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사면이 바다인 해양지역인데도 해양을 대상으로 한 교류와 전진에 대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제주도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해양지역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역사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지금껏 개별 연구자들의 연구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발전연구원(원장 공영민) 제주학연구센터가 제주학총서 8호로 '탐라사의 재해석'을 발간했다.
제주학연구센터는 이 책이 사료에 바탕을 두고 실증적 접근을 한 기존 연구를 토대로 하되 탐라 역사를 재해석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고려 중엽까지 사용한 '탐라'와 그 이후 '제주'의 역사적 의미를 제고해 명칭 변화에 따른 제주지역의 정치·사회적 배경을 확인해 볼 수 있도록 했다.
20세기 후반부터 지역성이 강조되면서 제주지역에서는 제주의 역사 찾기를 통해 '탐라'와 '탐라국'의 실체를 알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게 대두됐다. 그러나 역사는 실증적 자료로 증명할 수 있는 대상이기 때문에 탐라시대의 문물제도와 주변국과의 관계 설정으로 규명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문화적·역사적 궁금증을 조금이라도 해소할 수 있도록 제주학총서 8번째로 내놓은 '탐라사의 재해석'은 역사적 고정관념을 전환하는 지침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책은 9명의 집필자가 참여해 선사시대부터 고려시대, 조선시대에 초점을 두고 주제에 따라 근현대를 아우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책은 ▷韓·耽別祖論과 耽羅의 文化主權(전경수 서울대학교 교수) ▷'제주(濟州)'의 옛이름 재해석(오창명 언어와문자연구소 소장) ▷탐라왕 및 성주·왕자의 실체와 탐라의 통치체제( 김창현 고려대학교 연구교수) ▷고고유물(考古遺物)을 통해본 탐라(耽羅)의 대외교역(김경주 제주문화유산연구원 연구실장) ▷송당 당신본풀이와 서복전설을 통해본 탐라사 재해석(현승환 제주대학교 교수) ▷탐라와 몽골문화의 교류와 탐라사회의 변화(김일우 제주대학교 강사) ▷탐라유적의 종합 고증(홍기표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해양교류로 본 탐라사(윤명철 동국대학교 교수) ▷지중해 해상왕국 크레타(김은석 제주대학교 교수)로 구성됐다.
제주학연구센터는 "이 책은 제주도가 섬으로서 태평양을 관통하는 외국과 문명교류의 역사적 근거를 찾아보고, 향후 주변국과 문화적·정치적·경제적인 비교사 연구를 통해 21세기 제주도의 도격(道格) 정립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문은 제주발전연구원과 제주학연구센터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문의 726-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