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속속 세워지는 집들, 득일까 실일까

[편집국 25시]속속 세워지는 집들, 득일까 실일까
  • 입력 : 2016. 09.08(목) 00:00
  • 채해원 기자 seaw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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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을 포기한 젊은 세대들이 혹할만한 소식들이 잦았다. 지인들은 교통의 요지인 도남동 시민복지타운에 공공임대주택 1200세대를 건설할 예정이라는 말을 가장 반가워했다. "금싸라기 땅에 청년, 신혼부부, 다자녀가족이 최저 월 10만원에 거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원희룡 도지사의 말에 도민들의 기대감은 더 높아졌다. 어제는 첨단과학단지 내 805세대 규모의 공공임대주택이 들어선다는 계획도 발표됐다. 게다가 올 하반기 제주지역 집값 상승률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월급 대부분을 거주비로 지출하는 직장인 등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희소식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과연 집값이 내려갈까' 하는 데는 의문이 남는다. 제주대 정수연 교수는 수요는 대규모 아파트단지에 몰려 있는데 공급은 임대주택 공급만 이뤄진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정 교수는 임대주택 공급만으로는 집값을 잡는 데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어제 발표된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인구증가율을 보이는 세종 시내엔 10집 중 2집이 빈집이라고 한다. 올 상반기에만 3만명의 인구가 유입됐지만 주택 건립 속도가 인구 유입 속도보다 빨라 집이 남아돌고 있는 것이다. 제주가 세종시와 다르리라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

대규모 공공임대 주택이 들어서고 있지만 제주도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믿음은 없고, 빠른 인구증가세도 집이 남아돌 가능성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대규모 주택 건설공사가 진행된다고 하는데 어떤 데이터를 근거로 주택규모가 정해졌는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집값을 핑계로 무턱대고 주택을 짓기만 할 것이 아니라 시장을 분석하고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제대로 된 부동산 정책 없이는 집값을 잡기는커녕 빈집을 양산할지 모른다.

<채해원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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