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10)소아 백혈병

[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10)소아 백혈병
백혈병 환자의 형제자매 발병률 4배 높아
  • 입력 : 2014. 03.14(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백혈병은 백혈구의 악성 증식으로 생기는 질환으로 2세부터 발생빈도가 증가해 3~6세에 가장 많고 이후 연령에서는 점차 감소한다. 딸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성공한 변호사의 삶마저 포기하는 엄마의 얘기를 다룬 영화 '마이시스터즈 키퍼'(2009년·사진 맨 위)와 소년 시절 소아암을 앓았던 청년이 어느 날 자원봉사를 하던 병원에서 소아암을 앓고 있는 아이 사랑이로 인해 희망과 나눔의 과정을 알게 하는 영화 '완전 소중한 사랑'(2013년·사진 아래)의 한 장면.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 많아… 세균감염·출혈은 중요한 합병증
급성골수성백혈병의 경우 항암화학요법·조혈모세포이식 이용

백혈병은 소아기의 악성 종양 중 가장 빈도가 높고, 림프종을 포함하면 소아기 악성 종양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백혈병은 백혈구의 악성 증식으로 생기는 질환으로 어느 연령층에서나 볼 수 있다. 2세부터 발생빈도가 증가해 3~6세에 가장 많고 이후 연령에서는 차츰 감소한다. 미국에서는 소아 백혈병의 77%가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 약 11%가 급성 골수성 백혈병, 3%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1999년부터 2007년도까지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이 55%, 급성 골수성 백혈병 27%, 만성 골수성 백혈병 5%로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 차지하는 비율이 서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제주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강현식 교수의 협조로 소아 백혈병에 대해 알아본다.

백혈병은 크게 급성 백혈병과 만성 백혈병으로 나뉘는데 소아의 경우 95% 이상이 급성 백혈병이다. 급성 백혈병은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과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나뉜다. 백혈병의 진단은 골수검사를 해 골수에 존재하는 세포들의 모양을 관찰하고, 골수에서 뽑은 액으로 염색체 검사 등 여러가지 분자유전학적 검사를 시행한다.

백혈병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동물실험이나 연구에 의하면 바이러스감염이 가장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정한 염색체의 이상을 일으켜 세포면역의 감시를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방사선 조사, 감염, 약물 등이 의심되고 있다. 백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형제자매 중에서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4배의 높은 발생률을 보이는 것으로 미뤄 유전적인 원인도 있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선천적으로 염색체가 붕괴되기 쉬운 질환을 앓고 있거나 선천적으로 면역결핍증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서 보통 사람보다 백혈병의 발생빈도가 높은 것도 유전적인 요인이 있을 것이란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이기도 하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소아에서는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이 가장 빈도가 높다. 예후인자라고 불리는 위험도에 따라 그 치료지침을 정하고 있으며 재발의 가능성이 적은 표준위험군에는 독성이 적은 치료지침을 사용해 합병증과 치료의 후유증을 줄인다. 고위험군에는 보다 강력하고 집중적인 치료나 실험적인 방법까지 동원해 치료의 성공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예후에 관련된 지표는 진단시 연령과 백혈구 수로서 표준위험군은 만 1~9세와 백혈구 수가 5만개 미만인 경우이며, 그 외의 환자는 고위험군이다. 이 외에도 DNA 지수, 염색체 변이, 백혈병 세포 기원에 따라 최고위험군으로도 분류해 강력한 치료를 하기도 한다.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은 70% 정도에서는 항암치료만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치료로는 관해유도요법, 공고요법, 중간관해유지 및 지연강화요법, 유지요법으로 나뉘게 된다. '관해'라는 의미는 진단 당시 동반됐던 임상 증상들이 소실되고 말초혈액에서 혈구 수치들이 정상화되며, 골수에서 백혈병 세포가 5%미만으로 관찰되는 상태를 일컫는다. 관해유도요법은 항암화학요법을 통해 암세포를 파괴, 관해를 이루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치료를 말한다. 일단 관해가 오면 몸 안에 남아 있는 백혈병 세포를 더욱 줄이면서 재발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중추신경계로 백혈병 세포 침범에 대한 예방을 포함하는 공고요법을 하게 된다. 중간유지요법은 비교적 혈구 수치가 떨어지지 않고 유지하게 되는 약한 치료로 볼 수 있는데 이 유지요법만으로는 장기간 관해를 유지할 수 없다. 이후로 항암제를 약하게, 강하게 반복한 후 유지 치료로 넘어가서 지속하게 된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항암화학요법에 대해 상대적으로 저항이 더 크기 때문에 용량이 강화된 항암화학요법과 조혈모세포이식을 이용한다. 골수성 백혈병 중에 일부 예후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아형을 제외하고 관해 후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는 것이 항암화학요법만으로 치료하는 것 보다 생존율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항암 치료 도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세균의 감염에 취약해지는 것이다. 진찰 및 적절한 검사를 시행하고 빨리 경험적 광범위 항생제를 투여해야 하는게 중요하다. 감염은 백혈병 환자의 주요한 사망 원인의 하나이다. 바이러스 감염도 흔하게 발생하는데, 건강한 사람에서는 단순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는데 반해 항암 치료 중인 환자에서는 치명적인 폐렴을 유발할 수도 있다.

감염과 더불어 중요한 다른 합병증은 출혈이다. 항암 치료로 인해 혈소판 수치가 감소하면 출혈이 발생할 수 있는데, 심한 경우는 지혈이 안돼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항암제는 종류에 따라 암세포만 파괴하는 것이 아닌 우리 몸의 장기에 독성을 보일 수 있다. 따라서 부작용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며 항암 치료 종료 후에도 항암제로 인한 2차 종양 발생 및 심폐기능의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정기적인 관찰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146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