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포커스]조릿대 확산…한라산 생태계 보존·관리 시험대-(상)현장설명·토론회

[한라포커스]조릿대 확산…한라산 생태계 보존·관리 시험대-(상)현장설명·토론회
"국제보호지역 생태계 관리모델 구축할 때"
  • 입력 : 2016. 02.15(월)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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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서 한라산 청정자문단과 환경단체,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제주도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라산 조릿대 제거 및 구상나무 복원 현장설명회가 열렸다.

도·산림과학원·청정자문단·시민단체 등 대거 참석
"단기·중장기 대안 검토… 과학적 접근·공감대 필요"
벌채·방목 등 장단점 분석… "심화 연구" 한 목소리


한라산의 생물종 다양성을 위협하고 있는 조릿대 확산을 계기로 한라산 생태계 보존·관리가 시험대에 올랐다. 세계자연유산,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 람사르습지 등 대표적 국제보호지역으로 인정받은 세계 유일의 공간인 한라산 관리에 분수령을 맞은 것이다. 한라일보는 올해 특별기획 '제주의 자존, 한라산을 말하다'를 주제로 취재진과 전문가들이 공동 참여하는 특별취재팀을 꾸려 가동중이다. 우선 조릿대 문제를 3회에 걸쳐 긴급 진단한다.

지난 13일 오전 한라산국립공원 어리목 탐방안내소에서는 조릿대 관리와 구상나무 복원을 주제로 한라산 생태계 관리대책 마련을 위한 설명회와 토론의 장이 열렸다.

설명·토론회에는 권영수 제주도행정부지사, 김방훈 정무부지사, 김헌 정책보좌관실장, 김찬수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장, 김창조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장, 강만생 한라산국립공원 청정자문위원장을 비롯한 위원 및 지역 시민단체, 언론 등이 설명·토론회 공간을 가득 메울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각계 전문가들은 조릿대 관리를 위한 단기적인 계획과 함께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특히 유네스코 국제보호지역에 걸맞는 한라산 생태계 관리모델을 구축할 때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조릿대 관리 등에 대한 명쾌한 해법이 제시되지 않아 앞으로 이 문제가 한라산 생태계 관리에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날 설명회와 토론회는 지난해 12월 제114차 국립공원위원회 회의 후 환경부가 제주도에 내려보낸 공문을 통해 "한라산이 조릿대 공원화하고 있어 국립공원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2월 4일자 1·3면)한 이후 해법을 찾고자 마련됐다.

김현철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 박사는 5년간의 조릿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벌채와 말 방목을 중심으로 한 관리방안의 장단점을 발표했다.

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은 강만생 위원장은 "한라산 조릿대 관리를 위해 단기적인 처방과 더불어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원학 한라산국립공원 청정자문위원은 조릿대 관리와 제거의 이유를 명확히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김찬수 소장은 "제주 조릿대 관리의 필요성은 일부 인정하지만 그 이전에 보다 심화된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라산 조릿대 제거 및 구상나무 복원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제주도 및 환경단체 관계자 등이 조릿대 생태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강경민기자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는 "식물종 다양성 보호를 위해 조릿대의 문제는 심각하지만 '제거'가 아닌 '관리'의 차원으로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배 (사)제주자연학교 교장은 "조릿대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방법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며 "관리방법에 대한 전반적인 윤곽을 그리고 도민사회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범훈 자문위원은 "조릿대가 고지대쪽으로 확산돼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막는 방어선의 구축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학술적 연구와 함께 실천적 대안을 병행해 중·장기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문필 자문위원은 "조릿대를 제거 등을 통해 관리한다면 이에 대한 도민사회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시영 자문위원은 "이번 한라산 국립공원 제외 논란은 관리가 지속적으로 잘 됐느냐는 정부의 물음"이라며 "제주도 당국도 새롭게 인식을 전환해 종합적인 관리에 대해 새로운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방훈 정무부지사는 "다양한 이야기를 수렴하고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찾는 등 도정에서 관심을 갖고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권영수 행정부지사는 "구상나무림 보존에 대한 도민사회의 공감대는 이미 형성돼 있는 것 같다"며 "세계인의 한라산이 되도록 고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양보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한라산은 국립공원을 넘어 세계인의 공원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이러한 전환기를 맞아 행정당국 역시 세계적인 차원에서 보전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라산 특별취재팀=강시영 선임기자·강경민·김지은·김희동천·채해원·강경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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