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강정준 마늘협의회장

[만나고 싶었습니다]강정준 마늘협의회장
"마늘 대란 해법 정부가 적극 나서야"
  • 입력 : 2014. 05.21(수) 00:00
  •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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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준 마늘제주생산자협의회장은 올해산 햇마늘의 처리 대란을 피하기 위해 수매물량 확대 등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태경기자

작년 저장량 처리 늦어지면서
밭떼기 거래 끊겨 처리난 우려
다음달이면 수확 사실상 끝나
정부가 시장 개입 조절 나서야

올해산 마늘 수확이 다음달 중순쯤 마무리된다. 현재 주산지인 서귀포시 대정읍 지역을 중심으로 한 마늘농가들은 생산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대대적인 수확에 나서고 있다. 일손이 부족한 고령 농가 등을 위해 행정당국에서도 십시일반 나서 손을 보태고 있다.

애써 키운 자식같은 농산물을 수확하는 기쁨과 설렘이 가득해야 할 농가들. 하지만 요즘 마늘 농가들은 하루하루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왜 일까.

마늘제주생산자협의회장인 강정준(57) 대정농협 조합장을 만나 농가들의 속사정을 들어봤다.

"작년산 저장물량 처리 지연으로 올해산 햇마늘 밭떼기 거래가 뚝 끊겨 '마늘대란'이 현실화되지 않을까 농심이 크게 술렁이고 있습니다." 과잉 재고에 따른 산지 햇마늘 구매 심리 저하와 최근 소비심리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전국적으로 재고량은 당초 1만8000톤으로 예측됐지만 소비가 둔화되면서 지난달 2만3000톤으로 늘었다. 올해산 생산량도 작황 호전으로 32만9000톤에서 34만3000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발생한 AI(고병원성 조류독감)와 세월호 참사 영향이 크죠. 단적으로 AI발생으로 삼계탕 소비가 줄면 삼계탕에 들어가는 마늘 소비도 줄어들고, 세월호 같은 대형 참사로 국민들의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이죠."

최근 마늘가격은 지난해 수매가 기준 ㎏당 2700원 수준에서 1600~1700원(밭떼기거래 기준)으로 내려 가격이 거의 반토막 날만큼 심각하다. 이 상황에서 마늘 수확은 이미 대대적으로 진행중이고, 본격적으로 출하가 되면 가격 폭락 등 마늘대란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다행일까. 지난 14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제6차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를 열고 재고 마늘 1만2000톤에 대해 자율감축 및 7월로의 방출 연기, 가공 후 비축 등 시장에서 격리해 산지가격을 지지한다는 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또 올해산 햇마늘에 대해서도 1만2000톤을 정부가 수매해 비축하는 한편 향후 생산량이 증가할 경우 수매 물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대책으로 과연 마늘대란 우려 상황을 잠재울 수 있을까. 강 회장은 정부의 대책을 반기면서도 과연 제대로 실행될 지 걱정이 앞섰다. "다음달이면 수확이 끝납니다. 하루빨리 정부가 시장에 개입을 해 조절에 나서야 하는데, 대책도 이제야 발표해 놓고는 실행에 옮기질 않고 있어요. 또 올해산 마늘의 수매와 관련해서도 3만톤 수매를 요청했지만, 농가들이나 시장 상황은 전혀 고려치 않고 일방적으로 1만2000톤으로 정해 발표했습니다. 이 물량갖고는 실질적으로 시장을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농산물 유통에는 답이 없다고들 한다. 하지만 마늘 문제와 관련해선 큰 틀에서 정부가 나서 적극적인 실행대책을 마련해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제주자치도에서도 제주의 산업이기에 관심을 갖죠. 하지만 큰 틀에서 정부 수급조절품목이기 때문에 제대로된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기엔 역부족인 부분이 있어요. 또 일개 농협이, 지자체가 나서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죠. 마늘이 제주만의 농산물이 아닌 전국 농산물이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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