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30주년/ 제주人 30인에게 물었다]

[창간30주년/ 제주人 30인에게 물었다]
제주, 더 나은 미래로… "난개발 막고 도민 의식 변해야"
  • 입력 : 2019. 04.22(월)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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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년 제주도 역사상
획기적인 정책·사업 1순위 '4·3'
대한민국 관광 1번지로의 도약
특별도 출범 등도 의미 있게 평가

제주 최대 현안은 '제2공항'
4·3 완전 해결에 대한 바람 커

제주, 빼어난 자연환경 강점…
집단이기주의·경쟁력 저하 등 문제
발전방향 선택적 개발·특별도 정립


한라일보는 창간 30주년을 맞아 도내 각계 각층의 30인을 대상으로 지난 30년간을 되짚어보면서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맞아 제주도민들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특집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내용은 단편적이지만 응답자들의 속내는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첫번째 설문에서 지난 30년 동안 제주도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사업이나 정책이 무엇인지를 물은 결과 제주도민들은 제주4·3에 대한 역사적 평가 등을 가장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하면서도 4·3의 완전한 해결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수응답 중 13명이 4·3을 꼽았다. '관광객 1500만 대한민국 관광 1번지'도 13명이 선택해 4·3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어 11명이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을 선택했다. 자연유산 트리플크라운 6명, 제주해녀문화유산 3명 순으로 집계됐다. 기타 의견으로 올레길 개장이 있었다. 지나온 세월 제주도민들의 뇌리에 가장 깊이 남아있는 것은 제주4·3과 비약적인 관광산업의 발전으로 압축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기초자치단체인 시·군이 없어진 특별도 출범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었다. 자연유산과 제주해녀 등은 제주도민들의 자부심으로 뽑혔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제주4·3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도는 4·3의 완전한 해결 주문으로 이어졌다. 제주지역 최대현안을 묻는 질문에 제2공항문제에 이어 가장 많은 답을 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도 도내 최대 이슈로 꼽히고 있는 제2공항 문제는 예상대로 가장 많이 선택했다. 57표의 응답 중 36% 정도인 23표를 차지했다. 제2공항에 이어 4·3 완전 해결이 11표를 기록했다. 또 대규모 개발사업(9표), 쓰레기 처리난 등(8표), 지역경기 회복(7표) 순으로 나타났다. 계층·이념간 갈등해소가 84표였다. 예문 중 특별도 완성은 1표에 머물렀다. 제2공항 문제로 인한 대규모 개발사업과 지역경기회복, 쓰레기처리난 등 문제, 계층이념간 갈등이 서로 맞물리면서 응답자들 성향에 따라 고르게 응답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응답자 절대 다수는 제주가 타 시도에 비해 우수한 점으로 자연환경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반면 상대적으로 특별히 더 나은 것도 없다는 것을 반증했다. 타 시도에 비해 우수한 것을 꼽는 질문에 자연환경이 26표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이어 독립성 8표, 정책이 1표를 얻었다. 독립성을 꼽은 응답자 8명은 도내외 출신은 물론 다양한 계층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특성이 그대로 지역사회 안팎으로 표출된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독특한 문화가 기타 의견으로 제시됐다. 우수한 게 없다는 응답도 2표나 있었다.

제주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나 취약한 것을 묻는 항목에 대해선 비교적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그 중에 가장 많은 10표를 얻은 집단이기주의였다. 이어 경쟁력 저하와 3차 산업 중심의 경제구조가 각 9표로 나타났다. 배타성(5표)과 능력부족(4) 등도 문제점 및 취약한 항목으로 선택됐다. 이외에도 난개발 정책 및 고용의 질 악화, 저임금 문제와 제주특유의 '괸당'문화가 기타 항목으로 분류됐다. 문제점 및 취약한 것은 타 시도와 달리 섬이라는 지역 특성과 관광 등 특정산업 중심의 경제구조로 인한 일자리 부족과 이에 따른 경제난 등이 겹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특징지을 수 있었다. 취업 및 진학과 더불어 청년 일자리 부족 등에 따른 인력의 역외 유출현상 역시 제주지역의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겨지게 됐다.

