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있는데 끝은 알 수 없는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팬데믹으로 불리는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일컫는 얘기다. 전쟁은 국가와 국가, 또는 교전(交戰) 단체 사이에 무력을 사용해 싸우는 것으로 정의한다. 극심한 경쟁이나 혼란 또는 어떤 문제에 대한 아주 적극적인 대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도 사용한다.
우리 역사는 전쟁의 연속이었다. 오래전으로 가지 않더라도 20세기에 발발한 전쟁을 예로 들어보자. 1914년 7월 오스트리아가 세르비아에 대한 선전포고로 시작된 제1차 세계대전은 1918년 11월 종전됐다. 제2차 세계대전은 1939년부터 1945년까지 있었다. 아울러 동족상잔이었던 한국전쟁은 1950년 6월부터 1952년 7월 휴전 협정이 체결되기까지 3년 1개월간 이어졌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치르고 있는 감염병과의 전쟁은 언제쯤 끝날 것인가. 이제 1년 8개월이 지났을 뿐이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가 21세기는 전염병과의 전쟁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견한 언론보도가 있었다.
전 인류가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도 정상적인 삶으로 복귀를 기대하고 있다. 이 전쟁이 끝나야 가능한 것이다. 선진국이든, 저개발국이든 감염병으로 부터의 탈출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코로나19로 난리가 일어나 정신없고 어수선한 형편인 난리 통에 대한민국은 정쟁(政爭)도 함께 치르고 있다. 내년 3월9일 실시되는 제20대 대통령선거와 6월1일 있을 예정인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간의 대격돌이다. 여당은 현재 정권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논리를, 야당은 정권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공방전을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그 대표선수를 뽑기 위한 예선전이 한창이다. 여론조사기관과 언론사들은 연일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및 정당간의 우열을 공표하고 있다. 그에 맞게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지 선거결과가 나올 때 까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어느 정당의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될지 모르지만 감염병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장수(將帥)나,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적임자인지 분석없이 인기투표만 이뤄지고 있는게 아닌지 걱정이다. 더구나 한국 사회의 가장 심각한 갈등 요소인 계층, 이념, 지역, 세대간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인물인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것이 작금의 선거풍토인 셈이다.
예전엔 전쟁이 끝난 후에 태어나고 자란 세대를 일컫어 전후세대라 불렀다. 유럽과 미국, 일본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태어 난 세대를, 우리나라는 6·25 전쟁 이후 출생한 세대가 속한다. 때문에 종전에는 전쟁을 겪었던 세대와 전쟁을 모르는 세대간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있었다. 물론 지금도 없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현재는 생존해 있는 모든 사람들이 모두 전쟁(감염병)으로 인한 난리 통에서 함께 견뎌내고, 극복하고 있다.
선거는 정파와 후보 간의 공정한 경쟁을 통해 국민들간의 갈등을 해소시키는 중요한 수단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정치꾼들의 수신제가 노력과 더불어 현명한 국민들의 선택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선거에 이어 불과 3개월 뒤엔 지방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과연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국운(國運)이 달라질까. 그 궁금증에 대한 해답은 유권자들 여러분에게 있다. <조상윤 편집국장>