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영의 하루를 시작하며] 우리의 미래 우리가 직접 결정하는 게 답이다

[조미영의 하루를 시작하며] 우리의 미래 우리가 직접 결정하는 게 답이다
  • 입력 : 2020. 12.16(수) 00:00
  •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는 흔히 괸당 사회라고 한다. 좁은 지역이다 보니 각종 인연으로 인한 관계망이 형성되어 있다. 지역사회에서 살다 보면 이를 무시하고 생활할 수 없다. 아니 이를 신경 안 쓴다는 것은 사회와 담을 쌓는 것과 같다. 이는 공동체를 끈끈하게 묶어 내기도 하지만 부작용도 크다.

우선, 무언가를 할 때 "적당히"가 통용된다. "아는 사이인데 뭘 그래?"라며 꼼꼼하게 따지지 않는다. 서로 믿고 일 할 수도 있지만, 이를 악용할 때면 느슨한 일처리가 일상이 된다. 나쁜 관행이 자리 잡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거기에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분위기가 얹히면 비판을 가로막는다. 정도가 아닌 길을 가더라도 눈을 감아버리게 된다. 도리어 아닌걸 아니라고 하는 사람이 깐깐하고 까탈스러운 사람으로 취급받게 된다.

그러는 사이 곳곳에서 카르텔이 형성된다. 이 카르텔을 깨기는 쉽지 않다. 이익과 권력을 위해 형성된 관계망 안에서 밥벌이를 하고 직위의 자리보전을 하며 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사회는 자꾸 분열한다. 각종 카르텔 안에서 움직이는 이들과 아닌 이들이 나뉘게 된다. 이는 지역 내 개발사업에서 두드러진다. 각자의 이익에 따라 첨예하게 대립하기 때문이다. 무엇이 옳다고 섣불리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무엇이 우리의 미래가치인지는 같이 고민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런 논의보다는 카르텔 안에서 이익의 유무만 따지며 밀어붙이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과거 우리는 독재정권을 거치며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개발사업이 시행되었던 적이 있다. 그 과정에서 권력과 결합한 이들이 독과점적 사업을 수주하며 부당한 이득을 취한 사례들을 보았다. 반대로 집과 농토를 강제 수용당하고 고향을 등진 채 도시빈민으로 전락한 사람들도 보았다. 물론 콩고물 떨어지듯 낙수 효과를 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본질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 우리가 보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이익을 위한 이들의 입장보다는 손해를 보는 이들의 입장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이젠 더 이상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국가가 하는 사업의 정당성을 갖기 위해서는 충분한 논의와 설득 과정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여론수렴이다.

소위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들은 국가사업을 시행 전에 여론수렴과 일 처리과정에서의 투명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경제가치 못지않게 정당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더 이상 토건사업에 몰입하지 않는다. 선진국들의 국책사업은 에너지 전환과 바이오산업을 위한 연구개발에 미래가치를 두는 경향이다. 우리도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 더 이상 개발도상국이 아니다. 국책사업이니까 무조건 해야 한다거나 경제발전을 위해서 개발을 해야 한다는 생각 등은 고정관념이다.

제2공항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가 시행될 예정이다. 여전히 방법과 절차의 잡음이 있지만 국가사업의 시행 여부를 도민이 직접 결정하는 첫발이 될 것이다. 나의 미래를 내가 결정하듯 내가 발을 디디고 살고 있는 터전의 운명을 내가 결정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이를 시작으로 도민의 목소리가 정책에 직접 반영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들을 통해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 <조미영 여행작가>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4043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