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제주, 희망은 사람이다]최영현 보건복지부 기획조정실장

[더 큰 제주, 희망은 사람이다]최영현 보건복지부 기획조정실장
"공직자는 국민의 공복… 사사로운 이익 앞세우면 안돼요"
  • 입력 : 2015. 01.01(목) 00:00
  • 서울=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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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현 보건복지부 기획조정실장은 환경, 농업 등 제주도가 기반하고 있는 분야는 물론 국제자유도시를 표방하는 제주도 차원에서 외교, 산업, 경제 분야까지 중앙정부와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미현기자

본지는 신년호를 시작으로 '더 큰 제주, 희망은 사람이다'라는 주제의 연중기획을 게재한다. 적은 인구로도 세계를 이끌어가는 유럽의 선진국들처럼, 제주도가 우리나라 인구 1%가 아닌 상위 1%를 꿈꿔보자는 의미다.

더욱이 제주특별자치도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목표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사회 각 분야에서 제주의 역량을 끌어올릴 인재 양성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도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제주 출신 인재들은 제주의 중요한 자산이다. 이러한 자산을 방치하지 않고 제주 발전의 밑거름으로 만드는 것은 온전히 제주의 몫이다. 이들은 또한 중앙과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봐야 할 인재들이기도 하다.

앞으로 연중기획 '더 큰 제주, 희망은 사람이다'에서는 도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각 분야 제주 출신 인사들을 소개한다. 이들이 도외에서 제주의 위상을 어떻게 높여나가고 있는지, 외부인의 시각에서 제주도가 더욱 성장해나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함께 모색해보자는 취지다.

제주 공직자와 중앙 공직자 간 교류 협력 필요
외부 인재에 대한 개방적 문화가 제주발전으로

그 첫 회로 제주 출신 공직자들의 모임인 제공회 제18대 회장을 맡고 있는 최영현(53) 보건복지부 기획조정실장을 소개한다.

"공직을 처음 시작하던 1988년, 1989년도에 농어촌주민, 도시 자영자를 대상으로 지역의료보험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건강보험 가입에 따른 보험료 부담을 우려해 반대하는 의견도 많았지만, 저는 더 이상 돈이 없어서 병원을 이용하지 못하는 국민들은 없겠구나 하는 뿌듯함을 느끼며 일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공직 생활 동안 그가 밑그림을 그린 정책 중에는 식품리콜제도 있다. 지금의 식약처 업무가 된 식품정책을 담당했을 당시의 성과다. 최 실장은 우리나라 국가정책상 최초로 법제처 법제관과 함께 식품에 대한 자율리콜제와 강제 리콜제를 입법화했다. 최 실장은 우리 복지정책의 가장 기본적인 기준이라 할 수 있는 재산의 소득환산제 시행기준을 만들고, 저출산고령사회 대응체계 수립에도 남다른 고뇌와 열정을 쏟았다.

이러한 공직에서의 성과물을 갖고도 국민의 공복으로서 사사로운 이익을 앞세우지 않는다는 신념을 가진 최 실장은 인터뷰에서도 자신을 최대한 낮췄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 개인이 아닌 공직자임을 확인하며 인터뷰를 이어갔다.

제주도 출신으로는 현재 단 두 명에 불과한 최고위직 인사임에도 불구하고, 공직자로서의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공직자는 국민의 공복입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공직을 수행하는 만큼 성실하게 자기의 맡은 바 책임을 이행해야 합니다. 또한 정책을 구상하고 실행할 때는 이 정책은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그리고 이 정책의 재원은 누구한테서 나온 것인지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정책의 집행결과를 항상 되돌아보고 평가하고 개선할 부분은 없는지 자기평가를 하는 것도 공무원이 가져야 할 자세라고 최 실장은 덧붙였다.

최 실장에게는 이제 공직자로서의 삶이 맞춘 옷처럼 딱 들어맞는다. 오랜 시간 공직생활을 해오면서도 힘들었던 기억이 딱히 없을 정도다.

