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관필의 한라칼럼] 피뿌리풀과 오름의 초지

[송관필의 한라칼럼] 피뿌리풀과 오름의 초지
  • 입력 : 2026. 06.09(화) 03:00
  • 송관필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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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과거 제주 동부의 오름에는 피뿌리풀이 꽃이 피는 시기이다. 하지만 지금은 오름에서 피뿌리풀을 찾아보기는 하늘에서 별 따기가 되었다. 그리고 피뿌리풀은 환경부에서는 멸종위기야생생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인터넷 꽃시장에서는 가격이 3만5000원에서 35만원까지 다양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어떻게 된 것일까? 야생에서는 절멸위기에 놓여 있는데 판매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과거 아부오름, 높은오름 그 일대에는 소나 말이 방목되면서 초지가 지속적으로 유지되었고, 피뿌리풀이 올라와 흔히 볼 수 있는 꽃이었다. 왜냐하면 피뿌리풀은 독성식물로 소나 말이 회피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오름의 초지가 점점 축소되고 남아있던 개체들도 남획되어 지금은 남아있는 개체가 있는지도 모를 정도다. 탐방로 주변에는 키가 큰 초본인 오리새과 같은 귀화식물이 가득하고 잔디밭은 띠와 억새가 가득하고, 곰솔이 빠르게 침입하여 큰 숲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림막이 만들어지면 일부 소규모 초지에 자라던 피뿌리풀도 소멸되거나 남획되더라도 알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시간이 흐름에 의한 초지가 숲으로 변한다는 것은 비단 피뿌리풀의 절멸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의 오름은 정상에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곳이 몇 되지 않는다. 육지에 있는 어느 산을 올라가도 볼 수 있는 그런 숲이 되어 버렸다.

제주의 오름은 368개 정도라 한다. 정상에서 초지를 따라 해안선에 시선이 닿는 곳이 거의 없다. 새별오름 정도가 들불축제가 이루어지는 곳이라 초지가 펼쳐져 있지만 이곳 이외에는 그런 초지가 있는 오름은 거의 없다. 특히 한라산 동쪽지역 피뿌리풀이 자라던 오름에는 한 곳도 남아 있지 않다. 피뿌리풀의 자생지는 절멸에 가까울 정도로 숲이 우거지고 있다. 이대로 두고 바라만 봐야 할 것인가 고민이 되는 시점이다. 섶섬의 파초일엽은 복원이 되어 지금은 복원된 개체 이외에도 포자가 번식하여 자연적으로 자생하는 개체가 조금 나타났다. 반면 피뿌리풀은 자생지였던 지역에 복원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니 절대 못 살아남을 것이라 장담할 수 있다. 왜냐하면 피뿌리풀이 살아가는 곳은 햇볕이 내리쬐는 잔디밭과 같은 초지이지만 지금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그런 곳은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새별오름의 초지는 지금은 불을 놓지 않아도 매해 관리되고 있다. 경주의 왕릉도 매해 초본이 자랄 수 있도록 관리한다. 한라산 동쪽 오름도 아부오름이나 높은 오름 정상에서부터 남사면 일부에 초지가 형성되도록 관리하면 좋지 않을까 한다. 그래야 식물의 피난처 역할을 수행하고 초지에서 살아가는 많은 식물 종의 터전이 만들어지고 제주가 자랑하는 경관이 유지되며 오름의 분화구도 관찰할 수 있는 중요한 교육의 장이 되지 않을까? 하여 정책 당국에 조심스럽게 오름에 초지를 만드는 것을 건의해 본다. <송관필 농업회사법인 제주생물자원(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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