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실버세대] (4)좌보미오름 오름 매니저 임시영

[꿈꾸는 실버세대] (4)좌보미오름 오름 매니저 임시영
남다른 山 사랑… "오랜 산악 활동이 제 재능이죠"
  • 입력 : 2019. 05.01(수) 00:00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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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보미오름 오름매니저 임시영씨가 희양산 정상에서 찍은 사진. "안 오른 산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그의 산 사랑은 남다르다.

산과 관련된 일 하고파 늦은 나이에 자격증 취득해 제2의 인생
고교때 취미로 시작한 산행… "체력될 때까지 산에 오르고 싶어"



임시영(65)씨 삶에서 산은 빼놓을 수 존재다. 고등학교 때 취미로 시작한 산행이 어느 덧 그의 삶 전체가 됐다.

임씨는 현재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에 있는 좌보미오름에서 오름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오름 매니저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중장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행하는 이음 일자리 사업 중 하나로 임씨는 지난해 9월부터 오름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좌보미 오름을 돌아다니며 훼손 여부를 조사하고, 탐방객들이 오름을 오를 때 안내하는 일을 맡고 있다. 오름에 있는 나무의 가지를 전정하는 일과 산불을 감시하는 일도 그의 몫이다. 임씨는 그동안의 산행 활동이 오름 매니저 일을 할 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오름을 걷는 법, 오름에서 헤매지 않고 길을 찾아가는 법 등을 이미 오랜 산행 활동으로 터득했다.

임씨는 1971년 오현고등학교 산악부에 가입하면서 산과 인연을 맺었다고 소개했다. 당시 오현고등학교 산악부는 도내 유일한 고등학교 산악 동호회였다. 그렇게 맺은 산과의 인연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현재 임씨는 대한산악연맹 가맹단체인 OB산악회의 오현등고회에 소속돼 있다.

그동안 생계를 위해 전산·컴퓨터 학원 운영, 공업사, 목공소 일 등 여러 일을 하면서 틈날 때마다 산을 오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산이 너무 좋았던 임씨는 한때 아내와 함께 등산용품 매장을 운영했고, 대한산악연맹 제주도연맹에서 부회장도 맡았었다. 산 사나이라고 불려도 어색할 지 않을 임씨다.

임씨는 "그동안 산악 활동을 하며 쌓은 경험이 저의 재능이라면 재능"이라며 "이 경험을 활용해 어떻게 제2의 인생을 꾸려나갈까 고민하던 중에 마침 오름 매니저를 뽑는다고 공고가 나 지원하게됐다"고 말했다.

굳이 지금 하고 있는 오름매니저가 아니라도 산과 관련된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하고 있었을 임씨다.

임씨는 2017년 피치못할 사정으로 등산용품 매장을 정리하면서도 산에 대한 열정은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가 한 일이란 산과 관련된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었다. 지난해 그는 '숲길 등산 지도사'라는 국가자격증을 땄다.

임씨는 자격증을 따기 위해 주말마다 서울에 있는 산림청으로 가 교육을 받았다. 항공비, 숙박비도 만만치 않았지만 그의 의지를 꺾을 순 없었다. 현재 도내에서 숲길 등산 지도자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은 임씨를 포함해 3명에 불과하다. 임씨는 그 기세를 몰아 그해 대한적십자회가 진행하는 현장체험학습 안전과정도 수료했다. 산과 관련된 일을 하는 데 모두 필요한 것들이었다.

임씨는 "사실 과거 산악연맹의 산악가이드 양성 과정 강사로 활동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굳이 자격증을 따야 하나'라고 생각한 적도 있지만 민간에서 인정하는 것과 국가에서 인정하는 것은 엄연히 차이가 있지 않느냐"면서 "남은 인생을 산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보내려면 나도 충분히 준비가 되어 있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임씨는 기회가 생긴다면 자격증을 활용해 한라산 국립공원사무소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남겼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조합을 결성해 민간 차원에서 숲길등산지도업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체력이 되는 데까지, 걸을 수 없을 때까지 산악 활동을 하겠다"는 임씨. 백발이 성성한 나이에도 그의 산 사랑은 한결 같다.

이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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