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단속 공무원 사라지자 제주 해수욕장 '무법천지'

[현장] 단속 공무원 사라지자 제주 해수욕장 '무법천지'
8일 밤 이호해수욕장 노상객들로 '인산인해'
단속구역인 백사장·데크에서 노상술판 벌여
여성에 합석 제의하며 '5인 미만 금지' 무색
관계자 "날씨 궃더라도 무조건 단속 나설 것"
  • 입력 : 2021. 08.09(월) 15:13
  • 강민성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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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밤 제주시 이호해수욕장 백사장 내 데크에서 노상술판이 벌어지고 있다.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엔 공무원들이 야간에 백사장 내 음주·취식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기상청의 '강풍과 비가 내릴 것'이란 예보로 인해 단속을 하루 쉬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8일 늦은 밤 이호해수욕장을 방문하니 백사장 내 음주·취식 행위가 이뤄졌고, 5인 미만 집합 금지를 어기는 등의 행위들이 자주 보였다.

8일 밤 이호해수욕장 백사장에서 폭죽을 터뜨리고 있는 노상객들.

 현장을 둘러보니 백사장 내에서 폭죽을 터트리거나, 술을 마시면서 백사장을 산책하는 이들도 발견됐다.

 기존 단속구역인 백사장 내 데크는 노상객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2m 거리두기도 지켜야 했지만, 따닥따닥 붙어 앉아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5인 미만 집합금지를 어긴 채 놀고 있는 노상객들. 이날 노상객들끼리 합석하는 등 5인 미만 집합금지를 어기는 노상객들이 많이 발견됐다.

 이와 함께 남성들은 돌아다니면서 여성들에게 합석을 제의하고 있었고, 이미 합석하고 있는 자리도 목격됐다. 합석으로 인해 구성원이 5명 이상이 되면서 5인 미만 집합금지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마스크를 벗은 채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고 있는 이들도 발견됐다.

이호해수욕장 백사장 내 자리잡고 노상술판을 하는 노상객들.

 이렇게 된 이유는 이날 단속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주시는 지난달 7월 26일부터 이호해수욕장 백사장 내 음주·취식 행위 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하며 공무원들 동원해 단속에 나서고 있다. 단속반은 제주도청 공무원 4명, 시청 2명, 동주민센터 1명,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역주민 단체들도 단속반과 협조하며 단속에 나서고 있다.

 단속은 밤 10시부터 익일 새벽 6시까지 이뤄진다.

지난 6일 단속이 이뤄지고 있어 경계벽 바깥에서 노상술판을 즐기는 노상객들. 백사장 내 데크는 단속구역이어서 깨끗하다.

 평소대로라면 야광봉을 들고 백사장 내에 들어온 노상객들을 안내하거나, 순찰을 하는 등의 모습이 보여야 했지만 이날 자취를 감췄다.

 이처럼 단속 행위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인근 지역주민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호해수욕장 근처에서 살고 있는 주민 김모(55)씨는 "방역수칙을 어기며 술을 마시는 노상객들이 많아 인근에 있기만 해도 감염될까봐 해수욕장 근처는 가지도 않는다"며 "지도단속을 하는 공무원들이 없다는 게 너무 화가 난다. 단속을 철저히 해달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제주시 관계자는 "강풍과 비가 많이 올 것이란 기상청의 예보를 듣고 야간근무자의 사기진작을 위해 하루 휴식했다"며 "앞으로는 날씨가 아무리 궃더라도 현장 단속에 무조건 나설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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