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르포/국제보호지역, 이탈리아 시렌토 국립공원을 가다]①어떤 곳인가

[해외르포/국제보호지역, 이탈리아 시렌토 국립공원을 가다]①어떤 곳인가
  • 입력 : 2014. 11.20(목)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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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렌토의 협곡 이탈리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시렌토국립공원은 곳곳에 협곡이 분포한다. 이곳에는 생물종다양성과 지질자원이 매우 풍부하다. 협곡 위에는 크고 작은 마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으며 모두 자치제로 운영되고 있다. 마을 자치구에서는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브랜드 전략을 펴고 있다. 이탈리아 시렌토=강경민기자

이탈리아 최대 국립공원… 생물권·지질공원 자원 풍부
고대문명 유적지 곳곳 분포 1998년 세계문화유산 등재

제주는 세계에서 단일지역으로는 최초로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에 오른 국제보호지역이자 명소다.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은 생물권보전지역(2002), 세계자연유산(2007), 세계지질공원(2010)을 지칭한다.

이탈리아 남부의 시렌토 발로 디 디아노 국립공원(Cilento and Vallo di Diano National Park, 이하 시렌토 국립공원)은 생물권보전지역과 세계문화유산, 세계지질공원을 동시에 보유한 3관왕 지역으로 유명하다. 이 곳이 세계자연유산인 제주와 다른 것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점이다.

본보 유네스코 국제보호지역 취재팀은 제주발전연구원 김태윤 박사,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 고정군 박사 등 연구진과 함께 최근 이곳을 찾았다.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에 등재된 제주의 자연과 지질학적 가치, 생태, 문화 등과 관련한 국외 유사 국제보호지역의 관리·활용실태를 비교취재, 제주 국제보호지역의 발전방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제주를 출발, 이곳에 도착하기 까지 꼬박 하루가 걸렸다.

#시렌토 발로 디 디아노 국립공원

시렌토 국립공원은 이탈리아 서남부의 티레니아 해(Terrhenian Sea)에 접해있는 캄파니아 지방(Region of Campania)에 위치하고 있다. 행정구역상의 정확한 위치는 캄파니아 지방 가장 아래쪽에 길쭉한 모양으로 있는 살레르노 주(Province of Salerno)이다. 시렌토 국립공원과 멀지 않은 곳에 나폴리와 소렌토, 그리고 고대 유적지인 폼페이 등 명소가 즐비하다. 시렌토 국립공원 남부 해안은 연간 400만~5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최근 각국의 신혼여행객들로 북적인다. 특히 지중해 올리브 최대 산지로 명성이 높다.

국립공원의 면적은 1810.48㎢(18만1048ha)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국립공원 내에 고대유적이 즐비한 세계문화유산과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이 모두 존재한다.

국립공원은 92.15㎢(9215ha) 해양보호구역과도 연계되어 있다. 국립공원의 가장자리에는 완충지역과 같은 15개의 연속지역(contiguous areas)들이 있다. 시렌토 국립공원 면적은 한라산국립공원 면적(153.332㎢)의 약 12배에 달하는 것이며, 제주도의 면적(1849.3㎢)과 유사하다.

국립공원 내에는 지방자치제(municipality)에 의한 80개의 지방자치구로서 작은 도시(마을)이 있다. 우리나라의 읍, 면정도 크기로, 작게는 마을단위 규모다. 전체 인구는 2007년 기준으로 27만명이다. 가장 작은 소도시는 세라메차나(Serramezzana)로 368명이며, 가장 큰 소도시는 카파초-파에스툼(Capaccio-Paestum)으로 2만1265명이다.

국립공원은 티레니아 해안부터 살레르노와 폴리카스트로(Policastro) 만(gulf), 아펜니모(Apennines) 산맥의 해발 1899m에 이르는 산악지대까지이다. 이 지역에는 특출한 자연경관, 동굴과 작은 만(inlet)이 풍부한 해안, 장관을 이루는 침식된 석회암 대지인 카르스트(karst) 지형, 풍부한 지역 고유식물종이 있다.

