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성준의 편집국 25시] 원희룡 지사의 남다른 능력

[표성준의 편집국 25시] 원희룡 지사의 남다른 능력
  • 입력 : 2019. 03.14(목) 0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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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은 지난달 임시회 개회사 때 제2공항 등의 사례를 들며 "갈등을 양산하는 의사결정이 계속되고 있다"고 원희룡 도지사를 비판했다. 폐회사 땐 소통을 강조한 선거 전과 불통으로 일관한 선거 후를 비교하면서 "누구의 도지사입니까?"라고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행사장에서 맞춤형 시로 축사를 대신하는 김 의장의 문학적 소양을 빌리자면, '원 지사는 갈등 조정(소통) 능력이 없다'는 '원 지사는 갈등 조장(불통) 능력이 뛰어나다'의 중의적 표현이다.

원 지사는 도의회에 출석해서도 남다른 불통 능력을 보여주곤 한다. 지난해 11월 송창권 의원과의 입씨름은 역사에 남을 장면이다. 당시 하수처리장 용량 초과에 대비하지 못했다는 추궁에 원 지사는 "그 관광객 제가 데려왔습니까? 하수처리량 제가 증가시켰습니까?"라고 반박했다. 관광업계에서 아연실색할 만했다. 한달 뒤 행정시장직선제 동의안과 관련해 주민투표를 고집하는 이유를 묻는 홍명환 의원에게는 "오히려 반문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자신이 없으십니까?"라고 반격했다.

6·13 선거 직전 사석에서 만난 한 공무원은 제주 공무원 10명 중 9명이 원 지사를 지지하기 때문에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절대 지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를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과거엔 도지사가 도의회에 출석할 때마다 담당공무원들이 답변(학습)자료를 만드느라 야근해야 했다. 그러나 원 지사 취임 이후론 그럴 일이 없어 편해졌다."

비문학적 표현을 빌리자면, 어떤 현안이건 '제목'만 알려줘도 도지사가 알아서 '말발'로 도의원들을 '발라버린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남다른 능력을 지닌 도지사를 보고 있다. 오늘부터 열리는 임시회에서도 그 능력을 관찰할 수 있다.

<표성준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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