휴가 많은데다 제주가 아름다운 섬이라는 입소문이 퍼진 덕에 단체·개별객들이 몰려드는 것이다.

"제주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고, 지난해 세계7대경관에 선정된 후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이 부쩍 늘어나는 걸 느껴요. 안내소를 찾는 이들은 어디를 꼭 빼뜨리지 않고 가봐야 하는지, 음식은 어떤 종류가 있는지를 가장 궁금해해요."

제주를 처음 방문한 이들이 대부분인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그녀가 꼭 추천한다는 관광지가 궁금했다. 그녀는 주저없이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내 주상절리대를 꼽았다. 제주생활 초반부터 제주를 한바퀴 둘러보고, 한라산도 서 너 차례 올랐다는 그녀는 "제주만한 데가 없다"는 한 마디로 제주 예찬론을 쏟아낸다.

제주생활 초기 1~2년은 타국살이의 외로움과 언어소통 문제, 문화 차이로 힘든 시간도 겪었지만 깨끗한 공기와 맑은 하늘에 홀딱 반했다는 그녀. 기관지가 약해 감기를 자주 앓았던 그녀가 제주서 생활하고부터는 감기를 잊고 살 정도다. 무뚝뚝하다는 인상이 강했던 제주사람들도 부대끼며 살아가면서 표현을 잘 못할 뿐 정 많은 사람이라는 사실도 자연스레 터득했다.

일주일에 5일을 근무하고 이틀은 쉬지만 쉬는 날이 오히려 더 바쁜 그녀다. 방송통신대학생으로 공부하랴, 제주관광을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하는 통역안내원 역할에 충실하려면 관광지는 물론이고 제주음식과 문화를 고루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틈날 적마다 직접체험에 나선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제주섬안 똑같은 장소지만 돌아볼 적마다 그녀에게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곤 한다.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그녀에게 중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이들도 제법 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사회 초년생부터 40~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중국어에 대한 관심이 현재 제주 외래관광시장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셈이다.

"완전한 제주사람으로 뿌리를 박고 살아야죠. 통역안내원으로 일하면서 아름다운 제주를 더 잘 알려야겠다는 책임감과 보람도 크구요." 쉴새 없이 관광안내소 문을 두드리는 이들에게 제주 구석구석을 어떻게 좀 더 잘 알려줄까를 고민한다는 그녀는 그렇게 서서히 제주사람을 닮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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