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는 거짓말 안해"… 성범죄자 잇단 '법정행'

"DNA는 거짓말 안해"… 성범죄자 잇단 '법정행'
유전자 기술 발전하면서 10~20년 전 사건
피의자 2명 잇따라 기소… 재범으로 '덜미'
  • 입력 : 2021. 06.11(금) 14:41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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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유전자 기술을 통해 수십 년 동안 검거하지 못했던 성범죄자들이 잇따라 법정에 서고 있다.

 11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01년 도내 주택에 침입해 피해자를 강간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주거침입강간) 위반)로 한모(50대)씨가 기소됐다.

 사건 당시 경찰은 피의자를 특정할 수 없었다. 목격자나 CCTV가 없어 수사에 진척이 없었던 것이다. 범인의 체액이 묻은 휴지가 유일한 단서였다.

 수사가 탄력을 받은 것은 19년이 지난 2019년 3월이었다. 대검찰청에 상습 성범죄자의 DNA 분석 결과가 도착했는데, 휴지에 있던 DNA와 일치했기 때문이다. DNA의 주인공은 2009년까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강간 등 성범죄 18건, 강력범죄 165건 등 총 183건의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수감 중인 한씨였다. 또 한씨가 제주를 떠난 시점은 2004년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서귀포경찰서는 타 지역 교도소에 수감 중인 한씨를 제주교도소로 이감한 뒤 수사를 진행했고, 결국 공소시효 만료 하루 전인 지난 3월 2일 한씨가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달 8일 한씨는 법정에서 "내 DNA를 휴지에 넣은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한씨의 세 번째 공판은 오는 14일 오후 열린다. 이날 재판에서는 휴지에 묻은 DNA를 분석한 국립과학수사원 관계자가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

 한편 제주에서는 한씨와 비슷한 사례가 또 있었다. 지난 2011년 9월 20일 제주시 소재 주택에 침입해 A(67·여)씨를 성폭행한 김모(53)씨가 10년 만에 유죄를 받은 사건이다.

 김씨 역시 사건 당시 용의선상에서 벗어났다가 지난해 지적장애 친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되면서 덜미를 잡혔다. 당시 사건 현장에 남아 있던 담배꽁초와 김씨가 지난해 구속되면서 제출된 DNA가 일치한 것이다.

 이에 따라 김씨는 지난달 8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로부터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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