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술접대' 계산법 짜맞추기 비판 쇄도

'검사 술접대' 계산법 짜맞추기 비판 쇄도
이종필은 아예 대상서 제외…"도우미 접대 증거도 있을 것"
  • 입력 : 2020. 12.09(수) 18:07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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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검사 술접대' 연루자들의 사법처리 방향을 정하면서 술값을 계산했던 방법을 놓고 끼워 맞추기식 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있다.

 기소·불기소 대상을 미리 정해 놓고 이에 맞게 금액을 끼워 맞추는 방식으로 결과를 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 사건 수사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전날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검찰 전관 A 변호사, B 검사 등 3명을 기소하면서 1인당 접대받은 금액이 114만여원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영수증에 적힌 술값 536만원 중 밴드·유흥접객원 비용 55만원을 제외한나머지 금액(481만원)을 참가자 수인 5로 나눠 1인당 접대비를 96만여원으로 계산했다.

 이후 밴드와 유흥접객원 팁 비용을 3으로 나눈 금액을 더해 기소된 3명의 접대비를 1인당 114만 원이라고 산정했다.

 밴드와 접객원이 들어오기 전 먼저 술자리를 떠난 것으로 조사된 검사 2명은 접대 금액이 각 96만여원으로 계산돼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향응을 함께 공유했다고 보고 술값 계산 대상에 포함했지만, 당시 자리에 동석했던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은 향응을 받지 않았다고 판단하고계산에서 제외했다.

 법조계와 시민단체에서는 검찰의 계산법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을 쏟아냈다.

 한 변호사는 "김봉현은 향응을 받은 것으로 보고, 이종필은 향응을 받지 않았다고 판단한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이종필을 수수 대상으로 보지 않더라도, 술자리에 있었다면 전체 술값을 나눌 때 5가 아닌 6으로 나눠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도 성명을 내고 "밤 11시 이전의 비용에 대해서만 '더치페이' 식으로 계산하고, 해당 비용을 결제한 김봉현은 수수자에 포함했다"며 "검사들을 봐주기 위한맞춤형 계산법이자 상식의 파괴"라고 비판했다.

 김봉현 전 회장도 술 접대 부분과 관련된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황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검찰은 검사 3명이 각 50만원씩 도우미를 통한 접대를 받은 증거를 찾았다"며 "이 부분은 (술값 계산에서)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도우미를 통한 접대를 받지 않고 검사들만 챙겨준 A 변호사가 더 적은 액수의 접대를 받았다고 보는 게 차라리 맞는 결론"이라며 "검사 3명은 각 50만원씩 미리 안분해두고 거기서 추가로 술값을 더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은 이어 "애초에 우려했던 바와 같이, 검사의 비위를 검사가 조사한다는 것이 모순"이라며 "공수처에서 사건을 철저하게 재조사 해달라"고 촉구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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