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플러스] 신비로운 '검은 숲'의 여름 청량한 녹음 품은 그 속으로

[휴플러스] 신비로운 '검은 숲'의 여름 청량한 녹음 품은 그 속으로
2019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국제트레킹
  • 입력 : 2019. 07.19(금) 00:00
  •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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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린 '2018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국제트레킹' 모습. 한라일보DB

세계유산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아열대·난대·온대 식물들 공존
야생동물 '생태곳간' 가치 지녀

갱도진지, 4·3유적지 등 흔적들
제주의 역사적 슬픔이 깃든 곳
강수지·뚜럼브라더스 등 공연
동백브로치만들기 등 체험 다채
행사장까지 무료 셔틀버스 운영


사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탐방할 수 없는 '제주 거문오름'을 상시로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2019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이 20일부터 28일까지 9일간 개최되기 때문이다.

▶거문오름의 가치=거문오름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의 반열에 오른 곳으로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에 위치해 있다. 거문오름은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를 보유한 곳으로, 만장굴과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 벵뒤굴 등 제주의 대표적 용암동굴의 시발점이다.

또한 거문오름이라는 이름은 분화구 내부의 울창한 수림이 검은색으로 음산한 기운을 띠고 있어 '신령스러운 공간'이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다양한 지질 및 생태자원을 간직한 것은 물론 숯가마터와 일제 강점기 갱도진지와 주둔지, 4·3유적지 등 역사·문화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1년에 딱 '9일만'=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은 지난 2008년 제1회 행사가 열린 이후 12회째를 맞고 있다. 행사 기간이 아닌 때에는 철저한 사전예약제와 주1회 '자연휴식일'을 운영해 지속가능하고 효율적인 활용과 보존의 원칙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이 열리는 9일 동안 만큼은 사전에 예약 없이 탐방안내소에서 출입증과 간단한 탐방 수칙만 교육 받으면 신령스러운 공간에 발을 들여 놓을 수 있다. 다만 취사행위와 산나물과 꽃, 나무 등 일체의 채집행위가 금지되며,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 등산용 스틱을 사용할 수 없다.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은 해를 거듭할 수록 품격높은 탐방코스로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008년 1회 행사 당시 A·B코스로 불렸던 탐방로는 이듬해부터 A코스는 '태극길', B코스는 '용암길'이라는 이름을 달고 운영됐다.

▶거문오름의 동·식물=거문오름은 지질, 지형, 식생 측면에서 매우 다양한 요소를 갖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양치식물의 경우 지리적 입지가 비슷한 타 지역에 비해 독특한 식물상을 보인다.

거문오름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식물지리적인 측면에서 아열대·난대·온대에 걸쳐 출현하는 식물들이 공존하고 있다. 육상식물은 100과·226속·319종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중 특산식물은 벌깨냉이 등 8종이며, 외래식물은 돼지풀 등 9종이다.

이러한 식물 다양성 덕분에 거문오름에는 조류를 비롯해 노루, 오소리와 같은 야생동물의 안전한 서식처가 되고 있다. 제주의 육상 생태계가 해안조간대에서 시작해 중산간의 곶자왈과 오름을 거쳐 한라산으로 이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해발 300~460m 지점에 위치한 거문오름 숲은 해안저지대에서 한라산 숲으로 오고가는 야생동물의 '생태곳간'으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다양한 공연과 체험프로그램=거문오름 국제트레킹 기간에는 다양한 공연과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된다.

20일 개막식에는 오전 7시 기원제를 시작으로 풍물 길놀이 공연, 거문오름 풍물단 공연, 가수 강수지의 특별공연, DIPMX 공연이 이어진다. 21일에는 오전 9시30분부터 난타공연과 라인댄스, 뚜럼브라더스, 밴드 더로그 공연이 연이어 진행되며, 27일과 28일에도 다양한 볼거리를 탐방객에게 선보인다.

아울러 행사 기간에는 거문오름 사진 공모전이 진행되며, 건강검진, 동백브로치 만들기, 쿨맵시 만들기, 천연 모기 퇴치제 만들기, 스트로폼팩 활용 시계 만들기, 정화식물 만들기 등의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또한 선흘2리부녀회가 마련한 향토 음식과, 제주산 육가공 및 오메기떡, 백도라지, 블루베리 주스 등을 맛볼 수도 있다.

한편 거문오름 국제트레킹 위원회는 행사 기간 동안 방주식당(출발지 까망고띠 주차장)에서 세계자연유산센터 입구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주말에는 2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송은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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