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미의 목요담론] 정치도 프로슈머 시대

[김경미의 목요담론] 정치도 프로슈머 시대
  • 입력 : 2021. 08.05(목)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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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슈머(prosumer)란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인 동시에 제품 개발에 참여하는 생산자의 역할을 하는 사람을 뜻한다. 1980년 발간한 엘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에서 처음 등장했다.

미래학자인 엘빈 토플러는 프로슈머를 통해 소비자가 생산 단계에도 직접 참여하는 소비자의 반란을 예고했으며, 상품 개발 주체에 대한 전환을 예고했다.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곳곳에서 프로슈머의 사례를 접하게 된다.

특히 LEGO(레고) 회사는 파산 위기를 고객 참여로 극복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사용자들의 제안을 제품에 반영한 것이 좋은 호응을 얻게 돼, 자신의 아이디어를 손쉽게 홈페이지에 가서 제안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이 수많은 연구 개발자가 된 것이다. 프로슈머의 아이디어로 개발된 제품은 이미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지지를 받은 상태에서 출시되기 때문에 고객층까지 확보된 제품으로 소비층도 단단하다. 이처럼 고객들과의 상호 소통과 프로슈머의 창의성을 기업이 받아들이면서 '소비자가 곧 생산의 주체'라는 고객 중심의 변화로 경쟁력을 갖추었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는 전문가에 뒤지지 않으며, 상품 지식과 경험 역시 풍부하다. 제품을 오래 사용한 사람들이 무엇이 필요한지를, 편한 소비 즐거운 소비 관점에서 제안할 수 있다. 때론 불매운동, 서비스에 대한 평가 등 프로슈머의 영향력도 보여줄 수 있다. 소비자 주권 시대가 된 것이다.

정치도 같다고 본다. 이제 정치도 프로슈머 시대가 도래했다.

스웨덴은 정치가 일상이고 축제이다. 알메달렌의 정치주간은 형식과 격식을 벗어 버리고 소통의 정치 현장으로 모든 정당이 참여하는 정치 박람회이다. 대다수 정당이 참여하며, 4000개 이상의 세미나가 열리는 정책 학습장이며, 특권을 내려놓은 정치인이 시민과 함께 춤추는 축제이다.

정당은 의제와 정책을 발표하고, 유권자와 시민은 의견을 제시하면서 정책 조정과 과정을 진행한다. 또한 세미나와 토론을 통해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고, 정책주간에 참여하지 못한 국민은 미디어를 통해 각 정당의 정책 기회를 부여하는 참여형 정치 축제이다.

민의를 충실하게 반영하는 새로운 정책을 생산하며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정치의 의사결정에서 적극적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모델인 정치의 프로슈머 제도는 하향식 정치의 모델이다.

우리는 정치를 하향식이 아닌 상향식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정책을 만들어가는 과정, 누군가를 선출하는 과정,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체적인 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LEGO 기업처럼 자신의 아이디어를 손쉽게 홈페이지에 제안하고, 그것을 상품화하는 과정. 많은 사람으로부터 지지를 받으면 상품 출시 등 정치의 프로슈머 시스템이 만들어져 한다.

일상에서 정치가 축제처럼 기분 좋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모든 국민이 정치의 프로슈머가 될 수 있도록 정치의 밀접함이 우선되기를 바란다. <김경미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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