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택시, 혈세는 받으면서 친절은 '나몰라라'

제주택시, 혈세는 받으면서 친절은 '나몰라라'
요금·불친절·승차거부 등 문제 제기 잇따라
도민들 "택시 서비스 자정 필요하다" 의견도
제주도 "택시 조합에 공문 계속 보내고 있다"
택시조합 관계자 "진위 여부 파악 후 조치"
  • 입력 : 2021. 05.30(일) 13:38
  • 강민성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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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제주국제공항 택시승강장에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사진=이상국기자

전국에서 유일하게 택시가 대중교통으로 인정받은 제주에서 불친절한 택시로 인해 불편을 겪는 도민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행정당국에서 불친절 경고 등 벌점(경고) 이상을 처분받은 택시기사들에 대해 택시 친절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불편을 호소하는 도민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자치도에 바란다 코너에 따르면 할머니 A씨는 지난 17일 오전 9시40분쯤 북촌리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중에 지나가던 택시기사가 무료로 태워주겠다고 하자 그 말을 믿고 택시에 탔다.

 하지만 목적지에 도착하자 택시기사는 요금 결제를 요구했고, A씨는 어쩔 수 없이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함께 승차거부도 문제가 되고 있다. 19일 애월읍에서 빈 택시를 찾던 B씨는 승차 거부로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B씨에 따르면 빈 택시를 잡으려고 하자 택시기사는 담배를 문 채 승차 거부를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뿐만 아니라 역으로 택시 기사가 승객을 영업방해로 신고하는 일도 발생되는 등 택시 이용 불편에 대한 글이 꾸준히 올라오면서 택시 서비스에 대한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택시를 자주 이용한다는 도민 강모(42)씨는 "택시를 타면서 황당한 일을 자주 겪었다"며 "택시가 대중교통이 되면서 많은 혜택을 받는 걸로 아는데, 행정에서 택시 서비스의 대대적인 개편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택시기사와의 갈등으로 인한 신고가 지속적으로 접수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6월부터 올 4월 말까지 집계된 택시 시비 신고는 1051건이다.

 제주시에 접수된 택시 관련 민원 건수를 보면 올해 1월부터 4월말까지 총 168건의 택시이용 불편 민원이 접수됐다. 이중 부당요금은 39건으로 가장 많았고, 불친절이 33건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 2019년과 2020년에는 총 1388건이 접수된 가운데 이중 불친절이 473건으로 가장 많았고, 부당요금이 365건으로 뒤를 이었다.

제주국제공항에서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 이상국기자

 제주도는 벌점 이상을 받은 택시기사들에게 교통안전공단에 의뢰해 위탁교육을 받게끔 하고 있지만, 교육에만 그치고 있어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김형남 제주도 택시행정팀장은 "택시 조합 등에 친절 서비스 내용을 담은 공문을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지만 개인택시의 경우 개인사업자라 교육을 진행하기 어려운 애로사항이 있다"며 "코로나로 인해 대면 교육도 아닌 온라인 교육으로만 진행 중이다"고 했다.

 택시 조합 관계자는 "공문이 오면 알림판에 전체 조합원들이 볼 수 있게 하는 한편, 전체 문자를 통해 친절서비스 등을 알리고 있다"며 "민원이 발생할 경우 손님 말이 맞는지, 기사 말이 맞는지 진위여부를 파악한 후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택시를 지원하는 총 예산은 22억이 배정됐다. 도는 개인택시와 일반택시에게 ▷5년 이상 택시 노후차 교체 150만원(1대당) ▷호출비 지원(1만원) ▷카드 수수료 지원(15000원 이하 결제 시) ▷유가보조금(ℓ당 197.97원) ▷공항 심야 이용료(월, 화, 수, 목 오후10시~새벽 1시·금, 토, 일 오후7시~새벽 1시) 2200원 지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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