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점검/장마·태풍이 온다](3)저류지 용량 충분한가

[집중점검/장마·태풍이 온다](3)저류지 용량 충분한가
폭우 잦아 저류지 용량 진단 필요
  • 입력 : 2013. 06.12(수)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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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불어닥친 태풍 '나리'를 계기로 도내 하천 중·상류에 만든 저류지의 저류용량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한천 제2저류지. 강경민기자

제주시, 용량 부족 한천 2저류지 확대 위한 용역중
도심 하천 복개구조물 철거 중장기적으로 고민해야

제주시 도심을 관통하는 4개 복개하천 하류의 홍수조절용으로 하천 중·상류에 만든 저류지가 홍수 피해를 일정부분 덜어주고 있지만 하천복개지구는 빈도가 잦아지는 집중호우때마다 여전히 물난리 걱정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하천별 저류용량이 적정한지에 대한 진단과 중장기적으로 하천 복개구조물에 대한 철거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주도와 제주시에 따르면 2007년 9월 태풍 '나리'때 하천 범람으로 도심 주택과 상가가 사상 유례없는 물난리를 겪은 후 도심에 흐르는 4개 하천 중·상류에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모두 811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11개의 저류지를 만들었다. 100년 강우빈도로 설계한 11개 저류지는 160만7000톤을 일시에 저장할 수 있는 규모다.

2007년 태풍 '나리' 당시 가장 피해가 컸던 한천 중·상류에 설치된 2개 저류지의 용량은 총 93만1000톤. 4개 하천 가운데 가장 저류용량이 크다.

하지만 제주시가 용량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옹포천 등 9개 하천정비와 관련해 지난해 7월부터 이달까지 진행중인 용역에선 45만9000톤 규모의 한천 제2저류지 용량이 약 17만톤 정도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남수각 등 하천 하류가 범람 위기에 자주 노출되고 있는 산지천 저류지의 용량도 논란거리다. 산지천 중·상·하류에는 9만1000톤 규모의 4개 저류지가 조성됐다. 조경공사를 제외하고 최근 공사가 마무리된 신산공원내 4저류지는 남수각 범람 예방을 위해 1만7000톤 규모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4저류지는 당초 4만8000톤 규모로 계획됐던 게 문화재 현상변경 불허가 등으로 장소가 바뀌면서 1만7000톤으로 대폭 축소돼 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가 시험대에 올라있다.

동문시장내 남수각은 지난해 9월 태풍 '산바' 때도 범람 직전 상황까지 가면서 시장상인 등 일대 주민들은 장마철마다 불안감에 떨고 있다.

또 태풍 '나리' 당시 도심 물난리를 키운 원인이 기록적인 강수량과 함께 무분별한 하천복개라는 인재가 겹친 참변으로 나타나면서 뜨거운 감자가 된 하천 복개구조물 철거도 적극적인 검토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제주시내 복개 하천구간은 총 6㎞. 1981년 산지천을 시작으로 2005년까지 도심을 관통하는 병문천, 한천, 독사천과 노형동 흘천까지 폭 5.8~45m의 5개 하천이 복개됐다.

태풍 '나리' 이후 소방방재청이 제주도에 실시토록 한 도시방재구조진단에서도 도심 물난리를 키운 주된 원인이 마구잡이식 하천복개로, 중장기적으로 도로와 주차장 등으로 사용중인 복개구조물을 철거해 자연하천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방안이 제시됐다. 하지만 제주도는 하천범람 피해가 가장 컸던 한천 복개구간중 80m만 철거했다. 철거에 따른 막대한 사업비와 도로와 주차장 축소, 오랜 공사기간으로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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