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야생동물 로드킬… 운전자들 "속 탄다"

끊임없는 야생동물 로드킬… 운전자들 "속 탄다"
원인은 상향등… 빛에 방향감각 잃고 그대로 멈춰 사고 발생
신고 2018년 659건, 2019년 850건, 지난해 898건 증가 추세
노루 피하다 다른 사고도… 5·16도로 진입차단시설 공사 중
  • 입력 : 2021. 08.25(수) 16:24
  • 강민성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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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마 방목지에서 풀 뜨는 노루. 한라일보DB

제주지역에서 야생동물 로드킬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제주도에 많은 관광객이 방문, 렌터카 이동량이 많아지며 로드킬 발생 건수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로드킬 예방과 로드킬 저감 계획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5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제주지역 야생동물(조류 포함) 로드킬 신고 건수는 ▷2018년 659건 ▷2019년 850건 ▷2020년 898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신고가 들어와 사체를 처리한 건수로, 신고 없이 사체를 도로 한편에 치워놓고 가버리는 경우도 있어 실제 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로드킬이 많이 일어나는 대표적인 장소로 중산간도로 및 5·16도로, 1100도로 등이 꼽힌다. 대부분 산 중턱에 위치한 곳이다.

 늦은 밤 노루가 차도로 뛰어드는 이유는 상향등 때문이다. 야간 운행 시 시야를 위해 상향등을 키고 달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노루는 밝은 빛으로 인해 순간 방향감각을 잃어 도망가지 않고 멈춰 있기 때문에 차에 치이는 경우가 대다수다.

 노루를 들이받으면서 발생되는 차량 파손 등으로 인해 운전자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최근 1100도로에서 사고가 났다는 김모(29)씨는 "노루가 갑자기 튀어나와 손쓸 틈도 없었다"며 "앞 범퍼가 완전히 다 깨져 수리비가 백만원 가까이이 발생했다. 자차 보험 으로 처리했지만 속이 너무 상한다"고 토로했다.

 노루를 피하려다 경계석이나 표지판을 들이받는 등의 사고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소방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1시24분쯤 서귀포 성산읍 수산리 금백조로 도로에서 김모(33)씨가 몰던 승용차가 튀어나온 노루를 피하려다 경계석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은 완전 전소됐고 165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5·16도로에 야생동물 진입차단시설(펜스)를 설치하고 있다. 8월 말 완공 예정"이라며 "로드킬 사고를 피하기 위해선 제한속도를 준수하는 것이 최우선이다"고 당부했다.

 한편, 제주시에 따르면 야생동물 사체는 지정한 업체를 통해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소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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