"공직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내에서는 국과장, 장차관이 있고, 조직 밖에서도 전문적으로 자문을 하는 교수, 연구기관 전문가 분들이 있습니다. 항상 전문적인 자문과 부처내 토론을 하면서 합리적인 정책결정과정을 거치면서 큰 어려움 없이 역할을 해온 것 같습니다."

그래도 사무관, 과장 때는 가정보다 일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린다고 최 실장은 털어놨다.

그런 그에게 고향 제주는 어떤 의미로 남아있을까. 제주에서 20년을 살아왔고 서울에서 30년 가까이를 살아온 그는 엄밀히 말해 서울사람이라 해도 아예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여느 제주출신들과 마찬가지로 최 실장에게 제주도는 항상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의 안식처다. 그래서인지 제주와 관련된 업무를 다룰 때면 좀 더 애착이 갈 수 밖에 없다.

"고향에서 올라오는 사업은 지역적인 특성을 더 잘 알기 때문에 그 필요성에 대해서 좀 더 이해도가 높다고 할 수 있죠. 법률에 근거해 공정적 선정 기준에 바탕을 둔다고 하더라도 지역이해도가 반영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 실장은 공직생활을 하면서 제주도의 발전에 공직자들의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생각해왔다. 그 중에서도 더 큰 제주가 되기 위해 사람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에 최 실장도 동의했다. 이를 위해 제주도 공무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외부 전문가 집단과 교류, 협력, 연구를 활성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금의 지방자치제도 하에서는 지역의 재정자립도가 낮기 때문에 지역의 행정이라 하더라도 중앙의 정책과 연결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지방행정이 항상 중앙행정과 연결되며 이에 따라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죠. 중앙공무원과의 교류는 제주도의 경우 더욱 수요가 많습니다. 환경, 어업, 농업 등 제주가 기반하고 있는 분야는 물론 국제자유도시를 표방하는 제주도 차원에서 중요한 분야 즉 외교, 산업, 경제 분야에서 협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교류를 확충해 간다면 제주도의 수요에 맞는 행정의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제주 공무원 사회가 더 개방적일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자체 조직 인력으로만 운영하면, 제3자적 입장의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폐쇄적인 조직으로 운영되기 쉽다는 것.

"중앙부처도 외부 인력을 개방인력으로 많이 받아들이듯이 다른 분야의 지역도 전문가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지금보다 더 활성화하면 더 활성화 할수록 제주 발전에 기여할 것입니다."

[최영현 기획조정실장은 누구]
28년 경력의 보건복지행정의 달인… 제공회 회장도 맡아

최영현 보건복지부 기획조정실장은 공무원 직급 중 장차관급 다음으로 가장 높은 1급 관리관이다. 1985년도에 행정고시(29회)에 합격, 1986년부터 공직에 입문했다.

1988년 보건복지부에 배치, 우리나라 보건복지 정책의 주춧돌을 놓는 역할을 해왔다. 서귀포시 남원읍 출신으로 제주일고, 성균관대 사회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주요 보직으로는 질병관리본부 인천공항검역소장,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관, 장애인정책국장, 대통령실 보건복지비서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을 역임했다. 최 실장은 제주출신 공직자들의 모임 제공회 제18대 회장직도 맡고 있다. 제공회는 현재 가입된 회원만 600여명에 이르는 대표적인 제주 출신들의 모임이다.

가난한 개발도상국가였던 우리나라는 국가 발전과 함께 보건복지정책의 괄목상대한 발전을 이뤄왔다. 보건복지정책도 요람에서 무덤까지 필요한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체제를 갖춰가고 있다. 최 실장은 그 역사를 만들어낸 산증인이다.

최 실장은 28년전 전 공직 생활을 시작할 때 "공직생활 동안 우리나라를 복지국가로 발전하는데 헌신하겠다"고 다짐했었다고 말했다.

그의 다짐대로 우리나라는 명실상부 복지국가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그 초석을 다지는데 기여했다는 것은 그 자신의 보람이자, 제주의 자랑이기도 하다. 최 실장을 비롯해 국가 정책 최일선에서 헌신하고 있는 제주 출신 공직자들을 제주도가 응원해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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