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적 풍광 상징 워싱턴야자 사라진다

이국적 풍광 상징 워싱턴야자 사라진다
돌풍 등에 취약 넘어지고 정전사고 등 피해 잇따라
제주시 내년까지 675그루 제거.. 향토수종으로 대체
  • 입력 : 2021. 08.11(수) 16:02
  • 이윤형기자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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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내 심어진 워싱턴 야자수. 한라일보DB

남국의 이국적 정취를 느끼게하는 상징적인 나무로 각광을 받던 워싱턴야자 가로수가 사라지고 향토수종으로 대체된다.

 제주시내 워싱턴야자 가로수는 2020년 12월 현재 삼무로 등 20개 노선에 1165그루가 남아있다. 대부분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 식재돼 이색적인 풍광을 안겨주는 상징적인 나무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식재된지 30, 40년이 지나면서 높이가 15m 이상 자라 강풍에 꺾이거나 넘어져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인명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제주시는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태풍이나 돌풍에 꺾이거나 기울어지는 바람에 워싱턴야자 88그루를 제거했다. 2015년부터는 매년 1억~1억4000만원을 투입 재해 위험이 우려되는 워싱턴야자 전정을 하고 있다. 또 중간부분 굴절이나 나무 하부가 불량해지고 있어 앞으로도 태풍이나 돌풍 발생시 넘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야자 잎이 고압선에 걸려 선로 피복 훼손으로 7개 노선에서 정전사고가 발생하는 등 유지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크고작은 사고 발생 우려가 높음에 따라 지난 2018년 녹지조성자문회의에서 위험 야자수는 제거하고 다른 수종으로 교체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지난해 워싱턴가로수 수종갱신 및 대체수종 선정 자문회의에서도 위험지역 수종갱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시는 이에따라 사업비 21억4600만원을 투입 올해부터 내년까지 가령로 등 9개노선 워싱턴야자 가로수 675그루를 제거하거나 이식하여 대체수종으로 제주고유종을 식재할 계획이다. 이는 제주시 전체 워싱턴야자의 44%에 이른다.

 제거가 이뤄지는 곳은 가령로(42그루), 승천로(48그루), 고마로(43그루), 연신로(57그루), 삼무로(82그루), 1100로·노연로(13그루), 탑동로·임항로(124그루), 진군1길·과원북2길(147그루)·우정로(119그루) 등으로 대부분 사고 우려가 높은 도심지 위주로 진행된다. 제거한 곳에는 먼나무와 산딸나무, 후박나무, 녹나무,해송 등 제주향토수종 위주로 대체조림이 이뤄진다.

 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워싱턴야자가 자라면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부득이 사고 우려가 높은 도심지 구간 위주로 이식하거나 제거를 해 나갈 계획"이라며 "제거한 곳에는 향토수종으로 대체 식재하여 제주 고유성과 도심 경관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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