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포커스]소화불량 걸린 제주주택시장 (2)공급과잉 후폭풍 어디로

[한라포커스]소화불량 걸린 제주주택시장 (2)공급과잉 후폭풍 어디로
'미분양' 느는데다 '건축중인 집'도 줄줄이
2015~16년 2년간 착공주택 3만5000호로 준공물량 대기중
  • 입력 : 2017. 06.14(수) 17:44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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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가구원수 2.61명 감안할 때 2년간 인구 증가수보다 많아
전문가들 "미분양 증가 따른 부작용 앞으로가 더 심각할 수도"

제주지역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우려되는 이유는 계속 증가하는 미분양에다 앞으로 시장에 공급될 '짓는 집'이 함께 늘어난다는 점이다. 주택경기가 한창 좋을 때 너도나도 집짓기에 나섰는데, 집이 완공될 시점이 되고 보니 수요가 전같지 않아 주인을 기다리는 빈집이 생겨나는 상황에 맞닥뜨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단지형 아파트 등 선호도가 높은 주택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주택 수요 대비 공급 초과라고 보고 있다. 통계청의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도내 주택은 19만5000호로 5년 전보다 20.8%(3만4000호) 증가해 전국 증가율(11.0%)의 갑절 수준으로 전국 최고 증가율을 나타냈다.

 4월말 기준 도내 미분양주택 914호는 주택법상 지자체에 사업계획승인을 받아야 하는 3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에 한해 파악된 물량이다. 복잡한 사업계획승인 절차없이 건축허가만 받으면 돼 사업추진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30세대 미만의 소규모주택 건설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졌음을 감안할 때 실제 미분양주택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게다가 앞으로도 당분간은 미분양이 이어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택 인·허가와 착공, 준공 물량이 작년까지 대거 쏟아졌기 때문이다.

 2015년 한해 도내 주택건설 인·허가 건수는 1만8690호로 전년보다 112.3% 증가했다. 주택 착공은 46.4% 늘어난 1만4911호로 집계됐다. 공동주택 분양승인은 4153로로 92.0%, 주택 준공은 1만229호로 70.5% 증가했다.

 2016년 주택시장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최고 호황기였다. 인·허가는 전년보다 15.5% 증가한 2만1596호에 달했고, 착공은 34.5% 늘어난 2만60호를 기록한다. 공동주택분양승인은 5339호로 28.6%, 준공은 1만3879호로 35.7% 증가했다. 2년동안 4만286호의 주택이 인·허가를 받은 가운데 3만4971호가 착공했고, 2만4108호가 준공했다.

 도내 주민등록인구는 2014년 62만1550명에서 2015년 64만1355명, 2016년 66만1190명으로 2년동안 3만9640명 증가했다. 2015년 도내 평균 가구원수는 2.61명이다. 단순하게 2년동안 늘어난 인구를 평균 가구원수로 나누면 필요한 주택은 1만5187호라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빠른 핵가족화로 전체가구의 26.5%가 1인가구이고, 투자를 목적으로 한 도민과 외지인의 주택 구입이나 좀 더 집을 넓혀가려는 수요, 결혼 등으로 인한 분가, 낡은 주택의 멸실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주택공급량이 인구 증가세를 앞서고 있다는 것이 여론이 높다.

 주택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다 수도권보다 비싼 집값이란 오명(?)에 따른 거래절벽 탓인지 올들어선 주택경기가 확 가라앉은 모습이다. 4월까지 이뤄진 주택 인·허가는 5285호로 작년 같은기간보다 15.1% 줄었고, 착공도 4566호로 39.6% 감소했다. 제주시 지역에서만 올해 인허가를 받아놓고 착공을 연기한 공동주택이 4월까지 12건으로 확인됐다. 불확실한 주택경기의 영향이다. 인·허가와 착공 주택이 줄어든 반면 준공주택은 32.4% 증가한 6072호로 집계됐다. 작년 한해 착공한 주택이 5년 평균(2011~2015년-1만245호)보다 95.8% 많은 물량이어서 앞으로도 당분간 준공 주택은 늘어날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제주대학교 김태일 교수는 "주택 재고가 늘어난다는 것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서 비롯된다"며 "제주지역 집값 거품이 워낙 심한데다 앞으로 시장에 쏟아질 주택들이 대기중인 상황이어서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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