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가파도 '탄소 없는 섬(?)' 갈 길 멀다(하)

[집중진단]가파도 '탄소 없는 섬(?)' 갈 길 멀다(하)
전선지중화 미완… 전기차도 '걸음마'
  • 입력 : 2013. 02.14(목)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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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도와 모슬포항을 잇는 여객선이 부족한데다 노후되면서 안전사고는 물론 주민과 여행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 이현숙기자

주택 태양광시설 신청도 많아 경쟁 심화
소형여객선 노후화 승객 불편·위험 가중

가파도 '탄소 없는 섬' 구축사업은 지난 2011년부터 추진돼 올해 10월까지 2년간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9월까지 기본인프라를 구축하고 올해 10월까지 운영시스템을 고도화하도록 되어 있다. 사업내용은 전력부문은 신재생에너지로 100%로 전환하고 자동차는 전기자동차로, 농기계·어선도 단계적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주민생활도 스마트그리드를 적용해 전세대에 스마트계량기 등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뿐 아니라 녹색섬 조성을 위해 전선지중화, 조림사업, 경관개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농기계·어선을 전기동력으로 단계적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은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하다.

제주자치도는 지난해 9월 탄소배출 자동차 9대중 7대를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자동차로 교체했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가파도에서 운행중인 전기자동차는 4대에 불과하다. 이중 3대는 주민용 임차운행, 1대는 보건진료소가 공공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다만 자전거 80대를 보관할 수 있는 자전거보관소와 자전거 대여사업은 주민들에게 소득을 톡톡히 안겨주고 있다.

향후 15인승 전기버스 1대와 운반용 전기트럭, 전기 농기계로 대체된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전기화물차가 상용화되지 못해 미배치되면서 마을주민들은 현재 운행중인 경운기를 수백만원을 들여 새 것으로 교체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마을주민들은 12일 "해양 쓰레기와 마트에 공급하는 물품 운반용으로 경운기를 교체해 달라"고 서귀포시에 요청했다.

녹색섬 조성을 위해 추진중인 '전선 지중화'도 아직은 미완성이다. 전신주 132기와 고압전선을 철거하고 지하케이블을 신설했지만 전화선이 남아있어 여전히 전선줄이 섬 곳곳에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섬 주변에 해안쓰레기도 곳곳에 노출돼 주민들의 의식개선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뿐 아니라 주택 21곳에 태양광 발전시설이 설치돼 일부 주민들은 전기세 부담이 사라졌지만 신청 주민들이 많아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한 가구의 경우 전기요금 부담이 대폭 줄어들고 있다. 이때문에 한 주민은 "신청하는 주택에는 모두 태양광시설을 설치해 준다고 했었는데 점차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는 올해 14가구에 대해 추가로 태양광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더욱이 '녹색섬' '탄소 없는 섬' 구축사업이 제대로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주민과 관광객 등 섬을 찾는 이들을 위한 뱃길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가파도를 오가는 여객선이 작고 노후화되면서 주민과 관광객들이 불편·위험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영호'는 1989년부터 가파도와 모슬포항을 운항하며 주민과 관광객들을 수송하고 있다. 하지만 36t급에 여객정원 91명으로 소형인데다 선령도 24년이 넘어 노후화됐다. 지난 2010년부터 199t급인 '21삼영호'가 추가로 투입됐지만 성수기에만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과 선사간 갈등 양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김재봉 서귀포시장은 "선사측에 되도록 안전한 대형 '21삼영호'운항을 요청하고 있지만 소수인원이 탑승할 때는 큰 배를 띄우기가 부담스럽다는 것이 선사측의 입장"이라며 "마을주민들이 협동조합을 구성하는 방안 등 자구책도 장기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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