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편집국]경제사슬 끊긴 '참굴비의 섬' 추자도

[찾아가는 편집국]경제사슬 끊긴 '참굴비의 섬' 추자도
국내 최대 참조기 어획지 명성 무색
  • 입력 : 2015. 05.11(월) 00:00
  • 강봄 기자 spri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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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대 참조기 어획지였던 추자도의 수협은 낙후된 기반시설과 부족한 인력 문제 등으로 조합원들이 기반시설이 좋은 한림수협으로 뱃길을 돌리는 바람에 위판실적이 크게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추자도수협 전경. 강희만기자

수협 2011년 이후 위판고 급감… 작년 48억 불과
추자 선적 유자망들 기반 좋은 한림수협으로 발길
제주시수협 위판고는 10년만에 추자도수협 앞질러

추자도는 우리나라 최대의 참조기 어획지다.

추자도수협은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참조기 덕분에 한 때 호황을 누렸지만, 지금은 초라하기 그지 없다. 낙후된 기반시설과 부족한 인력 문제 등으로 상당수의 조합원들이 등을 돌린 탓이다.

추자도수협, 한림수협, 제주시수협으로부터 최근 10년(한림수협은 9년) 간 참조기 위판 실적 및 총 위판 실적 자료를 받아 분석했다

▶영광은 옛 말, 내리막길 걷는 추자도수협=최근 10년 간 참조기 위판 실적을 살펴보면 2012년을 기점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2005년 112억100만원(1809톤), 2006년 111억8900만원(2225톤), 2007년 152억300만원(2868톤), 2008년 91억7400만원(2209톤), 2009년 147억1300만원(2361톤), 2010년 143억5700만원(1947톤), 2011년 174억5000만원(2442톤) 등 2008년을 제외하고 해마다 세 자릿 수를 유지했다. 하지만 2012년 68억6700만원(1027톤)으로 두 자릿 수에 그치더니 2013년 86억900만원(1225톤), 2014년에는 겨우 48억6600만원(579톤)에 불과했다.

총 위판실적 또한 한때 200억원까지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70억원에 그쳤다. 2005년 135억1300만원, 2006년 128억9400만원, 2007년 170억2900만원, 2008년 121억5100만원, 2009년 179억400만원, 2010년 175억6700만원, 2011년 201억3600만원, 2012년 93억1400만원, 2013년 110억1600만원, 2014년 69억2100만원으로 나타났다.

▶한림수협으로 뱃길 돌리는 추자 어선들=이에 반해 한림수협은 참조기 어획지인 추자도수협을 훌쩍 넘어선 지 오래다. 한림수협도 2012년 이후 위판고가 주춤한 상태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추자도수협에 비해 무려 8배 가까이 높다.

최근 9년 간 참조기 위판실적을 보면 2006년 223억7000만원(7595톤), 2007년 246억3400만원(5517톤), 2008년 263억8900만원(6413톤), 2009년 349억9000만원(6564톤), 2010년 371억1600만원(5166톤), 2011년 622억8000만원(8929톤), 2012년 386억4900만원(6049톤), 2013년 471억8400만원(6963톤), 2014년에는 386억2800만원(4952톤)의 실적을 올렸다.

한림수협 총 위판 실적은 2006년 663억7300만원, 2007년 714억7400만원, 2008년 851억8500만원, 2009년 994억700만원이었으며, 2010년에는 1024억6700만원을 기록해 1000억원대를 넘어섰다. 이후 2011년 1336억9900만원, 2012년 1143억1500만원, 2013년 1238억3400만원, 2014년 1151억7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제주시수협, 10년 전 200만원→작년 78억원=제주시수협의 경우 2005년 수백만원에 그쳤던 참조기 위판고가 2006년 이후 급격히 늘었다. 2011년 이후에는 수십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최근 10년 간 위판 실적에 따르면 2005년 참조기 위판 실적은 겨우 201만원(0.4톤)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6년 7억5800만원(144톤)으로 급증한 이후 2007년 15억6200만원(277톤), 2008년 9억3800만원(256톤), 2009년 9억2500만원(150톤), 2010년 5억9900만원(57톤)에 이르렀다.

특히 2011년에는 전년도보다 무려 40억원이 많은 45억9000만원(525톤)을 기록했으며, 2012년 44억9600만원(519톤), 2013년 58억3400만원(684톤) 등 2007년 이후 3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더구나 2014년에는 오히려 추자도수협을 앞질러 위판고가 78억6700만원(664톤)에 달했다. 이는 지난 한해 추자도수협의 총 위판 실적(69억원)보다 많은 수치다.

총 위판 실적은 2005년 221억4500만원, 2006년 206억900만원, 2007년 252억3600만원, 2008년 323억6200만원, 2009년 318억4200만원, 2010년 258억4100만원, 2011년 389억9600만원, 2012년 380억4900만원, 2013년 438억7500만원, 2014년 466억600만원에 달했다.