제주사회의 문제점 및 취약한 것에 따른 후속질문에 응답자들의 바라는 내용들을 유추할 수 있다. 제주지역의 발전방향을 선택하는 질문에 선택적 개발(10표)과 제주특별자치도 정립(9표), 중앙정부 지원(5표), 주민우선배려(5표) 등을 꼽았다. 현상태 유지는 2표에 그쳤다. 획기적인 발전 및 개발보다는 지역주민들을 배려하는 상태에서 중앙정부의 지원 등을 통해 필요 부분에 대해 개발하는 방향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었다. 제주특별자치도 정립과 중앙정부에 대한 지원을 희망하는 응답자들은 특별자치도 출범이후 거둬진 성과의 미흡한 것과 그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점에서 출발할 것으로 인지할 수 있었다.

제주지역사회에 대한 자체적인 진단에 이은 해결점을 찾기 위해 내놓은 방안들은 다양했다. 현재 제주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항목에 대해 난개발방지가 12표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도민의식변화(10표)와 도민화합(4표), 자치분권, 투자유치, 인재영입 등이 나란히 3표였다. 난개발방지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표를 얻은 것은 도민의식 변화였는데, 이는 그동안 제주지역사회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구태'와 '악습' 등이 아직까지도 잔존해 있기 때문인 것을 방증하고 있다. 따라서 제주사회가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해나가기 위해선 도민들의 인식에 변화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설문 응답자(성명 가나다순)

▷강만숙(한국전력 제주지사) ▷강수길(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장) ▷강재병(제주도기자협회장) ▷고동철(제주대학교병원) ▷고희권(서귀포시 귀농귀촌인협의회장) ▷김남이(제주대총학생회장) ▷김덕종(민주노총 제주본부장) ▷김태흥(제주도노인회 부회장) ▷김현민(제주도 기획조정실장) ▷문상빈(제주환경연합 대표) ▷문윤택(제주국제대교수) ▷문종태(제주도의회 의원)▷문희현(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장) ▷박정현(제주은행) ▷부석현(제주도관광협회 실장) ▷부평국(제주도체육회 상임부회장) ▷송영훈(제주도의회 의원) ▷신현기(서울 제주도민회장) ▷양진혁(제주제일고등학교 3학년) ▷오승식(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 ▷오태권(제주도공무원노조위원장) ▷이경선(제주여민회 상임대표) ▷이병철(제주시주민자치협의회장) ▷이생기(전 제주도 해양수산국장) ▷임성우(서귀포시주민자치협의회장) ▷조혜진(주부) ▷최낙진(제주대 교수) ▷한승철(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 ▷현재웅((주)한라산소주 대표이사) ▷홍진숙(제주문화포럼 원장)

설문조사 문항

1. 귀하 또는 귀하께서 속한 단체에서 지난 30년 동안 제주도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사업이나 정책은 무엇인지 꼽는다면?(복수응답)
①특별자치도 출범 ②자연유산 트리플크라운 ③관광객 1500만 대한민국 관광 1번지 ④제주해녀 문화유산 ⑤4·3 완전 해결 단초 마련 ⑥기타( )

2. 제주지역 최대 현안을 꼽는다면?(복수응답)
①제2공항문제 해결 ②대규모 개발사업 ③지역경기 회복 ④특별자치도 완성 ⑤계층·이념 간 갈등해소 ⑥4·3의 완전한 해결 ⑦쓰레기처리난 등 ⑧인구 절벽 ⑨기타( )

3. 제주지역사회가 타 시도에 비해 우수하거나 좋은 게 있다면?(복수응답)
①자연환경 ②정책 ③우수 인력 ④독립성 ⑤기타( ) ⑥없음

4. 제주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 또는 취약한 것은 어떤 것이?
①경쟁력 저하 ②배타성 ③3차 산업 중심 경제구조 ④집단 이기주의 ⑤능력 부족 ⑥기타( )

5. 귀하께서나 소속 기관단체에서 원하는 제주지역의 발전방향을 선택하신다면?
①선택적 개발 ②현 상태 유지 ③중앙정부 지원 확대 ④주민 우선 배려 ⑤특별자치도 재정립 ⑥기타( )

6. 현재 제주지역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나?
①도민화합 ②난개발 방지 ③자치분권 ④도민의식 변화 ⑤투자유치 ⑥인재영입 ⑦도로 상하수 등 인프라 정비 ⑧기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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