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의료데이터 바탕 치료법 권고딥러닝 기술·질병예측 인공지능도최종적 실행 판단은 인간의사의 몫
최국명 교수
2012년 실리콘 밸리의 유명 벤처투자가인 비노드 코슬라(Vinod khosla)가 "미래에는 의사의 대부분의 역할이 잘 만들어진 컴퓨터 알고리즘(Dr.A)에 의해 대리 수행돼 상위 20% 정도의 의사들만 살아남고 그저 그런 실력을 가진 80%의 의사들은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수도 있다"고 공개석상에서 주장한 이후 격렬한 논쟁을 유발했다. 과연 의사는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있을까?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다. 하지만 지난 몇 년의 짧은 기간 인공지능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이제는 인공지능에 의해 미래의 의료와 의사의 역할이 어떤 식으로든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는 주장 자체에는 의료계 내부에서도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최국명 교수의 도움으로 인공지능(AI) 발달에 따른 의사의 역할 변화 등에 대해 알아본다.
인공지능 의사 '왓슨' 스토리를 소개한 Y스페셜. 한국 최초로 길병원이 2017년 말 미국 IBM사의 인공지능 '왓슨 포 온콜로지'를 실제 의료현장에 활용한 'IBM 왓슨 인공지능 암센터'를 개설한 가운데 Y스페셜이 왓슨을 소개하는 영상을 담아냈다.
의료인공지능은 세 가지 정도의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한다.
우선 복잡한 의료데이터를 분석해 의학적 통찰력을 도출하는 인공지능과 이미지로 나타낼 수 있는 의료데이터를 분석 및 판독하는 인공지능, 연속적인 의료데이터를 모니터링해 질병을 예측 및 예방하는 인공지능 등이다.
첫 번째 인공지능의 사례로는 바로 IBM의 왓슨(Watson)이다. 환자의 진료기록과 의료데이터를 바탕으로 가능한 치료법을 권고해 주는 것이 왓슨 포 온콜로지의 기능이다. '왓슨'은 그동안 학습한 많은 양의 의학 및 임상데이터, 연구결과, 환자 개인의 정보 등을 이용해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의사에게 권했다. 의사는 이 권고안을 참고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면 된다.
두 번째 유형의 개발에는 인공지능의 활황기를 이끌고 있는 근본기술인 딥러닝(deep learning)이라는 기술이 활용된다. 유방암과 폐암의 엑스레이 판독, 소아에서의 골연령 측정 등에 사용되는 영상의학과 관련 인공지능을 포함해 ▷당뇨합병증을 진단하는 안과 인공지능 ▷피부병변사진의 판독에 피부과 전문의 보다 나은 실력을 보인 피부과 인공지능 ▷병리데이터의 판독효율성, 일관성,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병리과의 다양한 영역에서 이미지 인식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되고 있는 것 등이다.
마지막 유형으로는 바로 생체신호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해 질병을 예측 및 예방하는 인공지능이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패혈증을 미리 예상하며, 원격 혈당관리를 하거나 부정맥, 심정지와 같은 심혈관계질환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예측하는 인공지능 등을 들 수 있다.
이렇듯 인공지능의 대표적인 활용분야가 바로 의료이다. 아직은 초기단계이지만 이미 의료현장에서 인공지능은 활용되고 있다. IT발전에 따른 미래 의료는 의료현장과 병원 시스템은 물론 의사의 역할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고 미래 의료에서 인공지능이 차지하는 비중은 향후 더 커질 것이다.
이러한 시기에 의사의 역할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 때문에 사라지는 역할, 새롭게 생겨나는 역할, 여전히 유지되는 역할이 있을 수 있다. 각 학과와 세부전공별로 이 세 가지 역할을 잘 구분하고 사라질 역할보다는 앞으로도 유지될 역할과 새롭게 생겨날 역할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게 전문의들의 공통된 견해다. 전통적으로 의료는 기술의 발전에 영향을 많이 받으며 변화해온 분야이다. 다만 인공지능의 영향은 지금까지의 기술발달과는 달리 좀 더 폭넓고도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그 변화의 속도와 규모가 예전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끝까지 인간의 몫으로 남을 인간의 고유한 역할, 그리고 인공지능의 활용으로 새롭게 생겨날 역할이 무엇일지 고민해야 한다고 의학계에서는 입을 모으고 있다.
