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사업가 사칭 수억원 사기친 '스캠 조직'

英사업가 사칭 수억원 사기친 '스캠 조직'
제주지법, 태국인 전달책에 징역 3년 선고
카카오톡에서 맨체스터 사업가로 '사칭'해
5개월간 총 31회 걸쳐 3억9000만원 편취
  • 입력 : 2021. 08.03(화) 11:17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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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사업가를 사칭해 수억 원을 편취한 40대 태국인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단독 이장욱 판사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49·태국)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씨는 '로맨스 스캠(Romance Scam)' 또는 '비즈니스 스캠(Business Scam)' 조직 계좌 모집 및 입금된 현금을 인출해 조직에게 송금하는 '전달책'이다. 이 조직은 해외에서 허위 인적사항으로 소셜미디어 계정을 만든 후 국내 거주 피해자들에게 무작위로 연락해 친분을 쌓고, 친구나 연인과 같은 친밀한 관계로 발전해 피해자들에게 돈을 편취하는 방식으로 범행에 나선다.

 이들 조직은 지난해 1월 24일 카카오톡에서 영국 맨체스터에 거주하는 토목 사업가를 사칭, A씨에게 접근한 뒤 "나의 전 재산인 100억원 상당을 캐리어에 담아서 보낼 테니 운송 비용을 대신 내 달라. 내가 한국에 가면 함께 집과 자동차를 사자"는 취지로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허위 운송회사 사이트 주소를 보내 A씨를 안심시켰고, A씨는 총 3회에 걸쳐 2400여만원을 입금했다.

 이러한 수법으로 이들 조직은 2019년 11월 22일부터 지난해 4월 2일까지 A씨를 비롯한 국내 피해자들로부터 총 31회에 걸쳐 약 3억9000만원을 편취했다.

 검·경 조사 결과 이씨는 범행에 사용할 계좌를 모집하고 계좌에 입근된 돈을 인출책에게 송금하는 전달책을 맡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 조직은 서로 약칭이나 별명으로 호칭하며 자신이 맡은 역활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조직원을 인식할 수 없도록 점조직화해 운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판사는 "사건 범행의 내용과 수법, 피해자의 수, 피해 규모 등에 비춰 죄질이 불량하다"며 "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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