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재선충병 확산 막자](2)스페인 방제전략(상)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막자](2)스페인 방제전략(상)
고사목 단 한그루였지만… 발빠른 초기대응 운명 갈랐다
  • 입력 : 2015. 10.14(수) 00:00
  •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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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인접국가인 포르투갈에서 재선충병이 발견된 직후 자국 산림에 대한 예찰활동에 나서게 된다. 지난 2008년 포르투갈 국경 인근에서 말라죽은 1그루의 고사목이 발견되자 스페인 정부는 이를 곧바로 퇴치한데 이어 국가차원의 예찰과 관리시스템을 가동하게 된다. 스페인은 재선충 발견이 우려되는 위험지역 6000곳을 선정해 예찰을 강화하면서 재선충 확산방지에 노력하고 있다. 사진은 2008년 11월 카세레스 지방 엑스트라마두라에서 발견된 고사목 1그루. 스페인에서의 소나무재선충병 최초 피해였다. 사진=스페인 산림정책원 제공

인접국가인 포르투갈서 재선충 발견
곧바로 예찰돌입 고사목 1그루 퇴치
1999년 국가 차원 관리시스템 가동
위험지역 예찰 포인트 6000곳 달해

유럽에서도 소나무재선충병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해 유럽연합(EU)차원에서 체계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먼저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한 지역은 포르투갈이다. 지난 1999년 처음으로 재선충이 발견됐다. 현재 포르투갈의 경우 재선충병이 너무나 확산된 상황이기 때문에 구제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피해범위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방제전략을 짜고 있다. 하지만 기타 유럽국가의 경우에는 재선충에 대한 조기예찰과 완전방제를 목표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제주의 경우 이미 현 상황은 포르투갈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이 확산될 만큼 확산돼 완전구제가 어려운 지역에선 포루투갈의 방제전략을, 한라산국립공원같은 조기예찰에 따른 확인과 완전방제는 스페인의 전략과 비교해 볼 만하다.

스페인에서는 2008년 11월 카세레스 지방 엑스트라마두라에서 잎이 말라 죽은 고사목 단 한그루가 발견됐다. 스페인에서의 소나무재선충병 최초 피해였다.

포르투갈 국경과 20km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스페인 정부에서는 포르투갈에서 가져온 오염된 목재가 이 지역 공장에서 작업중 이 지역 소나무로 매개충이 옮겨가면서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산림과 벗어난 지역이었지만, 그 인근에 목재를 쌓아놓은 흔적이 발견됐다. 이 피해는 유럽지역에서 포르투갈을 벗어난 최초의 재선충 피해이기도 했다.

스페인 정부는 포르투갈에서 처음으로 재선충병 발생이 보고된 1999년 사태의 심각성을 간파하고 본격적인 예찰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스페인 정부가 2008년 발견된 재선충병 피해 소나무로부터 반경 3km의 소나무를 모두 제거한 모습.

스페인에서는 EU의 지침에 따라 'PNC(Plan National Contingency)'라는 소나무재선충병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국가별로 자국의 상황에 맞도록 작성하는데, 전체적인 관리범위에 대한 규정이다. 예찰에서부터 적발과 퇴치 단계로 돼 있다. 우리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방제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재선충병을 발견했을 때는 'PA'라는 액션플랜도 마련돼 시행하고 있다.

일단 스페인 정부의 PNC에는 전체 산림을 세 곳으로 나누고 있다. 가장 재선충병 감염 위험도가 크다고 생각하는 포르투갈 국경과 내부 20km 지점까지를 '하이리스크(Highrisk)' 지역로 정했는데, 이 지역에는 4㎢ 단위로 구분해 상시 정밀 예찰프로그램이 가동중이다. 4㎢ 중심에는 검사 포인트가 있는데, 사람이 직접 일일이 가서 위험요소가 있을 수 있는 나무들을 찾아 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단 예찰을 할 때 항공예찰을 통해 발생 추정 지점을 확인한 뒤에 인력을 투입해 다시 조사에 나서는 것과 달리 스페인에서는 사람이 먼저 감시망을 통한 기본 예찰을 진행한 뒤 문제가 발견되면 항공예찰을 실시하고 있었다. 이 4㎢ 단위마다 관찰포인트가 있는데, 하이리스크 에이리어에는 6000개의 포인트가 운영중이다.