인공지능이 특정한 의료분야에서 인간과 비슷하거나 더 정확해지는 수준으로 발전한다고 할지라도 인공지능이 내놓은 치료법들 중에 무엇을 실행할지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인간의사의 몫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직관에 의한 의사결정이 아니라 정량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나 근거에 기반해 논리적이고 단계적으로 내려지는 의사 결정 과정이라면 기본적으로 알고리즘화가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의료에서 이러한 부분을 제외하고 남는 부분은 무엇일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는게 최근 의학계의 정설이다.
미래의 의사는 단순 처방업무 대신 컴퓨터가 처리한 데이터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는 의사결정권자의 역할과 함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등 창의적인 업무나 환자와 소통하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역시 인공지능을 진료에 활용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진료하는 법에 대한 원칙이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고 의사는 이를 새롭게 배워야 할 수도 있다. 또 기존의 진료 및 판독 프로세서에 자연스럽게 인공지능을 녹여내는 것도 관건이다. 인공지능의 정확성, 안전성, 임상적 효용이 충분하게 증명됐다면 이를 임상에 더욱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의사와 환자 병원 모두 그 효용의 혜택을 받는 것이 더욱 현명하다는 얘기다.
최국명 교수는 "의사는 환자의 개인의료정보를 분석하고 여러 가지 검사 결과를 종합하는 시간을 절약해 환자를 돌보는 등 본질적이고 중요한 활동에 주력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미래가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의료계에서 이러한 변화를 선도적으로 받아들이고 그 변화를 주도하는 주체가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건강 Tip] 겨울철 건강을 위한 영양식단
추운 계절이다. 몸을 녹여주는 따뜻한 국물요리와 추위에 대비해 면역력을 보강할 수 있는 식재료를 이용해 식단을 구성해보자. 굴, 홍합, 꼬막, 무, 단호박, 연근, 귤, 유자, 말린 나물 등 겨울 제철식품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추운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추천되는 식재료들이다.
▶홍합두부조림
▷재료(4인분 기준)=두부 480g, 대파 8g, 양파 40g, 홍합 160g, 소금 약간, 참깨 약간
▷양념간장=간장 20g, 고춧가루16g, 다진마늘 16g, 후춧가루 약간, 물엿 20g, 물 20g
▷만드는 법
① 두부는 3x4x1㎝ 크기로 썬다. ② 대파는 어슷썰기하고, 양파는 채썬다. ③ 끓는 물에 홍합과 소금을 넣고 5분정도 데친다. ④ 분량의 재료를 섞어서 양념간장을 만든다. ⑤ 준비한 두부, 홍합과 2/3정도의 양념간장을 냄비에 넣고 뚜껑을 덮어 중불에 15분 정도 끓인다. ⑥ 홍합 껍질이 벌어지면 대파와 양파, 남은 양념간장(1/3)을 넣고 10분 정도 더 조린 후 참깨를 뿌려 마무리한다.
▶시래기버섯잡채
▷재료(4인분 기준)=시래기 80g, 참기름 4g, 간장 4g, 설탕 2g, 양파 40g, 당근 20g, 애느타리버섯 40g, 당면 120g, 식용유 20g, 참깨 4g
▷양념=다진마늘 12g, 간장 40g, 설탕 20g, 참기름 8g, 후춧가루 2g
▷만드는 법
① 시래기는 물에 불린 후 끓는 물에 1시간 정도 삶아 4cm 길이로 썰어 참기름, 간장, 설탕을 넣고 버무린다. ② 양파와 당근은 채썰고, 애느타리버섯은 먹기 좋은 크기로 찢는다. ③ 당면은 끓는 물에 10분 정도 삶아 건져둔다. ④ 식용유를 두른 팬에 양파, 당근, 애느타리버섯과 시래기를 각각 볶는다. ⑤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을 만든다. ⑥ 팬에 당면과 양념을 넣고 간이 배도록 2분정도 볶다가 양파, 당근, 애느타리버섯, 시래기를 넣어 한 번 더 볶아낸 후 참깨를 뿌려 내놓는다.
▶ 유채감귤샐러드
▷재료(4인분 기준)=유채 60g, 오이 20g, 당근 20g, 양배추 80g, 감귤 60g
▷오리엔탈드레싱=간장 40g, 올리브유 2g, 식초 2g, 설탕(혹은 물엿) 2g, 참깨 8g
▷만드는 법
① 유채는 3~4㎝ 길이로 썰고, 오이, 당근, 양배추는 채썬다. ② 감귤은 껍질을 제거하고 과육을 조각으로 나눈다. ③ 분량의 재료를 섞어 오리엔탈드레싱을 만든다. ④ 유채, 오이, 당근, 양배추를 오리엔탈드레싱으로 버무린 후 감귤을 올려 내놓는다.
<제주대학교병원 집중영양지원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