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고 싶다](106)제주민속촌

[그곳에 가고 싶다](106)제주민속촌
옛 제주인들의 생활상 보기
  • 입력 : 2015. 05.01(금) 0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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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민속촌이 제주인이 살아온 모습을 나무로 표현해 온 연목 김경용 작가의 목공예전을 마련했다. 사진은 전시작품 중 하나인 '새끼꼬기'. 사진=제주민속촌 제공

10월 말까지 김경용 목공예전
새끼꼬기·우장·물허벅여인 등
열 다섯가지 이야기로 담아내


제주민속촌이 척박한 환경에서 나고 자란 시선으로 제주인이 살아온 모습을 나무로 표현해온 연목(緣木) 김경용 작가의 목공예전을 마련했다. 옛 제주사람들의 생활상을 조각한 열 다섯가지 이야기를 담은 목공예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다.

이번 전시는 날이 좋으면 밭에 가서 농사일을 하고, 밤이 되어서도 편히 쉬지 못한 채 또 다른 일을 하고 지내던 우리 조상들의 일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자식들을 굶기지 않으려고 쉬지 않고 일하던 아버지를 표현한 작품 '새끼 꼬기'도 그렇다.

지금은 자취를 감췄지만 제주도에서는 30~40년 전까지만 해도 금줄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금줄은 아기를 낳은 집과 토신제를 비롯한 기제사, 마을굿, 혼사 등의 크고 작은 행사뿐만 아니라 간장이나 된장을 담근 장항(장독)에까지 매달아 부정을 막았다. 아기를 낳았을 때 대문에 금줄을 치는 것은 '삿끼(새끼)멘다'고 해 부정한 사람의 출입을 금지했다. 일반인의 출입은 통상 출생 후 이레가 넘어야 이뤄지고, 3일째와 7일째에는 삼승할망상을 차려놔 기원하면서 '일뤳메'라는 쌀밥을 해서 이웃에게 돌리기도 했다('제주민속사전').

금줄은 태어난 아기의 성별에 따라 걸어두는 물건도 달랐다. 아들은 고추를 달고, 딸은 숯·솔가지·백지 등을 달아 삼칠일(21일) 동안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그중에서도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 금줄에 사용되는 새끼줄의 모양새다. 새끼는 왼쪽으로 꼬으는 왼새끼와 오른쪽으로 꼬으는 오른새끼가 있으며, 보통 오른새끼를 사용한다. 그러나 아기를 낳은 집은 왼새끼를 금줄로 이용했다. 악귀가 아기에게 접근하려고 집안에 들어오다 이 왼새끼와 마주치면 절대 풀지 못하고 돌아간다고 해서다. 도깨비와의 씨름에서 이기려면 왼쪽다리를 걸어야 한다는 내용의 우리 전래동화와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새끼는 지금의 밧줄과 노끈 이상으로 널리 사용됐다. 농한기와 비오는 날에는 남정네들이 사랑방에 모여 새끼를 꼬는 것이 일과였을 정도다. 새끼의 종류도 다양해 가는 새끼와 중간 새끼, 굵은 새끼, 동바, 밧줄 등 굵기에 따라 구별했다. 용도도 다양해 짚신의 새끼날에서부터 가마니 포장용, 지붕의 이엉새끼, 지게의 동바, 그 밖의 쇠고삐 등에 널리 쓰였다. 제주도에서도 새끼로 초가지붕을 잇고, 멍석을 만들었으며, 곡식을 담아 운반하는 망텡이(멱서리)와 맷돌 작업할 때 깔개로 쓴 가레방석을 엮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목장에 풀어놓은 소들이 걱정되어 띠(새)로 만든 우장(도롱이)을 쓰고 들로 나가시던 아버지의 모습을 표현한 '우장', 살아 생전 물항굽이 마르면 사람 속도 마른다며 쌀독은 말라도 물항굽을 마르게 하지 말라셨던 어머님을 그리는 작품 '물허벅 여인', 디딜팡에 발딛고 볼일을 보는 모습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돗통시'도 만날 수 있다. 이밖에 '애기구덕'과 '보리클', '남방아 찧는 여인들', '지겟짐', '' 등 옛 제주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들이 오는 10월 31일까지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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