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사람들-나눔이 미래다](3)관광버스기사 강정필씨

[따뜻한사람들-나눔이 미래다](3)관광버스기사 강정필씨
'희망'의 정류장으로 출발하는 길잡이
  • 입력 : 2013. 01.31(목) 00:00
  • 김명선 기자 nonamewin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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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버스 운전기사 강정필씨의 얼굴은 늘 밝다. 소년원생의 아버지로, 장애인들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그의 마음은 봄날처럼 더없이 따스하다. 김명선기자

소년원생·장애인과 함께 매년 자비로 나들이
눈높이 맞춘 봉사활동 통해 '가족애' 심어줘

지난 30년간 관광버스를 운전하던 강정필(55)씨. 최근 그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사라지지 않는다. 11년전 부업으로 하던 세차장에 소년원을 출소한 학생이 "일을 하고 싶다"면서 찾아왔다. 소년원 출신이라는 말에 덜컥 겁부터 먹었던 강씨는 금새 자신이 가졌던 선입견에 대해 후회를 하게 됐다.

강씨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는 인식을 깨는 계기가 됐다. 그 학생은 성실하게 일을 잘했고 마음 또한 너무나 순수한 아이였다"며 "그 아이를 보면서 많은 반성을 하게 됐고 소년원에 수감된 아이들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소년원을 찾아간 강씨는 우선 자신의 특기를 살려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을 기획했다. 매년 2회정도 소년원생들과 함께 도내 관광지를 찾아 떠나고 있다.

여행에 소요되는 경비는 모두 강씨의 몫이다.

소년보호지도위원회 지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소년원생들의 멘토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평소 자신이 멘티하는 원생들을 '아들'이라고 칭하면서 교감을 쌓아가고 있는 강씨의 집에는 이들이 보낸 감사의 편지가 수십장이 있었다.

손글씨로 적은 편지에는 "고맙다"는 말과 함께 강씨 때문에 새로운 삶을 꿈을 꾸게 되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강씨의 헌신적인 보살핌에 아이들이 감동한 것이다.

강씨는 이에 그치지 않고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소속 중증장애인들의 나들이를 돕고 있다. 또 제주도청 공무원노조와 함께 1년에 4차례 장애인들의 여행을 후원하고 있다. 자신이 가진 재능을 아낌없이 나누고 있었다.

소년원생과 장애인들의 나들이는 주로 봄꽃이 만개하는 3~4월에 이뤄진다. 이 시기 제주는 봄 관광성수기로 관광버스 기사들이 가장 바쁜 시기이지만 생업을 마다하고 강씨는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었다.

그는 10년전부터 원생은 물론 장애인들과 약속을 한 것인만큼 꼭 지키고 싶다는 생각이다.

강씨는 "소년원에 들어오는 학생 대부분이 가정이 파괴되면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따뜻한 가족애"라며 "이들이 다시 범죄의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사회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증장애인의 나들이를 위해서는 리프트가 장착된 버스가 턱없이 모자라는 상황"이라며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부상하려는 제주에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 확충은 물론 유니버셜 디자인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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