제주시수협 관계자는 "2006년을 기점으로 추자도 선적 어선들이 제주시수협을 많이 이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강봄 기자 spring@ihalla.com

[추자도 참굴비·섬체험 특구 지정 6년, 그러나…]
후속조치 미흡에 아직도 '계획 중'
참굴비 가공공장 완공에 그쳐


추자도가 '참굴비·섬체험 특구'화 된 지 6년이 흘렀음에도 후속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추자도는 2009년 5월 1일 정부로부터 '제주 추자도 참굴비·섬체험 특구'로 지정됐다.

특구 지정으로 추자도 참굴비는 정부가 선정한 참굴비 특구 제품이라는 표기가 가능, 국민적 인지도 및 브랜드 파워 상승이 예상됐다. 또 1차 산업(참조기 어업), 2차 산업(참굴비 가공), 3차 산업(섬체험 관광) 간 상호 발전을 통해 생산 유발 742억원, 부가가치 유발 437억원에 이르는 파급 효과를 거두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다.

상추자 전경. 강희만기자

이와 함께 상추자에는 참굴비 유통판매센터와 참굴비 먹거리 지구, 외국인 선원 복지센터가, 하추자에는 참굴비 가공공장과 휴양숙박 시설, 휴양 마리나 시설 등이 들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지금까지 제대로 이뤄진 것은 참굴비 가공공장 등에 불과하다. 휴양숙박 시설 조성은 매우 미흡한 실정이고, 참굴비 유통판매센터와 휴양 마리나 시설 및 참굴비 먹거리 지구는 아직까지 '계획 중'이다.

이처럼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관련 인프라 구축 사업이 좀처럼 진척을 보이지 않자 섬체험 관광도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다. 여행사와 숙박시설 등이 연계해 관광 패키지 상품을 개발하려 해도 제대로 된 기반 시설이 들어서지 못한 탓이다.

국비 5억원을 들여 시설될 예정이던 외국인 선원 복지센터의 경우 관리 주체를 놓고 추자도수협과 행정기관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흐지부지 됐다.

추자면 관계자는 "특구로 지정됐지만 운영 및 참여도가 저조해 체감하기 어렵고, 기반시설의 경우 투자 대비 나아진 게 없다"며 "당장 기반시설이 들어선다 해도 유자망 어선과 인구가 다시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참굴비축제를 찾는 방문객도 초기 이후 정체된 상태"라면서 "전국을 대상으로 홍보하려 해도 예산 문제 등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강봄 기자 spring@ihalla.com

[인터뷰]이기범 추자도 주민자치위원장
"대형여객선 시급… 출항시간 조정도"

수협·어선주의 인식개선 요구

이기범 주민자치위원장

"추자가 왜 이렇게 됐나. 하루가 다르게 인구가 줄고 경제가 악화되고 있다. 제주는 날이 갈수록 내·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고 인구가 늘고 땅값이 하늘로 치솟는데 추자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이기범 추자도 주민자치위원장의 말은 추자의 위태로운 현주소를 고스란히 전했다.

이 위원장은 "관광인프라가 적고 찾아오는 섬이라고 하기에는 스스로 자본과 정보가 모자라서 여러가지 난제"라며 "제주도가 사회복지나 산업에 있어서 직접 투자를 통해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대안을 강구하고 행정에서의 선투자를 통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추자경제 활성화를 뒷받침 할 여객선 문제와 맞물린 관광객 유입과 택배 처리난을 거론했다.

"경제 위축의 한 요인은 여객선 문제다. 현재 220톤급 핑크돌핀호로서는 한계가 있다. 올해 4월말 수리를 마치고 5월초 투입할 예정이던 2800톤급 대형 여객선의 취항이 미뤄지면서 추자경제의 발목이 잡혔다. 도청과 선사측 당사자를 만나서 건의도 했다. 하지만 선사측은 여객이 아닌 화물 위주로 배시간을 수익구조로 몰아가며 주민의 피해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택배 물량의 유통난이 우려된다. 현재 오후 1시 제주 도착도 늦어서 문제인데 오후 2시에 물건을 받는다면 전체적인 유통망이 붕괴될 우려가 있다. 굴비특구라지만 경쟁력 차원에서 의미가 없어진다. 차일피일 여객선 투입이 늦춰지고 있는데 다른 배를 빌려 투입해도 충분히 수익구조가 나는 데도 선사측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

그는 침체된 추자도의 경제에 대해 걱정했다.

"섬특구 개발계획에 의해 수십억의 재원을 투자했지만 수협도 최근 추자경제의 사이클에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안다. 가공공장의 경우는 연간 설날과 추석 등에 중점적으로 가동될 뿐 평상시에는 가동이 중단되고 있고 수돗세는 물론 전기세, 감가상각비를 고려해야 하는 실정이다. 추자수협과 공생하는 유자망 어선주의 고향에 대한 인식이 낮아진 것도 문제다. 이들의 의식구조 변화와 수협 나름대로 이들의 위판을 유도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주민 스스로의 노력과 관광 및 특산품 개발도 시급하다."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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