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칸영화제도 결국 연기

코로나19 여파 칸영화제도 결국 연기
칸 역사상 일정 연기는 처음…"6월 말부터 7월 초 검토 중"
  • 입력 : 2020. 03.20(금) 09:45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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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 열릴 예정이던 제73회 칸국제영화제가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결국 연기됐다.

 칸영화제 집행위는 19일(현지시간)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오는 5월 12∼23일에계획된 제73회 영화제를 예정대로 치를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제 진행을 위해 다양한 옵션을 고려 중이며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내외 보건 상황에 따라 실질적인 가능성을 평가해 결정을 알리겠다고 공지했다.

 베를린·베네치아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칸영화제가 일정 자체를 연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946년 시작한 칸영화제는 1948년과 1950년엔 재정적인 문제로 아예 열리지 못했고, 1968년에는 5월 학생운동(68혁명) 여파로 영화제 도중 행사가 취소된 적은 있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아시아와 유럽의 여러 영화제가 일찌감치 일정을 취소하거나연기했지만, 칸영화제는 다음 달 16일 초청작 발표 기자회견을 여는 등 예정대로 일정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프랑스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9천여명에 이르고, 프랑스 정부가 이동금지령을 내리는 등 상황이 악화하자 결국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잠정적으로 개최 시기를 6월 말부터 7월 초로 언급한 것은 9월 2일 개막하는 베네치아국제영화제와 9월 10일부터 열리는 토론토국제영화제 등 다른 국제영화제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양준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칸영화제는 다른 영화제에 영화를 공급하거나작품 선정의 기준을 제시하는 모(母)영화제 역할을 하기에 다른 영화제 일정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개최 시기를 못박지 않은 만큼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할 경우 영화제를 가을로 옮기거나 아예 취소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칸영화제 필름 마켓에 참석하기위해 전 세계 수많은 업체가 수백∼수천만 원 상당의 참가비를 이미 낸 상황이어서 취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칸영화제는 미국의 흑인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를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으로 선임하고, 야심 차게 준비했다.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에 흑인 영화인이 선정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칸영화제는 특히 지난해 황금종려상을 안긴 봉준호 감독 '기생충'이 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휩쓰는 등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자 한껏고무되기도 했다.

 한국 영화계도 칸영화제 후광 효과를 노리고 약 30여편을 출품, 선정 결과를 기다렸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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