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가 물어야 할 '자원외교의 민낯'

한국사회가 물어야 할 '자원외교의 민낯'
전문가 16명이 쓴 'MB의 비용'
  • 입력 : 2015. 02.27(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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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MB) 자서전 '대통령의 시간'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의 'MB의 비용'이 발간돼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책은 '한국사회가 MB정부에 물어야 할 것이 많다'는 기획의도에서 출발하고 있다. 터무니없이 사라진 국민세금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MB정부가 허공에 흩뿌린 천문학적인 세금에 대해 16명의 전문가가 함께 썼다. 저자들은 문제들을 조목조목 짚으며 그 피해금액을 제시한다. 기업실무 현장출신 학자, 조세재정 전문가, 전 통일부 장관, 토목공학과 교수, 방송사 PD, 시민운동 활동가, 변호사, 과학자, 경영학자, 경제학자 등의 분석이 실려 있다.

MB의 비용은 단지 경제적인 비용에 그치지 않는다. 석유공사의 하베스트 에너지 인수는 자원외교의 적나라한 '민낯'을 가장 잘 보여준다. 다음은 최대 2조원의 손실이 예상되는 이라크 쿠르드 유전개발 사업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던 2008년 2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이라크 쿠르드 유전개발 사업을 따냈다고 홍보했다. 정부는 '패키지형 자원개발 사업의 첫 결실'이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치켜세웠다.

이라크 쿠르드 유전은 이후 탐사과정에서 3639억 원을 투입해 4개 광구를 시추했지만 상업적으로 유효한 유전은 단 한 곳도 발견되지 않았다. 당초 석유공사는 전체 기대매장량을 72억 배럴로 발표했지만 감사원은 3억 3300만 배럴에 불과하다고 정정했다. 그런가 하면 정부는 계약 변경에 따른 위약금으로 1조 2248억 원을 지급한 상태다. 이를 어떤 식으로든 보상받지 못할 경우 유전 개발에 따른 손실은 최대 2조 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

이 외에도 이 책은 '멕시코 볼레오 구리광산 1조 3863억 원' '캐나다 셰일가스 사업 1조 1403억 원' '호주 GLNG 프로젝트 8322억 원' '사비아페루 인수 6569억 원'의 손해를 입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천문학적 '묻지마 투자'가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서 자주개발률이라는 '마법의 단어'가 등장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당시 5% 수준이던 에너지 자주개발률을 임기 내 18%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당시 에너지 공기업들은 묻지마 식 지분투자를 감행했다. 저자들은 "이는 단순히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현재, 그리고 미래에 풀어가야할 숙제"라고 강조한다. 알마.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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