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부자든 가난한 자든 모두 감염시킬 수 있는 신종전염병이며, 감염된 이후 생명을 잃는 것 또한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차별하지 않았다. 그러나 감염 위험은 누구에게나 평등하지 않았고, 피해의 정도 또한 모두 다른 것임을 알았다. 코로나19가 창궐한 지난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우리 누군가는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일터에 나가야 하며, 돌봄과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인 우리 아이들의 정서적 위험을 보았으며, 기존의 자본주의 시스템과 사회안전망이라는 것이 얼마나 불안정한지 눈뜨게 한 시간이었다. 물론 그러한 눈뜸으로 인해 '기본소득' 등 보다 진보적인 사회복지제도에 대한 공론화가 될 기회를 얻게 된 것은 작은 성과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당장 제도개선이 어려운 점을 감안한다면 공적 시스템의 불안을 메꿀 수 있는 것에는 무엇이 있는가? 바로 사회구성원들이 자신의 것을 나누며,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마음을 쓰는 것에 기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바로 '기부'이다. '기부'의 사전적 정의는 '돈이나 물건 따위를 대가 없이 내놓음'이다. 무엇인가를 바라지 않고 자신의 것을 내놓는다는 것은 쉽지 않기에, 우리는 기부하는 분들에게 칭송을 아끼지 않는다.
여기 사람들의 기부에 조금 더 기대어야 가능한 사회복지서비스가 있다. 바로 '푸드뱅크, 푸드마켓'이다. 푸드뱅크, 푸드마켓은 '기부된 식품과 생활용품을 생활이 어려운 분들에게 지원하는 기부식품 등 제공사업'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취약계층이 푸드마켓을 월 1회 방문해 쌀을 포함한 3개 품목을 선택해 가져갈 수 있도록 한 사회복지서비스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취약계층의 일자리 감소와 실업률 증가, 경제불황 등으로 2021년 4월 기준 2019년 대비 푸드마켓 이용인원(제주시 사랑나눔푸드마켓 기준)은 14.7%p 증가(73.2%→87.9%)했으나 기부식품 등 1인당 제공액은 20% 나 감소(6만4006원→5만3318원)했다. 즉 푸드마켓 이용자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이용자들에게 줄 수 있는 기부식품의 양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로 각종 행사가 취소되면서 '쌀 화환' 등으로 기부되던 쌀의 기부가 현저히 줄어 취약계층 이용자에게 쌀을 제공하지 못해 '밥걱정'을 해야하는 사태가 초래되고 있다. 주식으로 이용되는 필수식품인 '쌀'이 부족한 상황이, 지금 제주에서 벌어지는 현실인 것은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푸드뱅크, 푸드마켓은 기업, 일반시민 등이 기부한 식품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복지서비스이기 때문에, 우리사회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포스트코로나대응특별위원회는 '밥걱정 없는 제주'를 위해 식품 기부 활성화를 위한 협약식과 정책토론회를 6월 11일에 개최할 계획이다. 이를 계기로 기업 및 일반시민들의 식품 기부에 대한 관심이 제고되고, 진정 '밥걱정' 없는 제주를 위한 디딤돌을 놓아가길 기대한다. 포스트코로나대응특위 또한 이를 위한 제도적 정비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강성민 제주도의회 포스트코로나대응특위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