20~100km 지역에는 미디엄리스크 지역으로 감시포인트가 16㎢ 단위로, 기타 지역은 64㎢ 단위로 감시포인트가 운영중이다. 스페인에는 700만ha의 소나무 산림을 가지고 있는데, 전체 산림 1400~1500만ha의 50%에 달한다. 사실상 전체 소나무림에 대한 예찰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이 예찰프로그램을 자국도 아닌 포르투갈에서 재선충병이 발생한 1999년부터 가동에 들어간 것이다.

스페인 정부는 해당 지역에서 한 그루의 재선충병 피해 소나무를 발견하자 그 인근 지역을 집중관리지역으로 선정했다.

감염목으로부터 반경 20km 지역을 관리지역으로 정하고,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장비와 인력, 항공기 등을 통해 혹시나 재선충병이 확산됐는지 철저한 예찰에 나섰다.

그리고 해당 감염목으로부터 반경 3km의 소나무를 모두 제거했다. 당시에는 재선충에 대한 심도있는 조사연구가 진행되지 못한 터였기에 EU가 정한 규정을 그대로 따랐다.

20km 내에 있는 소나무의 경우 일년에 3~4회 집중검사를 진행, 위험요소가 조금이라도 있다고 판단되면 제거했다.

"언론통해 방제상황 시민에 투명하게 공개"

스페인 산림정책원 제라도 산체스 박사
고사목 발견즉시 특별응급팀 설치 운영
방제관련 공무원 대상 교육과 시험 진행


소나무재선충병과 관련한 국가차원의 관리프로그램인 'PNC(Plan National Contingency)', 실행계획인 'PA(Plan Aciton)', 기타 세부 규정 등은 EU의 지침이 기본이 된다.

각 국가에서는 자국의 상황에 맞는 PNC를 작성한다. 스페인의 경우 전국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감시와 즉각적인 방제(퇴치와 소각)에 중점을 두고 있다. 북유럽의 경우 다른 곳으로부터의 차단에 중점을 두고 있다.

재선충병에 감염된 고사목이 발견되면 순식간에 특별응급팀이 설치된다. 실행해야 되는 모든 안건들을 이 팀이 작성하고 분배한다. 중앙정부 관리자와 지자체 관리자들이 팀에 합류하게 된다. 그리고 2차 계획에서 세부적인 사항들도 다루게 된다.

모든 EU 국가들이 1년에 한번씩 피해 발생지에 대한 관리를 어떻게, 어떤 범위로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규정을 정하고 프로그램을 작성한 뒤 EU에 보낸다.

산체스 박사가 공동취재단에게 스페인의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액션플랜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언론에 공개하는 것이다. 소나무재선충병이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시민들에게 어떻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홍보하는 것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별응급팀에서 한 사람을 대변인으로 선정해 언론이나 시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매체들에 필요한 사항을 알려준다.

이와 함께 PNC에서는 인력교육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방제 관련 공무원을 비롯해 방제작업에 참여하는 이들은 특정 교육과 시험들을 테스트 해야만 된다. 생물학적인 재선충 분야 이해와 피해에 대한 연구, 퇴치 프로그램 등 전 분야에 대한 교육이 이뤄진다.

이 계획들은 해마다 업데이트 되고 있다. 중앙정부의 PNC나 지자체의 PA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모든 이들이 접할 수 있다.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현재 중앙정부 웹사이트가 스페인어만 돼 있는데, 조만간 영어로도 오픈할 예정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최태경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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