#유럽의 유네스코 3관왕

시렌토 국립공원은 1997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Cilento and Vallo di Diano)으로 지정된 후 1998년 세계유산(문화), 2010년 세계지질공원(Parco Nazionale del Cilento e Vallo di Diano)으로 지정됐다. 이로써 세계문화유산을 포함한 유럽의 유네스코 3관왕의 반열에 올랐다. 그리스 레스보스섬에서 열린 2010년 세계지질공원 운영위원회에서는 제주도 세계지질공원도 함께 지정된 인연이 있다.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 고정군 박사는 "시렌토 국립공원 내 생물권보전지역의 식생은 건조한 지중해식 기후에서 볼 수 있는 단단한 잎을 가진 경엽식물중 키가 작은 나무군락인 가리그(garrigue)부터 털가시나무(holm oak) 산림지대, 참나무(oak), 서어나무(hornbeam) 및 오리나무(alder)의 혼효림, 유럽 너도밤나무(beech)의 자연림, 고지대의 초원지대까지 해발고도에 따라 다양하다"고 했다.

지질공원에는 다양한 분야의 지질명소들이 층서적, 지형학적, 구조적, 고환경적, 수리지질학적, 고생물학적 의의를 지니고 있다. 또한 경관적인 또는 고대 광산과 같은 경제상의 가치를 지닌 곳도 지질명소에 포함돼 있다.

세계유산은 국립공원 내에서 번영했던 두 도시인 파에스툼과 벨리아에는 고대 그리스식 신전, 채색벽화무덤, 광장, 공공건물 등 고대 문명 유적지가 잘 보존돼 있어, 역사·문화적 가치와 지속적인 보호 관리의 필요성을 인정받아 등재됐다. 이 세계문화유산의 정식명칭은 '파에스툼과 벨리아 고고유적과 파둘라 수도원을 포함하고 있는 시렌토, 발로 디 디아노 국립공원'이다.

"세계지질공원 등재후 탐방객·국제연계사업 활발"
[시렌토국립공원 관리청]
국립공원내 국제보호지역 통합관리
연구·기획 주도 시렌토 심장부 역할
지역특산품 활용 '슬로푸드' 브랜드


사진 왼쪽부터 안겔로 데 비타 소장, 아니엘로 알로이아 박사

시렌토국립공원 내 동남부 작은 도시에 위치한 관리청은 시렌토의 심장부와 같은 곳이다. 연구실과 관리동이 대부분 지하에 들어서 있으나 창문으로 외부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독특한 구조다. 규모는 제주 세계자연유산센터에 비기지 못하지만 구조 자체가 매우 효율적이고 세계유산, 생물권, 지질자원들이 건물 곳곳에 전시돼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이곳의 방대한 연구인력이다. 전체 70명 정도의 인력 중 35명이 연구인력으로 포진해 있다. 이들 연구자들에게 연구·기획·조정 업무가 맡겨진다. 제주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은 이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취재진이 지난 10일 이곳을 방문했을 때도 각 연구실별로 워크숍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이탈리아 시렌토국립공원 관리청내 연구동에서 전문가들이 워크숍 토론회를 열고 있다. 이 곳에는 연구인력만 30여명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강경민기자

시렌토 국립공원관리청의 최고 책임자인 안겔로 데 비타 소장(디렉터)과 지질공원 책임자인 아니엘로 알로이아 박사가 멀리 제주에서 온 취재진을 반갑게 맞았다. 이들은 제주가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개 타이틀을 모두 보유한 곳이라는 설명에 놀라움을 감추지 않으며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시렌토 국립공원의 핵심지역을 취재하는 장소마다 전문 가이드를 동행시키는 등 각별히 배려하기도 했다.

이들은 "2010년 세계지질공원 등재 이후 외국방문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국제연계사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무화과, 올리브, 포도 등 지역특산품을 활용한 '슬로푸드' 브랜드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했다.

이탈리아 시렌토=강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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